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가 7월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예장통합 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가 7월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예장통합 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 108회 총회 장소가 명성교회(김하나 목사)로 확정된 이후, 이를 규탄하고 장소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7월 21일 예장통합 총회 회관 앞에서 장소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성교회 출신 조병길 집사(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와 정태윤 집사(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김정태 목사(사랑누리교회) 등이 발언자로 나섰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정태윤 집사는 "명성교회에서의 총회 개최는 김하나 목사의 입지를 다지려는 김삼환 목사의 노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세습으로 교회를 사유화해 세상에서도 조롱당하는 명성교회가 '치유와 화해 및 교회 성장 운동의 시작'을 가장 의미 있게 드러낼 장소라니 정말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김정태 목사는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열면 분명히 세습에 반대하는 분(총대)들은 적게 모일 것이고, 그 흐름을 틈타 세습 금지 조항 자체를 여러 방식으로 무력화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목사는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를 향해 "소위 저잣거리 깡패 집단보다 훨씬 못한 정치를 하고 있다. 깡패들도 계파별로 안배하고 서로 조심하고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데, 총회 임원회는 명성교회를 등에 업고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면서 "불가능할 것 같지만 명성교회는 총회 개최를 포기하고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조병길 집사는 10년 전인 2013년, 세습금지법을 제정한 예장통합 98회 총회가 명성교회에서 열렸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대들이 적극적 행동에 나서 달라고 말했다. 그는 "교단에 살아 있는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계시다면, (108회) 총회에서 다시 한번 움직여 달라. 명성교회가 하나님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총대와 목사님들, 장로님들을 무서워하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줄곧 비판해 온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는 장소 철회를 촉구하는 서신을 보내왔다. 유 목사는 서신에서 "1938년 27회 총회의 신사참배 결의가 장로교회의 큰 오점으로 남았던 것처럼, 명성교회 수습안 결의도 두고두고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신사참배 결의는 일제 강압에 의한 것이었지만 104회 총회 수습안 결의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자발적으로 맘몬에게 굴복하기로 결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더 큰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유 목사는 '치유'를 내세운 예장통합 김의식 부총회장에게도 "치유를 가해자 교회에 가서 한다니 이것은 (치유가 아니라) 요즘 말로 2차 가해 아닌가"라며 "우리 총회가 맘몬에게 무릎 꿇었다. 치유와 화해, 영적 대각성 등 온갖 그럴싸한 단어를 동원해도 맘몬에게 무릎 꿇은 것을 가리는 가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앞서 예장통합 김의식 부총회장은 7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치유와 화해의 소명을 갖고 총회를 열어야 한다"며 명성교회로 총회 장소를 선정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지역 노회들이 이미 명성교회 근처에 숙소를 예약했고, 총회 때 1만 명이 모이는 영적 대각성 집회를 개최하려면 명성교회 외에 마땅한 장소가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거센 반발에도 김의식 부총회장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7월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에서 기자를 만난 김 부총회장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우려하는 것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서로 합력해야 한다"며 "주님이 원수도 용서하라셨는데 명성교회에 대해서도 그래야 이 어려운 때를 이겨 낸다. 여기서 또 친명성과 반명성으로 나뉘면 한국교회는 자멸한다. 교회가 분열되면 이 땅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예장통합은 명성교회에서 108회 총회를 3일간 개최한다고 7월 17일 정식 공고했다. 둘째 날 저녁은 1만 명이 모인은 대각성 집회를 열 계획이다. 예장통합 홈페이지 갈무리
예장통합은 명성교회에서 108회 총회를 3일간 개최한다고 7월 17일 정식 공고했다. 둘째 날 저녁은 1만 명이 모인은 대각성 집회를 열 계획이다. 예장통합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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