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목사가 1월 1일부로 명성교회에 복귀했다. C채널 유튜브 갈무리
김하나 목사가 1월 1일부로 명성교회에 복귀했다. C채널 유튜브 갈무리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부자 세습으로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1년 만에 강단에 복귀했다. 김 목사는 12월 31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예배는 아버지 김삼환 원로목사가 인도했다. 김 원로목사는 "오늘 예배는 처음부터 담임목사(김하나 목사)가 인도해야 하지만, 총회 결정에 따라 0시 '땡' 하는 시간까지 내가 모든 일을 진행하고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하나 목사는 1월 1일 0시가 되는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예배당에 설치한 종이 울렸고, 김 목사가 강단에 올랐다. 그는 "오늘은 공식적인 인사를 하는 시간은 아니다. 지난 한 해 하나님이 많은 은혜를 주셨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원로목사님이 훨씬 더 고생을 많이 하셨다. 지난 1년 1개월 동안 신발 바꿔 신지 않고, 교회를 지키며 기다려 준 성도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짧게 말했다.

열왕기상 2장 1-4절을 본문으로 설교한 김하나 목사는 "힘써 대장부가 되자. 담대하자.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붙잡으면 형통할 것이다. 누구나 대장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삼환 목사는 "이제 블레셋이 물러가고 우리 교회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C채널 유튜브 갈무리
김삼환 목사는 "이제 블레셋이 물러가고 우리 교회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C채널 유튜브 갈무리

앞서 김삼환 원로목사도 사무엘상 7장 12-14절을 본문 삼아 설교하면서 "이제 이스라엘 땅에 평화가 찾아왔다. 블레셋은 물러갔다. 하나님께서 이제 우리 교회를 블레셋의 가지가지 어려움과 이방 족속의 고통에서 해방시켰다. 2021년에는 모든 것이 끝나고 평화가 주어질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오늘은 해산의 날이다. 주님께서 엘리사를 예비하시고 디모데를 예비하셨듯 이 교회를 위해 주의종을 만세 전에 예비해 주셨다. 주의종을 통해 하나님 되심을 보여 주실 것이다. 모세와 함께 홍해를 건너게 하신 하나님이 오늘부터는 주의종과 함께 요단을 건너게 하실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는 C채널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8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명성교회 김종식 수석장로는 "2021년 모든 성도가 기도하며 기다린 담임목사님을 모시고 신년을 맞이한 것은 큰 축복이다"고 말했다.

명성교회는 교계 비판과 우려에도 부자 세습을 강행해 왔다. 2017년 11월 12일 김하나 목사를 2대 위임목사로 청빙했다.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신정호 총회장) 총회 재심 재판국은 2019년 8월 5일 밤 12시에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은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같은 해 9월 열린 104회 총회에서 수습안을 결의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 1일부터 위임목사를 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하나 목사가 복귀했다고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다 끝난 건 아니다. 예장통합바로세우기행동연대(박은호 대표)는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해 준 104회 총회 수습 결의안과 관련해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행동연대는 12월 30일 예장통합 총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의 자정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비판했다.

행동연대는 불법 세습을 정당화해 준 총회 결의를 사회 법정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했다. "교단의 공의와 헌법 질서를 회복하는 일을 교단 내에서 해결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실망이 가득하다"면서 "공의의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 우리 교단의 거룩한 공교회성과 헌법 질서,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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