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식 목사, 나와 대학 동기…평소 '형님'이라 부르더니 사건 후 미안하다는 연락 한 통 없어"

김의식 목사는 자신의 상담으로 이 아무개 권사의 가정이 회복됐다고 주장했으나 이 권사의 남편의 입장은 달랐다. <뉴스앤조이>는 9월 10일 김의식 목사에게 이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김의식 목사는 자신의 상담으로 이 아무개 권사의 가정이 회복됐다고 주장했으나 이 권사의 남편의 입장은 달랐다. <뉴스앤조이>는 9월 10일 김의식 목사에게 이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장 김의식 목사는 여성 권사와 무인텔에 간 것이 '상담'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륜'이 아니라 가정을 회복시켜 주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상담' 덕분에 이 아무개 권사 가정이 잘 회복됐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에 상대방의 남편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의식 목사는 지난 7월, 자신의 불륜 의혹을 제기한 <교회와신앙> 최삼경 목사와 <마하나임뉴스> 박신현 장로 등을 상대로 '기사 삭제 및 손해배상 1억 500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공개된 소장을 보면, 김의식 목사는 "원고는 이◯◯ 권사와 파주에 있는 ◯◯◯◯◯ 주차장에서 약 30분 정도 상담을 마치고 모텔 정문을 나왔다"면서 "주차장 공간이 넓어서 누구나 출입 가능한 곳에서 이◯◯ 권사의 가정 문제에 대해 상담을 했다. 다행히 가정이 잘 회복됐다"고 했다. 상담을 해 줬을 뿐인데 자신을 불륜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아무개 권사의 남편 A 입장은 달랐다. A는 8월 27일 <뉴스앤조이>와 약 1시간가량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기자에게 "가정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이 권사가) 수신도 차단해 놓고 전화도 안 되는데 뭐가 회복된 것이냐"며 "김의식 목사가 총회장을 하든 증경총회장을 하든, 전별금 9억을 받든 상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목사 행세를 하는 것은 눈꼴 사나워 못 보겠다"며 격분했다.

A는 지난해 아내와 김의식 목사 간 불륜 의혹을 처음 접했다. A는 아내에게 소문이 사실인지를 물었지만, 이 권사는 아니라고 답했다. A는 "(이 권사가) 개인적으로 목사님과 같이 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닌 적도 없고, 이혼 상담은 교회 사무실에서만 했다고 해서 그 말을 100% 믿었다. 치유하는교회에 다니고 있던 동생에게도 소문을 믿지 말고 형수 말을 믿으라고 했다. 나는 내 와이프이기 때문에 100% 믿었다. 그러던 6월 10일 신문에 아내 이름이 뜨더라"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 갔다.

"다시 물어봤더니, 자기가 개인적으로 (차에) 동승해서 무인텔에 갔다 왔다는 걸 고백하면 어느 누구나 다 오해할 만한 일이기 때문에 나한테도 얘기를 안 했다고 하더라. 나한테 거짓말한 거면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하라고 했다. '몇 번이나 만났냐. 몇 군데나 갔냐' (물었지만, 이 권사는) 그냥 미안하다고만 하더라."

A는 김의식 목사와 2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했다. 평소 김 목사가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면서, 어떻게 자신의 가정을 상대로 이럴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김의식 목사와 나는 한양대 동기다. 내가 생년이 빨라서 (김 목사가 나를) 평소 형님이라고 부르곤 했다. 자기 입으로 나를 형님이라고 해 놓고, 형님의 부인을 데리고 무슨 장난을 치는 거냐. 김의식 목사와 20년 동안 (교회에서) 해 왔던 관계가 있는데, 이◯◯ 권사가 내 와이프라는 걸 어느 누구보다 잘 아는데 '설마 그럴 리가' 했다. 모르는 관계도 아니고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있느냐."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 A는 김 목사로부터 연락 한 통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이렇게 불륜으로 부정행위를 했다고 난리를 치는데, '나 결백하다. 이런 더러운 소리(소문) 나게 해서 미안하다' 이런 전화라도 한 통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총회장님 되더니 이제 나 같은 사람은 안 보이나 보다. 지금까지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없다."

A는 "몸 속에 어느 순간 벌레가 한 마리 들어와 가지고 위도 찢어 먹고 허파도 찢어 먹고 그러고 있는 것 같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가정이 잘 회복됐다"고 주장하는 김의식 목사에게 분노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의 권력과 명예, 재물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거짓말하고 변명하고 숨고 집요하게 공격하느냐. 부디 하늘에 속한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말을 김 목사와 자신의 아내에게 꼭 남겨 달라고도 했다.

한편 9월 10일 영등포노회 기소위원회에 조사를 받으러 출석한 김의식 목사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기자는 김 목사에게 "남편분이 부부 관계가 치유되지 않았다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라고 물었으나, 김 목사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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