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회 예장합동 총회 참관기…온라인 진행, 대부분 방역 수칙 지켰지만 임원진 대처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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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총회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의 8월 15일 광화문광장 집회를 통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이 2.5단계로 방역을 강화했기 때문에, 교회들이 다시 비대면 예배로 들어가는 상황을 지나기도 했다. 9월 14일 다시 2단계로 완화했지만,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장로교단들이 총회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주의 깊게 살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소강석 총회장)은 보통 4~5일 진행하는 총회를 9월 2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번 105회 총회는 총대 1500여 명이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를 중심으로 지역 거점 35곳에 각각 50명 이하로 모여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방역을 위해 축소 개회한 총회 장소를 가 보니, 예년과 분위기가 달랐다. 총회 현장에 늘 있던 장사 부스가 하나도 없었다. 예배당의 모든 출입구를 막고, 주차장 한 곳만 개방해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게 하고, 발열 체크를 해서 37.5도 이상이면 출입하지 못하게 했다. 방역 수칙은 대체로 잘 지켰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썼고, 총대들은 충분히 거리를 두고 앉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예장합동 총회가 교단지인 <기독신문>을 제외한 타 언론들을 입장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사실이다. 방역으로 최소한만 출입하도록 통제하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맨 위층에서 참관을 시작했다.

새에덴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예장합동 온라인 총회는 거리 두기를 비롯해 방역 수칙을 대체로 잘 지켰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새에덴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예장합동 온라인 총회는 거리 두기를 비롯해 방역 수칙을 대체로 잘 지켰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지역 거점 총회 진행 상황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지역 거점 총회 진행 상황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이번에는 여자 화장실이 남자 화장실로 둔갑하지 않았다. 총회 현장에 가면 제일 먼저 화장실을 본다. 예장합동은 여성 안수를 주지 않는다. 총대들은 남성뿐이라 여자 화장실이 남자 화장실로 바뀌는 일이 부지기수다. 총대들 숫자가 많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총회 현장에는 총회를 돕기 위해 온 여성 교인들이 있다. 주변으로 밀려나 있는 여성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물론 봉사자를 위한 화장실이 따로 있지만, 찾기 어렵다.

지역의 각 거점에 50명 이하로 나뉘어서 총대들이 모이는 방식이라 여자 화장실은 그대로 남은 것이다. 여성 목사 안수 건은 올해도 역시나 통과되지 않았다.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총회가 얼마나 잘될지 궁금했다. 5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지켜봤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시간이 임원 선거로 지나갔다. 문자메시지 투표로 진행했는데, 메시지를 받은 총대들이 답장을 보내는 식이었다.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다. 문자를 받지 못한 총대가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양 후보의 표 차이가 메시지를 받지 않은 사람 숫자보다 많아서,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절차상 문제이기에 문제가 맞다고 발언한 몇몇 총대 외에는 이 사실을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듯했다.

토론할 때도 문제가 생겼다. 안건을 놓고 동의·재청 가부를 물을 때, 처음에는 새에덴교회 안에 있는 총대들만 체크한 것이다. 다른 지역 거점에서 '아니오'가 나왔는지는 체크하지 않았다. 중간에 지적을 받고 난 후에야 다른 지역도 확인했다. 시행착오였지만, 처음부터 다른 지역에도 신경을 쏟아야 했다. 새에덴교회에 모인 총대들로만 회의를 진행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발언을 신청한 것이 1시간 후에 총회장에게 전달되는 일도 벌어졌다. 1시간 전에 신청했기 때문에 이미 안건은 통과된 상태였다. 발언자는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해 말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며, 다른 지역도 신경을 써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온라인 총회는 방역을 위한 선택이었는데, 지켜지지 않은 방역 수칙이 있었다. 발열 체크, 방문자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거리 두고 앉기를 거의 대부분의 총대가 잘 지켰지만, 임원들은 아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평소와 마찬가지로 별로 간격을 두지 않고 앉아서 거리 두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신임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의장석에 서면서 '이 마이크는 소독돼 있고, 매주 사용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겠다'고 하며 마스크를 벗었다. 아무도 제재하지 않았다. 소강석 목사는 자신의 말과 달리, 중간에 부총회장에게 자리를 넘기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입과 코를 만진 손으로 악수하거나 접촉했다. 감염 여부를 떠나 방역을 지키려면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다.

방역을 위한 온라인 총회에서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솔선수범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교회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었다.

의장석에 선 신임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마스크를 벗은 채로 총회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의장석에 선 신임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마스크를 벗은 채로 총회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소강석 목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입과 코를 만진 손으로 임원진과 접촉하기도 했다. 중간에 부총회장이 의장석에 자리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소강석 목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입과 코를 만진 손으로 임원진과 접촉하기도 했다. 중간에 부총회장이 의장석에 자리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평소와 달리, 5시간 만에 총회가 끝나니까 어색했다. 짧은 시간이라 많은 안건을 다루지는 못했다. 처리하지 못한 안건들은 임원회로 넘어갔는데, 얼마나 잘 처리할지 모르겠다.

한편으로 걱정이기도 하다. 한 언론에서 '예장합동, 전광훈 목사는 이단 옹호자, 이단성 있다'라고 기사를 썼는데, 소강석 목사는 "총회에서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보고서만 보고 쓴 것 같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절차상 문제로 발언한 것일 수 있지만, 기분이 찝찝했다.

다루지 못하고 임원회로 넘어간 수많은 안건이 있다. 예장합동 105회 총회,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니다. 계속해서 주의 깊게 살피면서 감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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