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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재판 '세월아 네월아'
임원회, 서울동남노회 '사고노회' 지정…총회 재판국 "재심 언제 할지 몰라"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03.12 18:38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했다. 지난해 10월 제75회 서울동남노회 정기회에서는 몸싸움도 벌어졌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은 지난해 9월 103회 총회에서 명성교회(김하나 목사) 세습이 불법이라고 천명했다. 세습의 길을 터 준 헌법위원회와 규칙부 결의를 받지 않았고,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과 관련한 소송도 다시 하라고 주문했다. 총회가 불법 세습에 제동을 걸면서 교계 안팎에서는 예장통합에 거는 기대가 상승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총회 임원회와 총회 재판국은 여론과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재심을 맡은 재판국은 차일피일 재판을 미루고 있다. 임원회는 명성교회가 소속된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했다. 사고노회 지정은,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했던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직을 박탈한 것이나 다름없다.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맞서 온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노회원들은, 지난해 10월 정기회에서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다.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102회 총회 재판국 판결과 이 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단까지 나온 상태였다. 법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한 김 목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노회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명성교회를 지지하는 노회원들은 반발했다. 노회장 선출 자체가 불법이라며 지난해 11월 총회에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노회가 분규 움직임을 보이자, 총회 임원회는 12월 서울동남노회수습전권위원회(수습전권위·채영남 위원장)를 조직했다. 수습전권위는 양측을 불러 화해를 중재했지만 아무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애초에 중재로 해결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법적 정당성을 앞세우며 총회 재판국에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적어도 3월 안에 판결을 내려 줘야, 4월 정기회를 무난히 진행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총회 재판국은 3월 12일 서울동남노회 선거 무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고 남삼욱 목사가 3월 8일 소를 취하하며 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남 목사는 소 취하서에서 "총회 임원회가 2월 중순경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결의한 사실이 있다. 노회 임원 선출을 정상화하기 위해 소를 취하한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임원회가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하기 전이었다. 남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을 지지해 왔으며, 노회 재판국장 재임 당시 김수원 목사 등 비대위 소속 목사들을 제명·출교한 바 있다.

남삼욱 목사 말대로, 총회 임원회는 3월 12일 회의에서 서울동남노회의 직무를 포함한 기능을 정지하고 수습전권위원장이 서울동남노회장을 대행한다고 발표했다. 김수원 목사는 자동으로 노회장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명성교회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총회 서기 김의식 목사와 변창배 사무총장은 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의식 목사는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지난 노회장 선출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동남노회 정기회 동영상을 확인했는데, 무질서한 가운데 계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총회 임원회가 판단했을 때 서울동남노회가 자체적으로 노회 기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수습전권위를 파송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방에서 올라왔다며 기자회견을 연 지 10분도 안 돼 자리를 떴다.

기자가 총회 재판국과 법원 판결에 따라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이 되는 게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묻자, 변창배 사무총장은 "수습전권위가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임원회는 여러 달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다려 왔다. 진지하게 논의한 끝에 사고노회로 결정했다"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김수원 목사 측 "공정하지 못한 결정,
명성교회 관련 문제인데 타협안 나오겠나"

김수원 목사 측은 총회 임원회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공정하지 못한 결정이라면서 필요한 경우 가처분 소송도 제기하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동영상을 보고 (노회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는데,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임원회는 노회장을 추대한 장면이 편집된 영상만 확인했다. 우리가 제출한 모든 기록이 담긴 영상은 참고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를 노회장으로 추대한 건 판결에 따른 집행일 뿐, 결의나 동의를 구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수습전권위에 대한 회의감도 드러냈다. 김 목사는 "수습전권위가 어떻게 중재할 것인가. (노회 갈등은)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 있는데 타협안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교회법과 사회 법에서 이기고도 노회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김수원 목사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총회 서기 김의식 목사(사진 왼쪽)는 "서울동남노회장 선출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김수원 목사 측은 사고노회 지정에 공정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총회 재판국도 이날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명성교회 세습 재심은 다루지 않았다. 총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를 왜 다루지 않는지, 결과가 언제쯤 나오는지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에게 물었으나, 그는 "나도 재심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 국원과 논의해 봐야겠지만 3~4월 안에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지금 다루는 안건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총대들 대의를 확인했는데도 총회 지도부는 우유부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명성교회는 아무런 제재 없이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1년 반 동안 담임목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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