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신문이나 방송을 보다 보면, 늦은 나이에 목회자가 된 이들의 간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다른 직업을 갖고 활동하다 뒤늦게 '목회자가 돼라'는 음성을 듣거나 소명 의식이 생긴 이들이다. 생업을 포기하고 목회자의 길에 뛰어드는 이들을 보면, 때로 존경심이 생기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범죄 이력이 있으나 과오를 다 뉘우쳤다며 목회자가 되는 이들도 있어, 진정한 회개와 용서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이유에서든 저런 이유에서든, 한국교회는 '목회자가 되는 이들'에게 관심이 많고 그들의 이야기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반대로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준비하다 그 길에서 벗어난 이들의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별로 없다.

<뉴스앤조이>는 신학대학교 혹은 신학대학원 과정을 밟고도 목회자의 길 대신 다른 길을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었다. 이 릴레이 인터뷰의 이름은 당초 '목회 포기자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뉴스앤조이>가 만난 이들은 신앙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각자 삶의 방식에서 신앙적 가치를 실현하려 애쓰고 있었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포기'라는 단어 대신 '다른 길'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다른 길로 간 신학생들' 인터뷰 두 번째 주인공은 '디제잉 찬양사역자'로 알려진 한진호 대표(스톰프)다. - 기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DJ진호'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스톰프 한진호 대표는 신학생 출신이다. 신학대학원에서 생태신학을 전공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소속 교회에서 수련목회자 과정을 거치던 중 목회자의 길을 내려놓았다.

첫 시작은 디제잉이었다. 2014년 12월 교회를 사임한 뒤 2015년 1월 스톰프를 창립하고 DJ진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때마침 한국교회에 'EDM 논쟁'이 일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그가 2015년 IVF 수련회에서 디제잉 워십을 선보이자, 일부 교인이 "사탄의 음악이다", "클럽에서나 쓰는 음악을 교회에 가져왔다"며 반발한 것이다. 이후 새로운 형태의 워십을 수용하는 교회가 늘어나면서 그는 교회 수련회 디제잉을 비롯해 일반 집회·공연에서 조명·음향 대여 및 연출 등을 하며 회사를 키워 왔다.

2017년 <뉴스앤조이>에 '기독 소상공인 DJ진호의 직설'이라는 이름으로 몇 차례 연재 글을 쓰면서, 목회 여정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한 바 있지만,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기 위해 그를 다시 만났다. 인터뷰는 3월 초 서울 독산동 스톰프스튜디오에서 2시간가량 진행했다.

스톰프 한진호 대표는 목사 안수를 포기하고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한진호 대표를 만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스톰프 한진호 대표는 목사 안수를 포기하고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한진호 대표를 만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먼저 신학교에 진학한 계기부터 소개해 달라.

나도 고등학교 때 소위 말해 '은혜'를 받았다. 그때 목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신학교에 진학했다. 신학교에 다니면서도 언젠가 목사가 되야겠다고 생각했고, 목사 이외의 길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신학교 졸업 후 신학대학원도 졸업했다. 생태신학 전공으로 논문까지 썼다. 석사 졸업 후 수련목회자 시험도 첫해에 붙었다. 그러니까 목사가 되기 위한 코스를 최단기간에 밟은 셈이다(감리회의 수련목회자 시험은 타 교단의 목사고시와 유사하다. 수련목회자 시험에 합격하면 3년간 부교역자 생활을 한 후 목사 안수를 받는다. 시험에 떨어지면 다음 해에 재응시하거나 전도사로 단독 목회를 3년간 해야 한다 - 기자 주).

- 수련목회자 2년차에 목회를 그만뒀다. 목사 안수를 목전에 두고 포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도사 때부터 틈틈이 디제잉 사역을 시작했다. 레슨도 받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외부 일정이 생기기 시작하더라. 그런데 제도권에 있으면 자유롭게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매번 담임목사님 눈치 보고 허락을 받아야 했다. 몇 번은 허락해 주셨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청년부 담당 교역자가 주말마다 어디 간다고 할 수 있나. 나 같아도 그런 전도사가 있으면 난감할 것 같다. 그래서 차라리 안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 공부를 오래 했는데, 아깝지는 않았나.

딱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많이 만류했다. 더군다나 안수가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수련목 2년 차에서 그만뒀지 않나. 한 2년 정도만 있으면 목사가 되는 거였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목사 안수를 안 받더라도 주님의 일을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목사 타이틀이 더 마이너스일 수 있겠다 싶었다. 예를 들면, DJ진호로 사역하면 '신선하네' 하는데, 무슨 목사가 디제잉을 한다고 하면 '뭐야, 목사가 DJ를 해?'라고 생각하는 정서가 있으니까. 실제로도 다녀 보니 타이틀 없는 게 훨씬 낫다.

- 양가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는데.

일단 내 진정성을 보여 드렸다. 중요한 건, 내가 주님을 버리거나 떠나는 게 아니라는 거였다. 물론 교회에 남아 있는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신앙과 믿음은 그대로 있는 거니까. "내게 신앙이 있고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거다"라고 말씀드렸다.

또 한 가지는 생계 문제였는데, 그것도 문제없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사업체를 꾸려서 미래의 아내(당시에는 여자 친구)와 가족을 잘 꾸리겠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말하니 부모님 입장에서도 내가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너 알아서 해라"가 된 거다(웃음).

- 창업 준비 과정은 어땠나.

담임목사님에게 그만둔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3달간 창업을 준비했다. 10~12월에 준비하면서 홈페이지도 만들고, 홍보 게시물도 만들어 돌리면서 1월에 오픈했다. 연말에 목회 그만두면서 바로 창업한 거다. '뭐라도 하겠지'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그만둔 건 아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디제잉 워십. 한진호 대표는 보수적인 성향의 교회에서도 학생부·청년부 집회 문의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디제잉 워십. 한진호 대표는 보수적인 성향의 교회에서도 학생부·청년부 집회 문의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목회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디제잉 찬양 사역을 시작했는데, 불러 주는 데가 있었나.

그런 것은 딱히 생각하지 않았고, 잘해 보자는 생각뿐이었다. 유명해져서 여기저기 다녀야지라는 생각은 안 했다. 오히려 그런 생각은 전도사로 있을 때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제도권에서 벗어난 뒤로는 '불러 주는 데가 있으면 가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이후를 제외하고 2020년 이전까지만 놓고 얘기해 보자면, 섭외가 취소되는 이유가 크게 두 가지다. 먼저는 '디제잉'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 때문에 취소되는 경우다. 내부에서 '어쨌든 디제잉은 좀 그렇지 않냐'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다. 근데 이건 교단별 특성이라기보다는 교회별로 다르다. 오히려 보수적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고신 교회에서도 많이 불렀으니까.

또 한 가지는 '사상이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취소된 경우인데, 서울·인천 퀴어 퍼레이드 때 디제잉 워십을 했던 걸 문제 삼는 거였다. 보통 디제잉 워십은 청소년부나 청년부를 가는데, 교회에서 어떻게 뒷조사를 했는지 사상을 이유로 취소시켰다. 아직도 '친동성애' 찬양 사역자로 분류돼 있다.

- 입금만 되면 어디든 간다고 한 것 같은데 억울했겠다(웃음).

맞다. 그걸 몰라주시고(웃음). 사실 나는 찬양 집회 가면 엄청 은혜롭게 한다. 일반적인 기성 교회 집회랑 똑같다. 동성애의 'ㄷ' 자도 안 꺼내는데 왜 친동성애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어떤 교회는 방언으로 찬양 디제잉을 해 달라더라…. 그래서 진짜 했다. 요청한 쪽에서도 "이게 되네요"라면서 엄청 좋아하셨다.

- 과거 <뉴스앤조이> 인터뷰에서 "하나님의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목사 안수를 포기하는 거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표현을 놓고 어떤 사람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안 했다는 표현이랑 뭐가 다르냐"고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사업적 측면에 한정해 말하자면, 디제잉이나 공연업 외에 교회와 관련된 일도 많이 한다. 교회 음향·조명·영상 시스템 분야에서 공사·수리·유지·보수까지 다 하고 있다. 전국 어느 교회든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간다. 이 일에서도 만족감을 느낀다.

사실 교회 관련 일은 안 하려고 했다. 예전에는 교회 일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주위에 교회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거나 사기를 치는 업체가 많더라. 시공을 이상하게 해 놓거나, 시공 후에 연락도 안 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사역적인 마인드를 갖고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장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신앙적인 마음을 갖고 교회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전도사 시절의 한진호 대표. 그는 전도사 때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직원과 고객에게 신앙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려 한다고 했다. 사진 제공 한진호
전도사 시절의 한진호 대표. 그는 전도사 때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직원과 고객에게 신앙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려 한다고 했다. 사진 제공 한진호

- <뉴스앤조이>에 기고한 '한국교회 내 심각한 임금격차, 박살 난 분배 정의' 글도 화제였다. 당시 칼럼에 "근로기준법 준수는 예수 정신 구현의 첫걸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후 사업체 대표가 됐다. 그때 했던 말을 사업에서 잘 실천하고 있나.

전에도 말했듯이 스톰프는 기독교 기업이 아니다. 대표가 기독교인일 뿐이다. 대표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직원들은 물론이고 거래처 사람들도 다 알지 않나. 그러면 최소한 '저 XX 나쁜 XX네'라는 소리는 들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앙인으로서 마지노선을 갖고 일한다. 일반적인 상식 이하의 언행을 보이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사업체 경영이 일종의 사목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목회보다는 사목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우리 역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인데, 매출은 반의 반 토막이 났지만 직원 8명을 한 명도 안 자르고 전부 고용 유지하고 있다. 인턴까지 있었을 때는 직원이 14명이나 됐다.

이 책임감이라는 게, 내가 교역자였을 때 느낀 책임감보다 더 크게 다가오더라. 그 직원들의 가정·삶·인생이 달린 거니까 나도 어떻게든 회사가 망하지 않게 해야 하고. 대출도 엄청나다. 담보대출 같은 게 아니라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몇억 원씩 생빚을 내고 있는 거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을 빌리면 한 달 반이면 다 쓰는데, 그걸 갚으려면 4년이 걸린다.

나는 사업주가 근로기준법만 잘 지켜도 크리스천으로서의 최소 양심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글을 쓴 지 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 업계에서는 그걸 안 지키는 경우가 많다. 주 52시간도 안 지키고, 초과근무 수당도 안 준다. 우리는 탄력 근로제를 도입해서 공연 비수기 때는 조금 더 적게 일하고, 성수기 때는 조금 더 일하는 식으로 근무 시간을 맞추고 있다. 근로 조건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도 꽤 높다.

- 직원 8명과 함께하는 회사의 대표가 됐다. 처음 목회를 그만둘 때 만류하던 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내가 잘된 편이기에 망정이지, 그들이 보기에 잘 안 됐거나 망했으면 "거 봐라. 그냥 목회 했어야지"라는 얘기를 들었을 거다. 지금은 다 잘 그만뒀다고 한다. 그때 뜯어말리던 분 중에는 지금은 자기도 그만두고 싶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걸 보면 경제적인 이유가 잣대였나 싶다. 소위 잘나가느냐,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차 타고 좋은 집 사느냐를 보는 것 같다.

나는 '내가 행복한가'가 중요하다. 내가 재밌고 행복하기 때문에 하는 거다. 남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교회 어른들 눈치 보지 않아도 돼서 좋다. 그런 이유에서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사명과 소명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고 했던 분들은 지금도 "네가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으니 보기 좋다"고 얘기해 주신다.

내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목회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한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직원들을 꾸려서 공동체를 이뤄 나가는 일이나, 교역자가 부서 맡아서 그 부서를 끌어 가는 일이나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톰프는 집회, 공연,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진호 대표는 "근로기준법 준수가 예수 정신 구현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톰프 홈페이지 갈무리 
스톰프는 집회, 공연,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진호 대표는 "근로기준법 준수가 예수 정신 구현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톰프 홈페이지 갈무리 

- 사업가가 되어 겪는 딜레마가 있다면.

자본이 큰 문제다. 웃기게도 지금 남들이 보기에 나는 거의 투기꾼이다. 사무실이나 상가를 매입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 입장에서는 '부동산을 몇 개나 사들이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는 사업하는 사람이고, 실제 사용 목적으로만 부동산을 산다는 원칙이 있다. 그래도 "너 그거 투기 아니냐"라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지더라. 심지어 어떤 분은 "크리스천이 월세 받는 불로소득을 추구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진짜 진지하게 물어보시더라.

2월 한 달간 직원들 월급 주기 위해 단타 매매로 수익을 냈다. 그거 갖고도 "크리스천이 단타 매매하면 되겠느냐. 장기 투자가 진정한 투자다"라는 소리를 하고… 수수료나 세금 다 정당하게 내는데.

아무튼 나는 돈에 환장한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의심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는 회사를 유지하려고 환장한 사람이다"라고 얘기해 준다. 그냥 집 좋고 차 좋고 이런 것만 보이니까 내가 돈에 미친 사람인 것처럼 보는데, 만약 진짜 그랬다면 코로나19 시국에 직원들 다 잘랐을 거다. 그럼 나 혼자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겠나.

- '다른 길'로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먼저 이 길만이 올바른 길,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길은 다양할 수 있다. 한길만 있는 건 아니다. 안수를 받아야만 사역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난 지금도 스스로 사역자라는 자의식이 있다. 누구는 정신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스스로 주님의 일을 한다고 느끼면 그게 사역 아닐까. 사업이든 생활이든 신앙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게 내 삶이나 사업의 원동력이다.

결단할 수 있는 용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로에서 머뭇머뭇하거나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목회 그만둘까요?" 하고 연락해 오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에게 "정말 그만두고 싶으면 과감하게 그만둬라. 그리고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 목회 그만둔다고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라고 말씀드린다. 덧붙여, 어정쩡하게 고민만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빨리 결단하라고 얘기한다.

이런 고민이 있는 분들은 빨리 그만둬야 한다. 그래야 목사 '과포화' 현상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농담 같지만 진짜다. 목회도 힘들고, 예배도 힘들고, 사역도 힘들다면 빨리 나와야 한국교회에도 좋은 거 아닌가. 신앙을 버리라는 것도 아니지 않나. 목회 그만둘 생각이 있다면 시원하게 빨리 그만두는 게 좋다.

- 목회를 그만둬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신학생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하자니 꼰대 같긴 하지만… 어차피 주님이 한 번 주신 인생인데,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가 있으니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 내리기 바란다. 신학교를 나오면 꼭 목회을 해야 한다는 당위는 이제 유효하지 않다. 생태신학 전공한 내가 디제잉, 공연업, 광고 촬영, 뮤직비디오 촬영에 임대업까지 할 줄 누가 알았겠나.

목회를 포기하려고 할 때 주위 사람들이 '너 그거 주님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만류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말을 따르다가 내 인생이 불행해지면, 그건 주님이 원하시는 걸까. 내가 하려는 일이 신앙적으로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면,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스스로 좋은 선택을 내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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