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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말해 달라
[기자수첩] 김하나 목사,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03.14 10:49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김하나 목사(새노래명성교회)를 둘러싼 편법 세습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별다른 소식이 없었던 명성교회 후임 목사 청빙이 올해 3월 들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더니 이제 공동의회 결의만 남겨 두고 있다. 뚜껑은 열어 봐야 알겠지만, 명성교회 장로들은 교인 절대다수가 김하나 목사를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뉴스앤조이> 보도로 알려진 명성교회 세습 의혹에 기독교인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들은 과거 김하나 목사가 "교단법(세습금지법)을 따르겠다. 세습하지 않겠다"고 한 말을 기억했다. 이후 편법 세습의 한 종류 '지교회 세습'을 감행해 진정성에 금이 갔지만, 일각에서는 김하나 목사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자기 소신을 밝혀 주기를 바라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도 3월 10일, 이 사안은 김하나 목사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세습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혀 달라고 공개 질의했다.

그러나 김하나 목사는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기자는 3월 7일, 명성교회 청빙위원회가 김하나 목사를 최종 후보로 결정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바로 김하나 목사에게 연락했다. 그는 "나도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 이번 주에 갑자기 그런 상황을 접하게 됐다. 해 줄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뿐이었다.

빨라도 12일 일요일에 열릴 것이라던 명성교회 당회는, 예상보다 이른 11일 토요일 새벽예배 후 진행됐다. 당회는 이날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하고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안을 결의했다. 사실 확인 후 김하나 목사에게 다시 입장을 물었다.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김하나 목사가 밝힌 짧은 입장을 기사에 담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세습은 마땅히 경계하고 비판해야겠으나, 당사자가 고민하는 지점을 좀 더 자세히 조명하고 싶었다. 수십 년간 목회하며 초대형 교회를 만든 아버지 목사, 그 뒤를 이어 아들이 담임목사가 되기 바라는 수만 명의 교인들, 목회 세습으로 지탄받는 한국교회, 과거 자신이 밝혔던 소신과 발언들. 

김하나 목사는 2013년 "절대 세습하지 않겠다"고 말할 때도, 세습 자체는 잘못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개교회 상황에 따라 세습이 불가피한 경우는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인들이 원하지 않는 세습을 불법으로 강행하면 문제가 있지만, 대다수 교인이 담임목사 아들을 원한다면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상황은 그때 김하나 목사가 말한 것에 가깝다. 한 명성교회 장로는 "다른 목사가 오면 교회가 깨질 우려가 있다. 하지만 김하나 목사는 교인들이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모두가 좋아하고 잘 따를 것이다. 외부 사람들의 비판과 반대에도 우리가 김하나 목사를 데리고 오려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명성교회 당회의 급박한 결정은 김하나 목사에게도 당황스러울 수 있다. 언젠가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 예상했더라도 말이다. 합병과 청빙은 보통 양자가 서로 협의해 진행하는 일인데, 이번 일은 명성교회가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 명성교회 장로는 지난 11일 당회 결의 후 "(김하나 목사와) 얘기가 안 됐다. 이제부터 해야 한다. 그쪽에서 난감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종합적 상황을 고려해 김하나 목사의 입장을 들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수차례 인터뷰를 거부하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명성교회가 교인들에게 합병 및 청빙안을 놓고 공동의회를 열겠다고 공지한 12일, 기자는 새노래명성교회에 찾아가 김하나 목사를 직접 만났다. 김 목사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 교회 내부에서도 얘기하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명성교회) 장로들이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합병과 청빙은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3월 19일 명성교회 공동의회에서는 당회가 결의한 내용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김하나 목사는 더 이상 입장 표명을 미룰 수 없다. 합병을 받아들이고 아버지 교회 담임으로 들어가거나, 변칙과 술수를 쓰지 않고 세습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다시 한 번 밝혀야 한다.

세습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지킨다면 명성교회 교인 수만 명이 실망할지 모르지만, 또 하나의 대형 교회가 세습한다는 사실은 수십만 수백만 명을 실망시킬지도 모른다. 이제는 정말 결정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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