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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페미니즘=동성애' 항의에 성평등 세미나 무산 위기
반동성애 진영 압박에 주최 단체들 발 빼…학교도 '외부 행사' 이유로 불허
  • 장명성 기자 (dpxadonai@newsnjoy.or.kr)
  • 승인 2018.12.02 12:00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교육국이 주최하고 감리교청년회전국연합회(감청)와 감리교신학대학교(김진두 총장) 총여학생회가 주관해 12월 3일 감신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교회 청년 성평등 세미나'가 무산 위기에 놓였다. 반동성애 개신교인들의 조직적 항의 때문이다. 

가짜 뉴스 유통 채널 중 하나로 지목된 네이버 블로그 'GMW연합'은 11월 27일, '감리교 본부 교육국, 동성애를 옹호하는 비성경적 페미니즘 강연 열어 물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페미니즘은 기본적으로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에 행사를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글 마지막에는 감리회 교육국과 감청의 전화번호를 적었다.

GMW연합은 세미나 강사 엄혜진 교수(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를 두고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교수를 신학교에 부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엄 교수가 정의당 성평등 교육 강사였고, 양성애자이자 극단적 페미니스트인 은하선 작가와 공저한 책이 있다며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월 27일 네이버 블로그 'GMW연합'에 올라온 게시물. 감리회 본부 교육국과 감청의 문의 번호가 적혀 있다.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결국 감리회 교육국과 감청은 발을 뺐다. 감청 관계자는 11월 3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본부 교육국과 감청에 항의 전화가 많이 왔다. 항의 방문까지 있었다. 감리회 본부 내에서 방어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공식 주최에서 빠지기로 했다.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동성애와 관련 없는 페미니즘 강의'라고 설명했지만 그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본부 교육국 관계자도 "교단 본부 홈페이지에 행사 안내 공지사항을 띄웠더니, 항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동성애·성소수자 옹호 강의 아니냐. 취소하지 않으면 항의하러 찾아가겠다'고 말하는 목사도 있었다. 페미니즘을 동성애 옹호로 오해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감청과 의견을 조율해 빠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GMW연합 게시물에는 "본부에 항의해서 행사가 취소됐다. 대부분 감리교회와 성도들은 열심히 반동성애를 외치고 있는데, 본부에 들어가 있는 일부 좌파 직원들이 일을 꾸몄다. 내일 항의 방문도 가기로 했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려 있다.

학교 당국은 '외부 행사'라는 이유로 총여학생회가 주최하게 된 세미나를 불허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감신대 총여학생회가 행사를 넘겨받았지만, 학교 당국의 또 다른 문제 제기로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본래 학생경건처가 장소 대여를 허가한 세미나였는데, 며칠 사이 주최 변경으로 대여가 취소됐다. 총여학생회는 주최를 변경하고 장소를 다시 대여하기 위해 경건처로 찾아갔다. 기존에 허락됐던 세미나와 같은 내용인데도 경건처는 장소 대여를 불허했다. 주최만 바꾼 '외부 행사'라는 이유를 댔다.

이수현 총여학생회장은 11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부 단체인 총여학생회가 진행하는 행사를 외부 행사라고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 제기 없이 허락해 줬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주최만 바꾸고 내부 행사라고 하느냐'며 불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현 회장은 "'본부 단체들이 주최에서 빠진 상황을 확인해 본 후 다시 연락 달라'고 했다. 어제(11월 29일) 연락이 왔는데, 같은 이유로 행사를 허가할 수 없다고 하더라. 경건처에 직접 항의 방문까지 했지만 계속 똑같은 논리를 내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배 경건처장이 학교에 공문이 하나 왔다면서 '우리 학교에서는 이런 세미나를 열 수 없다'고 말했다. 동성애가 아니라 페미니즘·성평등을 다루는 세미나라는 사실을 설명하고 '그래도 불허하시겠냐'고 물었더니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너희를 보호하고 싶다'면서 '행사를 허락해 줄 이유도, 의사도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성배 경건처장이 언급한 공문은 감리회 동성애대책위원회 소속 한 목사가 김진두 총장에게 보낸 것이다. 공문에는 "감리회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은 범죄다. 감청과 총여학생회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페미니스트 모임을 주최하려고 한다. 감신대는 장소를 허가해 주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 처벌할 수 있다"는 교리와장정 조항과 며칠 전 있었던 무지개감신 기자회견 사진을 관련 자료로 첨부하기도 했다.

왼쪽이 바뀌기 전, 오른쪽이 바뀌고 난 후 웹자보. 감리회 본부 교육국과 청년회 이름이 빠져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감신대 경건처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총여학생회가 '내부 행사'라면서 가지고 왔는데, 처음 계획한 행사와 장소, 시간, 강사가 모두 같았다. 내용이 달라진 게 전혀 없어서 외부 행사 장소를 대여하는 총무처로 가라고 했다. 주최만 빠졌다고 내부 행사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은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 불허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뉴스앤조이>는 세미나 불허 이유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장성배 학생경건처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감신대 총여학생회는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세미나를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세미나는 12월 3일 저녁 6시 30분, 감신대 웨슬리채플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엄혜진 교수가 '페미니즘은 어떻게 평등을 말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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