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전도사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되던 해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우리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여성 안수는 2004년에 통과되었으나, 소식을 늦게 접하여 안수가 늦어졌습니다. 당시 안수제 통과 소식은 여전도사에게 직접 통지되지 않았습니다. 여전도사는 대개 지방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으므로, 교단 소식을 늦게 접하곤 했습니다. 특별히 묻지 않으니 알려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1996년 고 문수영 목사님(당시 전도사님)을 따라 '여성안수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결연하게 다짐하며 행동하던
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 출신 교회에서 자라났다.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온 이후에도 부모님의 강권으로 고향 부산 모교회 목사님의 추천을 받아 역시 예장고신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사실 그때 내 마음은 썩 내키지 않았다. 새로운 도시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신앙의 뿌리를 잊지 말라"는 부모님 말씀을 거스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억지스러운 선택 속에서 나는 뜻밖에도 지금까지도 내가 가장 존경하는 담임목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훌륭한 기독교 정신을 가르쳐 주셨고, 삶으로 보여 주셨다. 덕
주요 장로교단 정기 총회는 매년 9월 셋째 주에 열린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목사와 장로의 영역이었던 총회의 닫힌 문을 열기 위해 금기의 장벽을 두드리고 깨부수는 데 앞장섰다. 그 덕분에 2004년 이후로 총회장에는 목사도 장로도 기자도 아닌 일반 교인들이 드나들 수 있게 되었고, 참관석이 생겼다. 교단에서는 자료집을 나눠 줬고, 생중계도 시작하면서 교인들이 점차 교단 총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올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도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에서 보고 있으니 발언 시 용어 사용에 주의하라"는 말이 들렸다. 이
여성 안수는 인간 존중에 관한 문제이다. 성경적으로 표현하면,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바라보는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문제라는 의미이다. 하나님 아래,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 경제력, 권력, 학력, 장애의 유무, 또한 성별로 인하여 차별받을 수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교회를 비롯한 사회제도들은 이러한 개인들의 노력이 성취되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한 인간이 자신의 가능성을 가꾸어가고 그 열매를 맺도록 지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동일한 주제에 관해 기왕에 이루어진 다양한 신학적 주장과 실천적 논의를 여기서는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성경 해석과 관해서만 한 마디를 첨언하고자 합니다. 여성의 강도(講道) 사역 인정 여부도 그러하겠습니다만(눅 2:36; 행 21:9, 고전 14:33; 딤전 2:12), 일견 상충하듯 보이는 성경의 구절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여부가 중요합니다. 일반법에서 기본권 규정들이 충돌하는 경우 강조하는 '규범 조화적 해석'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성경 구절은 어느 하나 하나님 말씀이 아닌 게 없으므로 이러한 원리가 더욱 중
내 가족(친척)은 대대로 기독교 가정이다. 외할아버지부터 내 손녀까지 모두 교회와 뗄 수 없는 관계로 살았다(살고 있다). 그리고 (모두 은퇴했지만) 외할아버지, 아버지, 외삼촌(들), 이모부(들), 형(들)은 장로고, 외할머니, 어머니, 숙모(들), 이모(들), 형수(들)는 권사였다. 이처럼 모든 남자는 장로며, 모든 여자는 권사다.도대체 이 하나같은 흐름을 누가 결정했는가? 아무개 성도의 재능(은사)을 보고 교회공동체가 결정했는가? 아니다. 그것은 오직 "목사, 장로는 남자 세례교인으로 무흠하게 7년을 경과한 자"(대한예수교장로
내가 총신대학교에 입학한 배경은 고등학교 시절 신앙 생활을 했던 광주동명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학적 배경이나 정당성 등을 검증할 능력도 필요도 느끼지 못한 채, 아무런 고민 없이 총신대에 진학했다. 신대원을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학에 대한 깊고 넓은 통찰력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총신대학을 졸업했으니 당시에는 총신 신대원 아니면 합동신학대학원(합신) 둘 중 하나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그 가운데서 존경하는 교수님들이 합신에 많이 계셨기에 자연히 합신을 선택했을 뿐이다. 나의
지난 2025년 7월 7일에 본인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에서 "교회 여성 노동자 젠더 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회를 하였다.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으로 교회에서 목사, 전도사, 간사, 사무직을 비롯해서 교회 내에서 임금을 받고 있는 20세 이상 여성 노동자 3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그 결과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독립 교단을 대상으로 한 '교단별 피해 유형/성희롱'
12·3 비상계엄 이후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때에, 조한창 헌법재판관이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헌법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한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실제 대한민국 헌법 제2장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11조는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없이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함을, 12조에서 39조까지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인 생명 안전권, 행복추구권, 직업 선택의 자유 등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명시하고 있다
나는 2002년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가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고, 개혁연대에서 그동안 가부장적 교회 제도와 문화 속에서 여성의 자리, 지위에 관련된 피해 사례를 많이 접하며, 그 문제가 개선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여성 문제가 내게 큰 과제는 아니었다.그러나 최근 10여 년 사이에 성 인지 감수성이 높아진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나도 여성 문제에 조금 더 눈을 뜨기 시작했고, 그 가운데 안수 문제가 눈에 확 들어왔다. 어찌 보면 여성 안수 문제는 교회 내 여성의 과제 중 지극히 일부분이다. 여성 안수가 모든 교회 여성의 일도
작년 연말,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이하 여안추)과 인연을 맺은 교회가 있다. 2022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 총회 때 여성 안수 피켓 시위도 하고, 노회 공청회도 열고, 여성 안수 책자도 만들어서 배포하는 등 예장고신 내에서 여성 안수 추진 운동을 해 온 부산 평화교회다. 예장고신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여성 안수 운동을 하다니! 놀라운 마음에 온라인 인터뷰를 요청했다. 전국 최초, 유일! '여성안수추진위원회'가 있는 평화교회를 만났다. - 안녕하세요. 온라인으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성외관 / 저는 평화교회 장로 성외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초저출산 국가가 되어 고민이 깊어진 우리 대한민국에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 내세웠던 대국민 홍보 문구였다. 이 말의 밑바닥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를 내내 지배해 온 (극히 비성경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 우월론'이 도사리고 있다. 오죽하면 산모(産母)가 딸을 낳은 뒤 자기도 여자이면서 분만실에서 대성통곡하는 진풍경이 벌어질까. 도대체 남자들의 사타구니에 달린 그것이 무엇이길래 이런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것일까. 내 고향 마을 이웃집에 나보다 몇 살 위인 누
오래전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한 필자가 겪은 문화적 괴리는 젊은 여성 성직자를 목격하면서부터였다. 어느 주일날 알자스 지방의 한 농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아직 삼십이 채 안 되어 보이는 앳된 여성이 설교는 물론 성만찬을 집전하고 있지 않은가? 보수적인 교단에서 성장한 데다가 유교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에게는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하긴 사회와 별다른 바 없이 나이, 성별, 학벌과 같은 조건이 따라붙는 교회 환경에서 살다가 이미 변화의 과정을 겪은 다른 공간으로 건너갔으니 그 충격이 클 수밖에.프랑스에서는 언
우리 어머니는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으로, 말씀과 기도의 은사가 있었지만 보통 말하는 '심방 전도사'로 교구 목사님을 보조하며 심방 사역을 하시다가 은퇴하셨다. 길에서 어머니를 만나면, 늘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셨다. 교인 중에 보훈 가족과 어려운 분이 많아, 사비로 뭔가 사서 갖다주면서 심방을 하신 것이다. 나는 일반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지만 교사의 길을 포기하고 신학 공부를 결심했다. 어머니는 여전도사의 길이 험하고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말리셨다. 나 역시 목사님을 보조하는 심방 전도사가 되고 싶지는 않아 미국에서 대학
필자는 3대째 신앙인으로, 어려서부터 장로교회를 출석했다.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본격적인 사역의 길로 들어섰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에서 교육 및 전임 사역을 하게 됐고 그 일을 25년간 감당해 왔다. 그 이후 다른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개척 교회를 거쳐, 현재는 타 교단 교회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M.Div) 과정을 이수한 여성 사역자의 교회 사역은 그저 교회에 필요한 심방과 전도 사역이 주된 내용이다. 경조사나 환자가 있을 때 심방하거나, 봄·가을 정기
현재 한국 장로교단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고신·합신 등의 교단에서 여성들에게 집사, 장로, 목사 안수를 시행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교단들은 현재까지 여성 집사, 여성 장로, 그리고 여성 목사가 없다. 이런 교단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고수하고, 자신들이 진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은 가톨릭 교회에서 여성 사제를 거부하는 것과 매우 흡사해 보인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며 살아가면서 도대체 무슨 이유와 근거로 교단들은 여성 안수를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여성 안수
올해 9월 (대략 50~60대 남자 총대로만 구성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종혁 총회장) 109회 총회가 울산 우정교회당에서 열렸다. 작년 108회 총회 둘째 날 여성 사역자에게 강도권(설교권)을 허용하기로 결의했지만, 이틀 뒤 같은 총회에서 앞선 결의를 뒤엎어 '여성 강도권 허용'을 없던 일로 해 버리고 대신 '여성사역자위원회TFT'(여사위TFT)라는 기구를 만들어 이 문제를 (자주 해 오던 방식대로) "한 해 더" 연구하게 했다.여사위TFT에서 1년 동안 열심히 연구 검토한 끝에 109회 총회 앞에 ➀ 여성 강도사(목
여성으로서 '목사', '박사', '교수'로 불리는 필자는 이러저러한 자리에서 남성 목사·박사·교수들을 만나게 된다. 한결같이 좋은 분들이고 필자에게 과분하리만큼 친절하다. 그런데 그 가운데 일부는 교단 정책에 따라 자기 교단의 딸과 아내와 누이를 차별하여 목사·장로·교수·집사가 되지 못하게 하거나, 그런 상황을 용인하고 계신 것 같다. 그처럼 신실하고 현명한 분들이, 예수님과 달리 자기 교단 여자들을 비하하는 일을 수수방관하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딸과 아내와 누이 들을 총회·노회·당회의 문밖으로 밀어내고, 자기들만 안에 들어가 문
7월 11일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여안추)의 첫 대중 강좌가 열렸다. 김세윤 교수를 통해 '바울 서신에서 본 여성 안수'를 살펴보았는데, 온·오프라인을 합해 500명 이상 함께할 만큼 뜨거운 현장이었다. 그날 참석자 중 반짝이는 눈이 인상적이었던 20대 여성 전도사 김소연 씨(가명)를 다시 만나, 여성으로서 실제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사역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실명과 얼굴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소연 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저는 김소연(가명)입니다. 자라 온 환경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인권과 남녀평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여성 안수'를 외치고 있다는 게 한심하기 짝이 없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찬송은 잘도 부르면서, 정작 여성에게 '임시직'만 부여함으로써 "차별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과 똑같이 하나님 형상을 입었다는 창조 교리(창 1:27)는 '남성 왕'만이 신의 형상이라고 믿었던 고대 근동 사회의 신관과 인간관으로 볼 때 가히 혁명적인 천명이었다.그리하여 하나님의 원형상인 예수 그리스도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