이영훈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안산 보성재래시장을 찾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아휴 목사님, 마지막 방문이라니까 서운하네요.
- 공식적인 행사는 그래요. 또 올게요.
- 꼭 오셔야 해요.
- 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안산 보성재래시장을 찾은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에게 상인들이 섭섭하다는 듯 한마디씩 건넸다. 그럴 때마다 이 목사는 "또 오겠다"고 답변했다.

봄비가 내리던 4월 5일, 이영훈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500여 명은 안산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지역 경제가 침체되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안산 희망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목사는 세월호가 물위로 올라올 때까지, 재래시장을 정기적으로 찾아 물건을 구입하겠다고 했다. 이날을 포함해 이 목사는 총 12번 재래시장을 찾았다.

마지막 방문을 기념해 대형 타월 400장을 준비했다. 흰색 타월에는 '꿈과 희망의 도시 안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목사는 "더 이상 눈물 흘리지 말고, 과거의 아픔을 다 씻어 내라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조용하던 시장이 오후 1시가 되자 북적했다. 교인들이 야채와 고기, 김, 떡 등을 주문하자, 덩달아 상인들 손길이 분주해졌다. 이 목사는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음식과 물건을 구입하고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이불가게에서는 10만 원을 주고 이불을 구매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고맙다", "또 오라"고 화답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도는 데까지 40분도 안 걸렸다. 보성재래시장 김동길 상인회장은 감사의 뜻으로 이 목사에게 선물 보따리를 전달했다. 김 회장은 "상인들이 각자 파는 물건을 조금씩 넣었다. 잊지 않고 찾아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방문했을 때만 해도 절망 그 자체였다. 지금은 상인들이 활력을 많이 찾은 것 같다. 꿈과 희망을 안고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기회가 되면 종종 (재래시장에) 들르도록 하겠다. 세월호가 올라올 때까지 오겠다고 했는데, 3년 만에 올라왔다. 3일이면 올라올 걸 3년 만에 올라와서 유감이다. 미수습자 9명이 가족들 품에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최선을 노력을 기울여 빨리 수습하길 바란다. 기독교는 약자의 편이니까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잘 마무리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부활절 연합 예배 때 설교를 맡았는데,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래시장을 찾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영훈 목사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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