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보수 교계 연합 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공동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김현성 임시대표회장), 한국교회연합(한교연·송태섭 대표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차별금지법 논의 시도를 중단하고, 즉각 폐기하길 강력히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11월 5일 발표했다.

세 기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차별금지법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말했다"는 내용의 10월 28일 자 <한국일보> 기사를 거론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들은 극우·반동성애 진영의 차별금지법 반대 논거를 그대로 가져와 "동성애 및 성전환을 비판하면 무제한 손해배상, 거액의 이행강제금, 형사처벌 등으로 표현·종교·양심의자유를 박탈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교총·한기총·한교연은 문 대통령에게도 "이제 차별금지법에 대해 검토할 때"라고 발언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면,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오보라는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한 서구 국가에서 종교의자유를 침해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제정 시도를 중단하고, 법안을 폐기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한교총·한기총·한교연은 최근까지도 기관 통합 문제로 엇박자 행보를 계속해 왔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통합 연합 기관 논의를 1년간 주도해 왔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등 한교총 내 일부 보수 교단은 한기총·한교연 내 이단 회원 교단을 정리하지 않으면 통합할 수 없다고 맞서 왔으나, 한기총은 먼저 통합한 후 이단 문제를 정리하자며 대립해 왔다. 한교연은 지난 1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2일 한교총이 곧바로 반발하는 논평을 발표하는 등 최근까지도 기관끼리 신경전을 벌여 왔다.

이에 한교총 통합추진위원회는 활동을 연장하지 않고 11월 초 해산을 선언해, 연합 기관 통합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세 기관이 '차별금지법 반대'라는 명분으로 한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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