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가족과 함께하는 기도회가 1월 26일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기도회가 1월 26일 저녁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렸다.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고난함께·전남병 사무총장)이 주관한 이날 기도회에는 칼바람에도 그리스도인 20여 명이 모여 가족들에게 힘을 보탰다. 실종자 이등항해사 허재용 씨의 어머니 이영문 씨, 누나 허영주·허경주 씨도 참석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올해 3월 31일이면 사고 발생 5년을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와 기간이 거의 같지만, 1차 심해 수색 한 번 이외에는 가시적인 움직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 한 번의 심해 수색조차 유해 수습 등이 계약 조건에 미포함된 문제투성이였다는 사실을 정부는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고 숨겨 오기까지 했다.

기도회 참석자은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 대응 행태를 지적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정책위원 박래군 상임이사(인권재단 사람)는 "1차 심해 수색 때 제대로 계약만 했어도 유해를 수습했을 텐데, 정부 관료의 무능함과 게으름, 불성실함, 무책임함 때문에 지금까지 왔다. 국회에서 2차 심해 예산까지 잡았지만 기획재정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정부는 '기재부 정부'다. 기재부가 안 된다고 하면, 해야 할 일도 못 하고 주저앉아 버린다. 그와 더불어 5년째 수사와 기소조차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는 몇 사람 안 된다. 가족들과 몇 사람이 모여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차 심해 수색을 통해 유해를 수습하고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일은 이후에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수 목사는 5년 전과 똑같은 본문, 메시지로 설교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기 때문에 같은 기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진광수 목사(바나바평화선교회)는 누가복음 15장 3~6절 '잃어버린 양 한 마리' 본문을 주제로 설교했다. 진 목사는 고난함께 사무총장이었던 2017년 6월 당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과 함께하는 첫 번째 기도회 설교자로 나서 이 본문과 이 메시지를 그대로 전한 바 있다. 그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고 생각해 같은 본문을 가지고 나왔다. 침몰 원인도, 유해 수습도, 책임자 처벌도, 재발 방지 대책 확립도 된 게 없다. 우리의 기도 내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약에 주께서 2022년 지금 이곳에 오신다고 하면,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던 주님의 시선은 어디에 가 있을까. 나는 이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참사 8년째를 맞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가 있고, 저 망망한 남대서양 바닷속에 가 있고, 유해조차 수습되지 않아 유가족이라고도 부를 수 없어서 실종자 가족이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에게 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사람들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잃어버린 한 마리 양과 같은 스텔라데이지 실종자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한 일이라고 믿는다. 오늘 우리가 기도회를 드리고 설교하고 찬송을 부르지만 과연 이런 기도와 찬송이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러나 주님의 시선이 있는 곳에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가 있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직후에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84.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런 재난이 또 일어난다면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는가' 라고 하는 질문에는 65%가 '도움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3년 후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이 발생했다. 참사의 경험을 법과 제도의 변화, 의식과 생각의 변화로 가져오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세월호와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싸움은 결코 내 가족을 위한 이기적인 싸움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함께 싸워 나가자."

예배에 참석한 실종자 가족들은 진광수 목사의 설교에 5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위로와 공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관심 갖고 함께 나서 주기를 희망했다.

고난함께는 이날 기도회를 시작으로 2월 7일부터 평일 오전 11시~12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 피켓 시위에 함께할 참가자도 모집하고 있다. 아울러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저녁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기도회를 열고 2차 수색을 촉구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성찬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고난함께는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저녁 기도회를 이어 가고, 2월 7일부터 평일 오전 11~12시 피켓 시위도 한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참석자들은 성찬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고난함께는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저녁 기도회를 이어 가고, 2월 7일부터 평일 오전 11~12시 피켓 시위도 한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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