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4] 연금가입자회도 이례적으로 "신뢰 가니 보고 받자"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정훈 총회장) 총회 연금재단(박웅섭 이사장)이 예년과 다르게 무난히 보고를 마쳤다. 연금재단은 자산 총액이 6000억 원이 넘었고 앞으로 총액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장통합 연금재단은 110회 총회 첫째 날인 9월 23일 저녁 현황을 보고했다. 먼저 준비한 영상을 틀어 총대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영상에 따르면 "현재 총회 연금재단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연말 오래 정체돼 있던 직원 순환 보직을 단행하고, 과거와 같은 위험한 투자가 전혀 없는 건강한 연금재단이 됐다. 2024년 현금 수익이 451억 5000만 원, 2025년 8월 말 기준 수익은 280억 6000만 원이었다. 사고 없이 매년 이 수준의 수익을 낸다면 연금재단의 파산이나 고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연금재단 직원들은 연금, 투자, 계리, 회계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 그룹으로 거듭났다(Ph.D, CFA, USCPA, 투자 자산 운용사 등 자격 보유)"고 했다.
재단 손실이 770억 원에 이른다는 소문에 대해서, 연금재단은 손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현 재단 집행부가 낸 손실이 아니기에 '가짜 뉴스'라고 했다. 연금재단은 "2015~2020년까지 과거 6년간 잘못된 투자 건 중 부실이 우려돼 처리한 누적 대손상각비는 총 772억 원"이라고 밝혔다. 대손상각비는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 처리한 채권 등의 회수금을 의미한다. 연금재단은 이 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원금 회수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총회 연금재단은 설립 후 지금까지 총 1조 2704억 원을 거둬 6513억 원을 연금으로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연금재단 서기 김휘현 목사는 총회 연금재단 총 자산이 6000억 원 대에서 정체돼 있었는데 기부금 등이 모여 올해 6550억 원까지 증가했다면서 "부실 없이 계속 이대로 가면 1조 원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회 연금재단 가입자는 8월 31일 기준 1만 8294명이다. 이 중 4152명(22.7%)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납입을 중단한 상태다. 김휘현 목사는 "연금 재정 지원을 해 주는 교회가 많지 않아 부목사의 경우 거의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연금재단 기부금 모금을 비롯해 계속 납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연금재단 이사회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연금가입자회는 이례적으로 재단 이사회를 지지했다. 연금가입자회 회장 김만기 목사는 "(총회 연금재단) 설명회 때 12개 업체가 아침부터 오후까지 설명했다. 리스크관리위원장, 본부장, 투자 관련 담당 직원 등이 보고서를 내고 그 가운데 12개 업체를 선정 후 이사회에서 다시 점수를 매기고 총량화해서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과 다르게, 이번 연금재단은 절차적 정당성을 찾고 법적 정당성을 찾기 위해 수고하는 것을 보았다. 현 재단은 신뢰가 간다고 생각해 보고를 받기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른 총대들도 힘을 실었다. 서울동노회 양재천 목사는 "총회 출석하면 연금 문제는 항상 대두됐고 우리 모두에게 큰 불안 요소였다. 그런데 이번 연금재단 이사회가 6번에 걸쳐 설명회를 하면서 정확하게 말해 줬다. 더구나 가입자회 회장이 나와서 동의까지 하는 건 처음 봤다. 지금까지 이사회가 잘해 왔고 앞으로 더 잘한다면 1조 시대가 열릴 줄 믿는다. 이 믿음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가입자회회장 김만기 목사는 9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물론 (이전 이사회의) 리스크를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금재단은 돈을 벌어서 목사들에게 연금을 많이 주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몇백 억의 리스크를 비롯해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를 강조하기보다, 작년보다 450억 가까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돈을 굴려 돈을 버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과거에는 연금재단에 전문가가 거의 없었는데 최근 관련된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투자는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이제 연금재단은 수익률이 높고 괜찮은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