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업·이진수· 채은동 <땅에서 온 기본 소득 토지 배당>(이상북스)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과 이진수 연구위원, 민주연구원 채은동 연구위원이 썼다. 오늘날 부동산은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는 가능성 높은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집값 상승, 시장 가열, 공동체 붕괴, 양극화 심화 등 여러 부작용이 있지만, 투기가 곧 지혜로운 투자라는 인식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토지 문제는 해법도 없고 해결할 수 없다'며 망연자실해하는 사회를 흔들며, '토지배당제'라는 새롭고 실험적인 모델을 던진다.
토지배당제는 18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한 사회사상가 토머스 페인이 주창한 이론을 현대에 맞게 설계한 세금 제도를 말한다. 그는 토지 소유자들에게 보유세를 부과해 21세가 되는 청년에게 일시적인 목돈 형태로, 노인과 장애인에게는 정기적인 연금 형태로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토지배당제 역시 모든 땅에 보유세를 거둬서 국민 모두에게 똑같이 배당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땅이 없는 국민은 토지 배당액을 받고, 소액의 토지를 가진 국민은 토지 배당에서 세금을 떼고 현금을 받게 되며, 토지가 많은 개인과 법인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저자는 이 제도의 근거를 기본권에서 찾는다. 땅은 신이 인간에게 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권리다. 누구도 하늘을 독점하거나 공기를 제한할 수 없듯이, 땅 역시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땅은 한정되어 있다. 모두가 똑같이 이용하기 어렵다. 이에 저자는 땅이 지닌 가치를 지대로 환수해, 땅을 이용하는 소유자는 지대를 납부하고(보유세),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그 가치를 지대로 받게 하면(토지 배당), 결과적으로 모두가 땅의 기본권을 누리게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AI 시대에도 토지가 왜 중요한지를, 2부에서는 토지배당제를 구상한 배경 이야기를, 3부에서는 토지배당제의 설계 도면을, 4부에서는 각 가정에 배달된 배당 고지서와 효과를 보여 준다. 부록에는 토지배당제의 과세 체계와 토지배당제를 아우르는 새로운 분배 정의론을 담았다.
"그러나 토지배당제가 실행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단 부동산 전체의 기대 수익률이 줄어듭니다. 투기가 잘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거기에 더해 토지 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하면 자가 보유율이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또 1억 원이면 20평 상가를 마련할 수 있는 토지 임대부 분양 상가를 공급하고, 목돈이 없어도 토지 사용권을 획득할 수 있는 토지 임대부 산업 단지를 공급하면 부동산 투기는 더욱 발붙이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14장 '토지배당제와 동행할 부동산 정책', 192쪽)
"토지는 인류 전체의 공유부입니다. AI와 로봇도 공유부의 성격이 강하죠. AI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일반 시민이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굳이 나누자면 토지는 '자연적 공유부'라고 할 수 있고 AI와 로봇은 '인공적 공유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유부를 기본 소득의 재원으로 삼으면 이란의 경우처럼 기본 소득의 재원이 고갈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토지와 자본으로 인한 불평등이 줄어듭니다. 경제 효율도 올라갑니다." (15장 '유럽의 복지국가와 다른 새로운 길', 205~20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