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4월 4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려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를 표했다. (김용민 블로그 갈무리)

"'목사의 아들'이라고 하면서도, 방송을 통해 온갖 저질 막말과 쌍소리."
"하나님께 신성모독의 죄를 저지른 것처럼 호들갑을 떠나."

김용민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서울 노원갑)가 언론과 SNS 상 논쟁으로 4.11 총선의 중심에 서 있다. 논쟁은 김 후보가 8년 전 했던 발언이 불거지면서 시작했다. 김 후보는 8년 전 한 인터넷 성인 방송에 나와 성에 관한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하는 등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발언을 했다. '여성 비하,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이 일자 김 후보는 4월 4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은 4월 7일자 신문 1면에 다시 김 후보의 얼굴을 올렸다. 이번에는 지난 3월 12일 '국민일보파업대부흥회'에서 김 후보가 조용기 목사 일가를 비판한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여성·노인에 이어 종교도 모독한 제1 야당 후보, 한국 정치가 창피하다"고 했다. 보수 언론은 이 밖에도 김 후보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한 발언 등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를 둘러싼 논쟁은 사회 전체에 빠르게 퍼졌다. 장덕상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4월 6일 논평으로 "김 후보는 여성을 모욕하고 연세 드신 분들에 대해 무례한 말을 했다. 부친이 목사님인데도 기독교를 비하했다. '창피해서 못 살겠다'는 게 국민의 생각"이라고 했다.

교계에서도 가만있지 않았다. 한국교회언론회는 4월 6일 논평으로 "김용민 씨는 자신이 '목사의 아들'이라고 하면서도, 방송을 통해 온갖 저질 막말과 쌍소리를 했다. 또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과 찬송가를 저질스럽게 패러디하여, 자신들의 언론 권력 확장에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교계 안팎의 보수 진영이 김 후보에게 집중포화를 퍼붓는 것에 대해 조국 서울대 교수는 4월 7일 트위터에 "청와대가 개입한 대규모 불법사찰이라는 조직적 반민주헌정범죄가 야당 후보가 8년 전 30살 때 성인용 인터넷 방송에서 내뱉었던 막말과 욕설에 다 묻히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김용민의 발언으로 전 국민이 상처받았다고 하는데 이건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전 국민에게 상처를 준 건 소수에게 공개된 방송 내용을 전 국민에게 중계한 수구 언론이다"고 꼬집었다.

보수 언론의 비판에 이어 교계까지 나서서 김 후보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교계가 김 후보를 왜 비판하는지 모르겠다.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여당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보수 언론이 비판 기사를 쓰는 것은 정부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서 국면 전환을 노리는 공작"이라고 했다.

지강유철 양화진문화원 선임연구원도 "일부 문제 많은 한국교회에 대한 김 후보의 비판을 <조선일보>는 마치 그가 하나님께 신성모독의 죄를 저지른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는 중대한 사실 왜곡일 뿐 아니라 교인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과 하나님에 대한 비판조차 구분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전제로 대다수 양심적인 크리스천을 무시하고 바보 취급한 것"이라고 했다. 이진오 목사(더함공동체교회)도 "목사로서 현 기독교 부패에 대해 김용민 생각을 지지한다"고 했다.

트위터에서도 논쟁은 계속됐다. 트위터 이용자 hyuk***는 "나꼼충('나는 꼼수다'를 즐겨 듣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부르는 표현-편집자 주)들은 옛날 옛적 방송을 들고 와서 김용민을 깐다고 불만을 표출하는데, 나꼼수야말로 옛날 옛적 MB와 새누리당의 실수를 꺼내서 물어뜯은 주제에 누가 누구를 욕하는지? 뇌가 없나?"라고 했다.

트위터 상에서는 비판보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더 활발하게 올라온다. 공연기획자 탁현민이 "김용민은 조중동에게 치명적인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하자 Kwakmi****은 "그래서 김용민에게 모든 포화가 집중되는 것이죠. 딴나라당이 엄청나게 까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이 나라를 바로잡을 핵심이라는 거 모두가 알기를 바랍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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