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김운용 총장) 학생들이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강행하려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 총회 임원회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 등 학생 기구 5곳은 9월 6일 성명에서 "총회 임원회는 총회의 법과 질서를 무시하며 대형 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과오를 범했음에도 이를 반성하거나 바로잡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 신학생으로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총회 임원회가 부끄럽다"면서 "세습금지법에 따라 세습 교회를 올바르게 치리하고 총회 헌법 정치 제28조 6항 세습금지법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장신대 신대원 허브학우회 전정민 회장은 기자와 만나 "총회는 미래의 목회자가 될 학생들에게 본이 되지 못하는 결정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학생들이 미약하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 이번 성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 임원회는 총회 장소와 관련해 7개 대형 교회를 비롯해 다른 곳에서도 가능하다는 제안들을 받았는데도 '총회를 개최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변명을 내놨다. 규탄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강행하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총회 안건에 세습금지법 개정안이 포함되어 있는 것 또한 진정한 치유와 화해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는 9월 6일부터 8일까지 학내 미스바광장에서 총회 임원회를 규탄하고 세습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명성교회에서의 총회를 강행하려는 총회 임원회를 규탄한다

아직 교단과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하나 되지 못한 상황에서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정한 것, 그리고 그 명분을 '치유와 화해'라고 내세웠다는 것은 곧, 명성교회가 주도하는 질서하에 치유와 화해를 이루겠다는 것과 같다. 총회 임원회는 총회의 법과 질서를 무시하며 대형 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과오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성하거나 바로잡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총회 임원회의 '총회를 개최할 장소가 없다'는 변명은 명백한 거짓이었다. 우리 교단 소속 7개 대형 교회가 이미 총회를 위한 장소를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강행하는 것은 총회 법을 어기고 그리스도의 몸을 사유화한 김 씨 부자의 세습을 인정해 주는 꼴이다. 화해는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은 뒤에 취해야 할 태도다. 자본과 권력을 기반으로 화해하자고 을러대는 태도는 진정한 의미의 화해일 수 없다.

108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 헌법 정치 제28조 6항, 세습금지법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총회 임원회는 거룩한 공교회의 권위를 자신의 권위인 양 휘두르려는 후안무치한 움직임에 동조하지 말고 법질서에 따라 올바르고 정의로운 치리를 해야 할 것이다.

교단 내 여러 규탄의 목소리와 7개 교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강행한 총회 임원회는 규탄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 신학생으로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총회 임원회가 부끄럽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총회 임원회는 세습금지법에 따라 세습 교회를 올바르게 치리하고, 세습금지법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

2023년 9월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118기 학우회 '허브', 제41대 총학생회 '시선', 제45대 신학과 학생회 '온유', 제51대 기독교교육과 학생회 '솔', 제42대 교회음악과 학생회 '리밋' 외 제108회 교단 총회 임원회를 규탄하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재학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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