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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총신대 이사들에게 데드라인 통보
12월 1일까지 정관 회복 의사 표시 없으면 제명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11.24 10:55

총신대생들이 총회실행위원회에 참석하는 목사들에게 학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김영우 총장과 대립하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전계헌 총회장) 총회가 김 총장과 재단이사들에게 '데드라인'을 통보했다. 총회 실행위원회는 11월 23일 서울 대치동 총회 회관에서 제1회 회의를 열고, 재단이사들이 계속해서 총회 지도를 거부하면 목사직을 박탈하기로 결의했다. 단 각 재단이사가 정관을 원래대로 돌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교단 내 지위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기한은 12월 1일이다.

12월 1일이 지나도 재단이사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총회는 해당 이사가 속한 노회에 12월 22일까지 당회장권 정직 및 제명 처리하도록 명령하기로 했다. 만일 노회가 이 명령에 불응하면 총회가 그 노회를 해산하기로 결의했다. 세부 진행 및 구체적 대응 방안은 전계헌 총회장에게 일임했다.

전임 길자연 총장 잔여 임기인 12월 28일 내에 김영우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김 총장이 속한 충청노회에 면직을 요청하고, 충청노회가 이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노회를 폐지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정관, 무엇을 바꿨나
'총회 지도' 삭제, '정년' 폐지
'타 교단 목사·장로'도 이사 선임 가능

예장합동 총회가 이토록 강력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총신대 재단이사회가 정관을 변경해 총회와 총신대 간 관계를 약화했다고 생각해서다. 총회는 올해 9월 재단이사회가 정관을 변경한 것을 김영우 목사가 총신대를 사유화하는 수순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행위 회의에서, 총회 서기 권순웅 목사가 총신대 재단이사회가 바꾼 정관 신·구 조문을 읽었다. 먼저 정관 1조(목적)는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에 의거하여 고등교육 및 신학 교육을 실시하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지도하에 성경과 개혁신학에 기초한 본 교단에 헌법에 입각하여 인류 사회와 국가 및 교회 지도자를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었다. 재단이사회는 여기에서 '총회의 지도하에' 문구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성경과 개혁신학에 입각한 교의적 지도하에"로 변경했다.

재단이사회는 "임원의 임기 중 71세에 도달하면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19조를 삭제했다. 임원의 자격을 규정한 20조 "본 총회에 소속한 목사 및 장로"를 "성경과 개혁신학에 투철한 목사 및 장로"로 변경했다. 정년 조항을 삭제하면서 동시에, 타 교단 목사·장로 중에서도 총신대 재단이사회 임원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45조(직위의 해제) 1항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다"는 항목 자체를 삭제했다. 이 조항은 김영우 총장을 위한 정관 개정으로 의심받아 왔다. 정관을 개정한 지 일주일 만에, 검찰이 김 총장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기 때문이다.

재단이사회는 10월 26일 한 번 더 정관을 개정했다. 47조의 2(면직의 사유)를 신설했다. 4항에는 "정치 운동을 하거나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거나 또는 어느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선동한 때"가 들어갔다. 총신대 신대원이 공식적으로 수업 거부를 결의한 시점이 11월 1일이므로, 이에 동조하는 교수들을 면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겼다.

실행위원들은 총신대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대화보다 강경론 우세
"3년간 뭐했나,
타협하자는 사람이 배신자"

총회 실행위원회에 참석한 목사들은 총회가 3년간 총신대에 무기력하게 당해 왔다며 불만을 쏟아 냈다. 3년간 대화도 해 보고 치리도 해 봤지만, 결국은 총회 추천 이사는 한 명도 이사회에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총신대 재단이사 15명 전원은 총회가 추천하지 않은 목회자들로 구성돼 있다. 실행위원 배재군 목사는 "어떻게 이사 15인이 총회나 운영이사회 원하지 않는 인물들로 구성되었느냐"고 물었다.

사건 진행 상황을 날짜별로 봤을 때도, 총회는 총신대에 기만당했다고 느끼고 있다. 총신대가 정관을 개정한 날짜는 총회 3일 전인 9월 15일이다. 9월 18일부터 익산에서는 102회 총회가 열렸다. 총회에서는 총회와 총신대가 화합하자는 의미에서 재단이사들을 모두 사면·복권했고, 9월 20일에는 김승동 재단이사장직무대행이 강단에 올라 전계헌 총회장과 포옹까지 했다.

실행위원 이영신 목사는 "교육부에 알아보니 총신대가 개정한 정관을 (총회 중인) 9월 19일에 보고했더라"고 했다. 총신대 재단 관계자는 기소된 자를 임원으로 둘 수 없다는 정관을 바꾼 것은 김영우 총장 때문이 아니라, 총회와 대립 중인 재단이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영신 목사는 "방어 차원이었다 할지라도 김승동 목사가 교단지에 (조건부였다고) 밝힌 것처럼, 총회와 화해했으니 정관을 원상 복구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시 이사장직무대행이었던 김승동 목사는 정관 45조가 102회 총회의 재단이사 치리 및 고소에 대비한 조건부 정관 변경이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김희태 목사는 "영화 대부에 보면 보스가 죽었을 때 타협하자고 하는 사람은 배반자다. 타협하자는 사람 총 맞아 죽어야 한다. (지금은 총신과) 대화할 차례가 아니다"라면서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오정호 목사도 "여우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들이 총회의 정신과 가치를 도둑질했다며, "도둑놈이 도둑질한 거 다시 갖다 놓고 '살려 주세요'라고 해도 안 될 판에 무슨 화해냐"면서 강경론을 폈다.

총신대 운영이사장 강진상 목사는 "운영이사회의 고유 권한 중 3학년 졸업 사정이 있다. 김영우 총장이 (12월 말로) 사임하지 않고 계속 집권한다면, 졸업생들은 내년 2월 김 총장에게 졸업장을 받아야 한다. 운영이사회는 김영우 총장의 이름이 찍힌 졸업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예정대로 11월 27일 새로운 총장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했다.

총신대 학생들이 총회 회관 입구에서 목사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김영우 총장을 반대하는 총신대 학생들은 이날 총회 회관을 찾아 교단 목회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100여 명은 총회 회관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두 줄로 서서 회관을 드나드는 목회자들을 맞았다. 일부 목사는 학생들을 격려했다.

총장 후보 추천권을 지닌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11월 15일 자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11월 27일 오전 총신대에서 총장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예장합동 총회가 주관하는 총신대 사태 비상 기도회가 충현교회(한규삼 목사)에서 열린다. 교단은 산하 교회들에게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김영우 총장을 상대로 한 재판 비용 모금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교단이 강경하게 나서는 데 대해, 총신대 재단 관계자는 "말로는 노회까지 해산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회 해산은 자칫 교단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어, 총회로서도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운영이사회가 27일 예정한 총장 후보 선출을 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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