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교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다수를 억압하는 역차별법이라며 반발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보수 교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다수를 억압하는 역차별법이라며 반발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보수 교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기 위한 '한국교회기도회'를 출범했다. 이 모임에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국장로교총연합회·미래목회포럼·한국교회연합·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법학회·세계성시화운동본부·전국17개광역시도기독교연합회가 참여한다. 이들은 21대 국회가 추진하려는 차별금지법은 다수를 억압하는 '위장법'이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 및 출범식'이 8월 12일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이 주관한 행사에는 한국교회기도회 조직위원장 이재훈 목사, 집행위원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주요 교단 임원 등 200명 정도가 모였다. 개신교인으로 알려진 김회재(더불어민주당)·이채익·서정숙(이상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강단에 선 목사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왜곡된 정보에 기반해, 결과적으로 사회적 갈등이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이자 예장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백양로교회)는 설교에서 차별금지법은 역차별법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이번에 발의된 법은 동성애 보호법임과 동시에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이다. 동성애 찬성의 자유는 있으나, 반대 자유는 없는 역차별법이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소수 약자를 보호하는 법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목사는 "소수 약자가 어디 동성애자뿐인가. 그렇다면 왜 마약을 하는 사람은 법으로 보호하지 않느냐"고 했다. 또 "이 법은 단순히 교회 내에서 동성애 설교를 하느냐 못 하느냐 문제가 아니다. 진영 논리에 따른 진보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교회 문제만도 아니다. 가정과 국가를 살리느냐 무너뜨리냐 문제다"고 말했다.

한교연 상임회장 원종문 목사는 현 정부가 인권을 포장해 차별금지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원 목사는 "도덕과 윤리 인륜을 저버리는 악법을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 도덕과 윤리가 타락한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한국교회는 남자-남자, 여자-여자가 결합하는 비성경적 음란한 영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 약자 인권을 음주 운전자에 빗대는 황당한 발언도 나왔다. 세기총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는 "음주로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인권 보호를 이유로 느슨하게 처벌받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많은 음주 운전자에 의해 고아와 과부가 될 수도 있고, 장애자로서 불행한 삶을 살 수 있다. 소수 인권을 위해 다수 인권을 해치면 안 된다. 악법이 제정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기도회를 이끄는 이재훈 목사는 차별금지법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차별금지법 저지뿐만 아니라 저출산, 이주민, 환경문제, 정치 질서 등 한국 사회 문제를 잘 감당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이재훈 목사를 적극 돕겠다고 했다. 소 목사는 "누구 한 사람이나 한 단체의 힘만으로 차별금지법을 막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할 때 자유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고 보호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목회포럼 대표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는,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 협조가 절실하다고 했다. 고 목사는 "제1야당과 여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결정한 적 없다고 들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게)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이해하게 하는 일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회의원을 설득하면 성경적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 의원들 "여야 떠나 한국교회와 협력할 것"
미래통합당 이채익 의원(사진 위)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미래통합당 이채익 의원(사진 위)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도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차별금지법을 막아 내겠다고 화답했다. 김회재 의원은 "하나님께서 법 제정에 관여하고 계시고, 한국교회가 기도하기 때문에 제정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2006년부터 지속돼 온 (차별금지법) 논란이 전 국민에게 알려지기 바란다. 이 문제는 여야를 떠나, 기독 의원이 한마음이 돼 한국교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채익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가 확실히 차별금지법 반대 표명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차별금지법은 여야 정쟁의 산물이 되면 안 되고, 진영 논리에 파묻혀서도 안 된다. 차별을 조장하고 차별 있는 세상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만 법 만능의 시대는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 의원과 함께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책임지는 마음으로 법 제정을 막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하나님이 남성과 여성을 창조해 번성하게 하시고 영광 돌리는 삶을 살게 하셨다. (창조질서에 반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최대한 막도록 노력하겠다.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목사님들께서 기독 의원을 위해 기도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한국교회기도회가 8월 12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한국교회기도회가 8월 12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교회기도회는 매월 열린다. 다음 기도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김종준 총회장)이 주관하며, 9월 16일 오전 7시 서울 서대문교회(장봉생 목사)에서 진행한다. 주최 측은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 선언문도 발표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국회에서는 정의당을 중심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출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소위 평등법을 권고하고 있다. 국가와 교회적으로 엄중한 상황을 맞이하여 한국교회 연합 기관과 교단, 전국 지역 연합회와 기독교 연합 단체는 이 일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역차별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철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국교회기도회를 결정하고 본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범교회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를 전국 교회에서 개최함으로써 이 혼란을 돌파하고자 한다. 

우리는 한국교회기도회의 모든 활동에서 다음 사항을 준수한다. 

첫째, 우리는 공교회 중심으로 한국교회기도회를 조직하며,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목적으로 활동한다. 

둘째, 우리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정파적 편파성을 배제하고 범교회적으로 연합하여 활동한다. 

셋째,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로서 국가와 다음 세대를 위해 같은 뜻으로 협력하고 존중하며 활동한다. 

2020년 8월 12일
한국교회기도회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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