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인 줄 알고 독자·후원자 메일 삭제할 뻔했어요"

모처럼 지난 주말에 일을 하면서 습관적으로 메일을 확인했어요. '어디에 신상이 털렸나? 갑자기 스팸이 늘었구만….' 무심하게 스팸함으로 보낼 메일들을 클릭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어요. '서도원 씨 논문 요청', '가나안 청년' 등 친숙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거든요. '아하~처치독!' 

지난주 가나안 청년을 연구한 서도원 씨를 인터뷰해 기사로 내보내고 처치독에 소개 글까지 썼는데요. 가나안 청년 연구 논문을 필요로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메일로 연락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연락 주셔서 놀랐어요(현재까지 30명 넘게 연락 주셨는데, 마치 펜팔처럼 느껴졌다는…).

하나하나 메일을 읽었어요. 제 예상보다 많은 분이 가나안 청년에 관심을 두고 고민을 해 온 흔적이 느껴졌어요. 일반 청년뿐만 아니라 전도사님·목사님·장로님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위에서 가나안 청년에 관한 관심이 크다는 걸 알았어요.

"가나안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이 제가 교회 밖으로 나가고 싶은 이유와 거의 흡사해서 놀랐습니다. 저는 50대이고, 신앙생활 30년 가까이 되는 한 교회의 집사입니다."

"서도원 선생의 논문 보고 싶습니다. 우리 교회는 내년 2022년을 '지속 가능한 교회, 미래 세대를 위한 교회'를 주제로 삼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뉴스레터 처치독에서 서도원 님의 논문 소개하신 글 읽어보았습니다.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가 해당되겠지요)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교회 장로입니다. 제가 직접 우리 교회 청년들과 함께 사역할 기회는 없었습니다만, 예배 안내 봉사를 리드하면서 청년들과 귀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서도원 씨 논문 코멘트에 깊은 관심이 갔습니다." 

"저에게 그들은 교회를 떠난 사람이 아니라, 교회를 향해 메시지를 주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중략) 아직은 모르는 게 많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서도원 님 학위논문을 읽으면서 앞으로 공부하고 또 경험해야 할 부분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들과의 소통이 제게는 참 신선하고 유익한 경험이었어요. 

답장과 함께 논문을 보내 드리면서, 한편으로는 과연 이렇게 독자·후원자와 소통을 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단순히 어떠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만 해 오다가, 이런 계기로 소통을 하니까 기사 쓸 때와는 또 다른 '설렘'이 다가오더라고요. 갈수록 '소통'이 중요해지는 시대인데, 독자·후원자와 어떻게 스킨십을 늘려 가며 동행할지 더욱 고민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Winter is coming'인데요, 감기·코로나19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편집국 용필

친절한 뉴스B

미션스쿨을 향한 강도 높은 애증

'하나님의 대학' 미션스쿨 이야기를 다뤄 온 '심정용의 갓니버시티' 연재가 종료됐습니다. 그동안 격주로 총 10편의 이야기를 실었는데요. 읽다 보면 웃긴데, '웃다가 생각해 보면 웃을 일이 아닌' 블랙 코미디스러운 주제에, 필자의 재기 넘치는 글재주가 더해져 많은 독자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20주가 언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갔나 싶을 만큼 편집자인 저도 재미있게 봐 온 글이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갓니버시티에 대해 할 만한 얘기는 다 했다. 사실 아주 다 한 건 아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쓴 물을 착즙하고 싶지 않다"는 필자의 읍소(?)를 보자니, 아쉬워도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글은, 다원화한 현대사회에서 '교회-학교-사회'라는 삼중 정체성을 수행해야 하는 미션스쿨이 정작 뒤틀린 욕망 때문에 그 무엇이 되는 데도 철저히 실패하는 현상을 다뤘는데요. '신앙'이라는 미명으로 온갖 배제·혐오를 일삼고, '학문'의 장으로서 기능하지 못하며, '윤리'적인 모범조차 되지 못해 사회와 유리되고 있는 미션스쿨 모습을 꼬집었습니다.

미션스쿨에서 경험한 각종 모순과 부조리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필자였지만, '갓니버시티와 미션스쿨 따위 하루속히 망해 버려라' 하는 심정으로 쓴 글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쓴 아래 문구를 보면, '살면서 가장 강도 높은 애증을 담아 썼다'는 이 연재의 마지막이 그래도 '증'이 아닌 '애'로 끝난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한데요. 필자는 연재 전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고민과 질문을 던지면서 토론의 장을 이끌어 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원했다고 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써 내려갈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전례 없는 변화로 교회, 학교, 사회 모든 영역이 급변하는 지금, 갓니버시티와 미션스쿨이 잃은 길을 고민하고 다시 찾아가 진정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응원한다."

편집국 운송


누가 누구보고 '편파적'이래~

이런 걸 두고 '급발진', '뒤끝 작렬'이라고 하나 봐요. 이미 은퇴한 개교회 목사를 소속 노회가 느닷없이 '면직' 판결했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유가 황당해요. 

① 소속 교단에서 인정하지 않는 여성 목사 '안수'를 허락하고, 교회에서 사역하게 한 점. 
② 동성애를 '옹호·조장'하는 협동목사를 강단에 세운 점.

그렇게 35년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교단에서 사역해 온 강경민 목사는 졸지에 '면직'이 됐어요. 재판을 진행한 예장합신 경기북노회는 많이 다급했나 봐요. 강 목사를 징계하기 위해 즉결재판을 한 데다가 변론도 없이 '땅!땅!땅!' 하고 선고했거든요. 강 목사는 황당해하면서도 자신을 징계한 후배들을 안쓰러워했어요. '여성 안수'든 '동성애'든 정말로 문제가 된 부분이 있다면 자신이 은퇴하기 전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바로잡을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거죠. 

이와 관련한 해명을 듣기 위해 재판국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어요. "<뉴스앤조이>는 편파적"이라나 뭐라나…. 강 목사는 총회에 상소해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입장이에요. 총회 정도라면 당사자 이야기는 무조건 들어 보고 판단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편파적'이지 않으니까요.⛪️⚖️

편집국 용필

이번 달 뭐하지?

캠페인 / 참여
•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제3회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 / 11. 19. ~ 11. 21. 
•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조지오글 목사 1주기 추모 기억전 
• [하나누리] 목도리 남북을 잇다 시즌 10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발적 불편 운동 수기/영상 공모전 / ~ 12. 12.

강좌 / 포럼 
• [평화교회연구소] 평연 아카데미 '21세기에도 핫한 성서, 핫한 해석' / 11. 16. ~ 12. 21.
•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이것' 아니면 '저것' 극단의 시대에 균형 잡기 / 11. 22.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 사회 포럼 '노동과 인간의 존엄, 그리고 기독교 신앙' / 11. 26

토론 / 모임
• [평화교회연구소]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기도 '모두의 피정' / 11. 11. ~ 12. 2. 
• [목회사회학연구소] 제3차 사회적 목회 컨퍼런스 '목사의 직업, 사회인으로서의 자리' / 11. 23.
• [차별과혐오없는평등세상을바라는그리스도인네트워크]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그리스도인의 목소리 '복음은 혐오가 아닌 사랑입니다!' / 11. 22. 
• [청어람ARMC] 대림절 묵상 순례 '주여 우리에게 오소서' / 11. 29. ~ 1. 6. 

※처치독은 일주일 동안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이슈와 사건들을 쉽게 풀이해 주는 뉴스레터입니다. 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처치독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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