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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세습한 교회들
명성교회, 교단 법 허점 파고들어 변칙 세습 시도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7.03.13 18:35

명성교회 후임 목사로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유력하다. 교회를 합병한 다음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가 위임목사 청빙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로서는 김삼환 원로목사 아들이자 새노래명성교회 담임 김하나 목사가 후임으로 유력하다. 목회 대물림 즉 '세습' 의혹이 일지만, 명성교회는 밀어붙이고 있다. 

두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은 2013년 세습방지법을 만들었다. 교단 헌법 제28조 '목사의 청빙과 연임 청원'은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목사 자녀가 연이어 목회를 하지 못하게 법으로 막아 놓은 것이다.

그러나 예장통합 헌법에는 교회 합병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다. 교회 합병으로 자연스럽게 김하나 목사가 위임목사가 돼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 명성교회 한 장로는 3월 1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단 법을 지키면서 김하나 목사를 모시기 위해 합병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교단 법을 지킨다고 했지만, 사실상 법을 교묘히 피해 '변칙' 세습을 꾀하는 셈이다.

"교회 합병은
실리적 변칙 세습"

명성교회는 19일 공동의회를 열어 새노래명성교회 합병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합병을 통한 세습은 기업 M&A와 유사하다. 아버지 목사 교회와 아들 목사 교회가 통합해, 목회를 잇는 방식이다. 왕성교회가 합병을 통한 세습의 대표적인 예다. 왕성교회는 2003년 지교회 형태로 과천왕성교회를 세웠다. 당시 길자연 담임목사 아들 길요나 목사를 이 교회 담임으로 파송했다. 9년이 흐른 뒤 왕성교회는 길자연 목사 뜻에 따라 과천왕성교회와 합병을 시도했다. 과천왕성교회는 처음에 합병을 반대했으나, 결국 입장을 바꿨다.

왕성교회는 합병에 이어 2012년 10월 길요나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했다. 공동의회 찬반 투표 결과 길요나 목사는 교인 70.1% 찬성을 받아 후임 목사로 선정됐다. 당시 청빙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청빙이 아닌 승계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오면 안 된다"며 청빙을 독려했다.

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세계비전교회도 합병을 통해 탄생했다. 신동산교회를 개척한 김준환 목사는 30년간 목회를 해 왔다. 김 목사는 정년이 가까워지자 신도시 종교 부지를 매입하고 새 예배당을 세웠다. 2013년 아들 김성현 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했다. 약 8개월 뒤 김준환 목사는 신동산교회를 처분하고 아들 교회와 합병했다. 아버지는 원로목사, 아들은 담임목사가 됐다.

교회 합병을 통한 세습은 직계·사위·징검다리 세습 등에 비해 사례는 많지 않다. 그러나 합병을 통한 실리는 크다고 한다. 김동춘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주최한 2015년 변칙 세습 포럼에서 "합병 세습은 아버지와 아들 교회가 대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두 교회의 분위기를 일신한다. 교회의 답보 상태를 타개해 나가면서 동시에 목사직도 세습 이양하는 매우 실리적인 변칙 세습의 형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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