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이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교회협에 관해 제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이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교회협에 관해 제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차별금지법 입법을 제안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이홍정 총무를 소환해 달라', '교회협에 대한 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해 달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105회 총회에 이례적으로 교회협 관련 헌의안이 다수 나왔다. 문제는 역시 차별금지법이었다. 헌의한 노회들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왜곡 정보에 기반해 교회협과 이홍정 총무를 규탄했다.

교회협 관련 헌의안은 예장통합 105회 총회 단일 헌의안 중 '제104회기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 수습안 철회 요청(12건)' 다음으로 많다. 서울강북노회(김준호 노회장)·대구동노회(김영식 노회장)·포항노회(김갑현 노회장)·천안아산노회(임형진 노회장)·부산노회(강상국 노회장)·부산동노회(전재전 노회장)·부산남노회(권영만 노회장) 총 7곳에서 헌의했다.

예장통합이 속해 있는 교회협은 보수 교계와 달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해 왔다. 교회협을 이끄는 이홍정 총무는 지난해 10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은 한국 사회의 기본 인권 지수를 높이는 일로, 종교가 관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6월 말 21대 국회가 차별금지법을 발의하자, 교회협 인권센터는 "차별금지법은 성서의 약자 보호법이며 모든 생명에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기독교의 희년법과 같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예장통합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태영 총회장은 6월 22일 성명에서 "결과적으로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하고 동성 결혼으로 가는 길을 열어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표현의자유를 비롯한 양심·신앙·학문의자유를 크게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장통합 105회 총회에 교회협 관련 헌의안을 낸 노회들도 김태영 총회장과 같은 입장이었다.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하기 때문에 막아야 하는데, 교회협이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강북노회는 'NCCK(교회협), WCC(세계교회협의회) 정체성에 관한 교단의 확실한 입장 정리 및 교단에 도움되지 않을 시 탈퇴해 달라'고 헌의했다.

안건을 제안한 김 아무개 목사는 8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교단의 정책과 반대로 가는 교회협의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고자 헌의했다. 통합 교단은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을 뚜렷이 한다"고 말했다. 헌의안에 WCC를 함께 넣은 이유를 묻자, 김 목사는 "교회협의 상위 기관이라서"라고 답했다.

포항노회는 '교회협특별대책위원회를 꾸려 달라'고 헌의했다. 노회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노회는 강성에 해당할 정도로 차별금지법을 심각하게 반대한다. 그런데 교회협과 이홍정 총무가 차별금지법을 지지한다고 하니까 헌의안을 낸 것이다. 동성애를 조장하는 차별금지법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노회들은 예장통합 소속 목사인 이홍정 총무 해임 헌의안을 냈다. 부산노회 강상국 노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교단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 교단에 속한 이홍정 총무가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행동하고 있으니 총무직 해임안을 낸 것이다. 우리 노회뿐만 아니라 부산동노회·부산남노회도 같은 안건을 냈다"고 말했다.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헌의안도 빠지지 않았다. 제주노회·포항노회는 '동성애 합법화 및 차별금지법 제정 위기에 따른 대처 방안 및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부산노회·부산동노회·부산남노회·경북노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서울강남노회·대전서노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총회 차원에서 적극 반대해 달라'고 헌의했다.

또 서울강남노회는 '신앙 양심에 따라 동성애자를 안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총회 헌법을 개정해 달라'고 했다. 서울북노회와 대전서노회는 '총회 동성애대책위원회(자문 기구)를 상설 특별위원회로 설치해 달라'고 헌의했다.

<뉴스앤조이>는 예장통합 헌의안과 관련한 이홍정 총무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이 총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예장통합 105회 총회에는 동성애자에게 안수를 주지 않게 해 달라는 헌의안도 올라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105회 총회에는 동성애자에게 안수를 주지 않게 해 달라는 헌의안도 올라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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