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명성교회에 108회 총회 장소로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지난해 창원 양곡교회에서 열린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창원 양곡교회에서 열린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 총회 임원회가 올해 9월 정기총회를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개최하기로 결의하고, 명성교회에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4월 6일, 총회와 명성교회의 치유와 화해를 위해 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해 달라는 청원을 허락했다. 이 청원은 현 부총회장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가 낸 것으로 확인됐다. 예장통합의 경우 정기총회 장소는 현직 부총회장이 추천해 오고 있다. 총회 한 임원은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의식) 부총회장이 화합 차원에서 청원한 게 맞다. 명성교회 문제를 풀고 가고자 하는 의지인 것 같다"면서 "(총회 장소 협조는) 보통 구두로 하는데, 이례적으로 명성교회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기총회 장소가 명성교회로 예정된 것과 관련해, 교회 세습 반대 측에서는 잘못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 조직위원장 이근복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의식 부총회장이 큰 공을 세워 보려고 무리를 하는 것 같다. 수년간 한국교회와 총회를 어지럽힌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하겠다는 발상이 나올까 싶다.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하면) 신뢰도는 더 추락하고 망신만 얻을 것"이라고 했다.

교회 세습을 비판해 온 유경재 원로목사(안동교회)도 "그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더라. 명성교회에서 (정기총회를) 하겠다는 건, 교단이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공식화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세습을) 반대하는 사람들 입을 다물게 하려고 명성교회에서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총회 임원회가 완전히 잘못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장을 지낸 한 목사는 "아무리 총회 장소를 부총회장이 선정한다지만, 총회와 사회적 분위기를 두루두루 고려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답답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명성교회는 총회 임원회의 공문에 아직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성교회 한 장로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내용은 없다"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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