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 아들' 김용민 후보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 언론·개신교는 그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김 후보를 지지하는 목사들이 있다. 그가 한 발언의 맥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들이다. 이동원 목사는 막말 논란이 있기 전인 3월 27일 김 후보 사무실을 방문했다. (김용민 후보 블로그 갈무리)
그는 자신을 "목사 아들 돼지"라 했다.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국회의원 후보에게 '목사 아들'이란 타이틀은 사회 기득권이 되어 부패한 한국교회를 향한 일종의 자조이자, 반성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목사 아들'의 한국교회 비판은 자주, 독하게 쏟아졌다.

그 말이 문제가 됐다. 보수 언론이 김 후보의 선정적인 발언 일부를 잘라 내어 진열했다. 언론은 그가 개신교를 범죄 집단으로 취급했다고 썼다. 자극적 단어가 나온 맥락은 설명하지 않았다. 보수적 대형 교회와 개신교 단체는 벌떼처럼 달려들어 김 후보를 공격했다. 그의 부모는 협박 전화를 받아야 했다.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절에도 비난은 이어졌다. (관련 기사 : 김용민 비난으로 얼룩진 부활절 예배)

작용이 크면 반작용이 큰 법. 보수 언론의 일방적 공격에 김 후보 지지 세력은 되레 결집했다. 개신교 내에서도 김 후보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을 자제하자는 요구가 나왔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노원구에 사는 종교인들이었다. 노원구 종교·시민 단체 연합은 4월 6일 성명을 내고 "(김 후보 발언을 둘러싼) 과도한 정치적 논쟁으로 노원 지역 유권자의 선거 주권이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그의 언행이 매우 부적절했지만 그것은 범법 행위가 아닌 도덕성과 자질의 문제"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표현의 잘못은 인정하나 발언의 맥락과 배경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단어에만 천착하면 이야기의 의도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원구 공릉동에서 목회하는 한 목사는 "김 후보 발언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개 중에는 교회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 있다. 목사로서 듣기 편하지는 않아도 비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발언의 취지에 공감했다.

직접 김 후보를 만나 응원한 목사들도 있다.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는 막말 논쟁이 불거지기 전인 3월 27일 김 후보의 선거 사무소를 방문해 김 후보를 격려하고 기도해 주었다. 김 후보는 2008년부터 지구촌교회에 출석했으며, 자신이 지켜본 이 목사에 대한 글을 <복음과 상황>에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글에서 "대형 교회 목사이기 때문에 이 목사를 의심의 눈으로 지켜봤으나, 대형 교회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에 감동했다"고 고백했다. 성기문 목사(성경주해와설교학교)도 4월 9일 사무소를 찾아가 김 후보를 위로했다.

SNS에서는 목사와 목사 자녀의 응원이 속속 답지했다. "노원구에 사는 통합 측 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누리꾼은 "이 수난과 부활의 시절에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수많은 억측과 조롱을 이겨내고 선거에서 꼭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고 성원을 보냈다. 또 다른 목사는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교회의 현실을 꼬집은 것에 회개하거나 부끄러워하진 못할망정 그것으로 비난을 일삼는 일부 언론과 교회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라며 지지 의사를 전했다. 목사 아들·딸들도 "같은 목사 자녀로서 당신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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