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 송하용 지음 / 한사람 펴냄 / 270쪽 / 1만 2000원
<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 송하용 지음 / 한사람 펴냄 / 270쪽 / 1만 2000원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대형 교회에서 8년간 사역하다가 때려치운 전 목사 현 집사가 쓴 책. 저자 송하용은 고등부 여름 수련회에서 예수를 믿고 이후 목사가 됐지만,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파벌 싸움, 부조리 등을 경험하고 목사직을 내려놨다.

"한때는 목사였던 내가 보장하건대 내가 경험한 목사는 종교 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아니면 근로자? 라고 봐야 한다. (중략) 출퇴근이 정해지지 않고 근로계약서도 없으며 퇴직금이나 교역자의 복지가 전혀 없으니 말이다." ('목사 그만두겠습니다', 32~33쪽)

"세상에서 높고 유명한 사람이 죽으면 관계없는 목사들이 참석한다. 그러나 아무런 이름도 모르는 성도의 죽음에는 담당 교구 목사만 참석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장로가 죽으면 교역자들이 총출동하지만, 일개 성도 한 명의 죽음에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인 양 지나간다." ('기적도 담임목사 결재 맡아야 합니까?', 48쪽)

"심지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출석했던 교회가, 내가 존경했던 목사가, 현실을 들여다보니 그 이면에는 이런저런 인간의 것들이 가득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때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죽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다', 91쪽)

저자가 목사직을 내던지고 교회를 나왔을 때, 주위에서는 "어떻게 먹고살 것이냐"고 우려했다. 그는 처음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후에는 물류센터 일을 시작했다. 주변 걱정과 달리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보다 더 행복할 뿐만 아니라 사명과 신앙생활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내가 목사를 그만둔 이유는 목사가 아니어야 행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하지 않았어 그리고 행복할 이유도 없었어', 89쪽)

"우선, 현재 나는 먹고사는 문제는 없다. 현재 일반인으로 산 지 3년, 먹고사는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쿠팡에 나가서 일해도 200만 원 가까이 벌고 두 부부가 나가서 일하면 월 500만 원 가까이 벌 수 있다." ('나 왜 사는 거지?', 197쪽)

"주일에 일을 마치고 홀로 인터넷으로 주일예배를 드린 후 잠자리에 든다. 그래도 내 영과 신앙에는 변함이 없다. 교회 출석부 52칸에 X표가 하나도 없을지라도 난 괜찮다. 주일성수란 종교적 닭장은 더 이상 나에게 안식처가 아니다." ('예배만 드린다고 그곳이 교회는 아니다', 228쪽)

<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한사람)는 단순히 기성 교회와 목회자를 비판하거나, 이중직을 장려하지 않는다. 현재 자신이 어떤 자리에서 서 있는지, 행복한지, 꿈꿔 온 사명使命에 부합한지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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