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교인들을 영적·육체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산 ㅇ교회 김 아무개 담임목사와 그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공론화에 나선 탈퇴자들을 향해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 탈퇴자들은 "우리가 언론에 ㅇ교회와 김 목사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거리 시위에 나서니까 우리를 괴롭히려는 의도"라고 입을 모았다.
교인들은 최초 문제를 제기한 김동명 씨(가명) 가족 모두에게 소송을 걸었다. ㅇ교회 교인 9명은 지난해 12월 중순, 김 씨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김 씨가 운영한 돈가스 가게에서 일하던 교회 청년들이 임금 체불, 퇴직금 미지급,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을 이유로 처벌을 요구한 것이다.
아내 강소영 씨(가명) 역시 비슷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강 씨는 교회의 '1세대'에 속하는 청년 2명과 함께 작은 슈퍼를 운영했다. 강 씨가 교회를 떠나면서 그들 역시 가게를 그만두게 됐다. 두 사람은 강 씨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현행법을 어겼다며 고소했다.
아들 김경우 씨(가명)는 갑자기 형사 고소를 당했다. ㅇ교회 교인 11명은 지난해 11월 23일, 경우 씨가 교회에서 지낸 10여 년 동안 성희롱, 성추행, 절도, 아동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냈다. 딸 경희 씨(가명) 역시 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ㅇ교회 대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경희 씨가 자신들을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며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가족을 향한 잇따른 고소에 김동명 씨는 "언론 제보에 대한 보복성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2월 1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나는 실질적으로 이름만 빌려주고 관리했을 뿐 돈가스 가게 운영 전권은 김 목사가 쥐고 있었다. 김 목사 영향 아래서 일하면서 아무 말 못 하다가, 내가 탈퇴하고 김 목사에게 문제를 제기하니까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소영 씨가 운영하던 슈퍼도 직원들의 월급, 근로 시간, 매출 등을 전부 김 목사에게 보고했다.
자녀들이 교인들을 폭행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김동명 씨는 "그동안 우리 아이들과 잘 지내던 학생들까지 갑자기 수년 전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며 진술서를 써서 냈더라. 진술서 내용을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누군가 시켜서 한 일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다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니까 그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목사 본인이 직접 탈퇴자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김동명 씨 가족과 또 다른 피해자들은 1월 22일 부산광역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시작으로 교회 앞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이어 왔다. 김 목사는 이들의 주장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2월 8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탈퇴자들이 외치는 '악덕 교주 구속하고 아이들을 돌려내라' 등의 구호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ㅇ교회는 소송뿐만 아니라 시위까지 벌이며 김 씨 가족을 압박했다. ㅇ교회 교인 11명은 2월 6일 거제도에 있는 강소영 씨 가게 앞에서 "악덕 업주 구속하라", "하루 16시간 일 시키고 월급 120만 원 너무한 거 아닙니까", "바지 사장 변명 말고 아들 바지나 단속해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2시간가량 시위했다. 한 교인은 지나가는 아이를 붙잡고 "너희들 취직해서 일할 때 사장 잘 만나라. 잘못 만나면 이 언니들처럼 인생 망친다"고 말했다.
강소영 씨는 이들을 보면서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강 씨는 2월 10일 기자와의 대화에서 "한때 함께 생활했던 이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게 처음에는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김 목사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그들 또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김 목사의 상습 아동 폭행 의혹을 계속 조사 중이다. 부산 영도구청은 ㅇ교회 내 대안 학교에 다니던 미성년 아동에 대해 법원에 분리 보호조치를 청구했다. 법원이 구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성년 아동 4명은 현재 아동 보호시설과 친·인척 집 등에 흩어져 있다.
<뉴스앤조이>는 탈퇴자들을 고소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묻기 위해 ㅇ교회 김 목사에게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