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지지자들이 3월 1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전광훈 목사 지지자들이 3월 1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너알아TV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감염 예방을 위해 각종 모임과 예배를 취소하고 주일예배도 영상으로 대체했다. 국가적 재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이때, 반정부 집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의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반정부 집회를 해 온 전광훈 목사 측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뒤에도 집회를 강행했다. 전 목사는 "야외에서는 감염된 사례가 없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집회를 막기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이 도심 지역 야외 집회를 금지하자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전 목사 측은 2월 29일 집회는 취소하지만, 3월 1일 광화문 주일 연합 예배는 집회가 아니기에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소송을 기각하자 전 목사 측은 사랑제일교회로 자리를 옮겼다.

코로나19 확진자(3월 2일 기준 4000명)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와중에도 전 목사 측은 3월 1일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 모여 예배했다. 약 2000명이 모였다. 예배당은 참석자들로 넘쳤다. 장의자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채 소리 내어 찬송을 부르고 통성기도했다. 예배당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교회 마당과 도로에 밀집한 채로 2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다. 예배 참석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 나온 발언들도 가관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보다 '공산주의 바이러스'가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며, 반공 프레임을 반복했다. 조나단 목사는 1일 주일예배 기도에서 "나라가 자유를 빼앗는 길로 가고 있다. 한국교회가 신앙의자유를 빼앗기고 있다. 공권력을 이용해 예배 자유마저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목사도 3월 1일 옥중 서신에서 이번 총선을 체제 싸움으로 규정했다. 그는 "주사파는 대한민국 국민을 완전히 속였다. 이제 우리가 선지자가 돼서 전 국민을 잠에서 깨워야 한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사회주의로 가겠다고 한다. 기독교인이라도 잠에서 깨어야 한다. 여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반공 바이러스를 뿌려대고 있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 측 예배는 한국교회를 더욱 욕먹이고 있다. 사람들은 전 목사 측과 신천지가 다를 게 무엇이냐고 비판한다. 오죽하면 제1야당 김용태 의원마저 "지금 상황이 어느 때인데 그런 일을 하나", "예배한다는 게 정말 적절한 일이겠느냐"며 전 목사 측을 공개 비판했을까.

전광훈 목사 측은 그동안 "나라가 있어야 교회도 있다"며 국가를 우선시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가 종식할 때까지 1~2주만이라도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게 어떨까.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말하는 '자유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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