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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신대원생 700여 명, 김영우 총장 퇴진 시위
"정관 변경 개입 드러나"…김 총장 "이사들 물어보면 조언한 정도"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10.31 19:45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총신대학교 김영우 총장이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총신대 이사회가 김 총장에 대한 기소 며칠 전 정관을 변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신대학교 정관 45조 '직위 해제 및 해임'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다"였다. 그러나 이사회는 김영우 총장이 기소되기 일주일 전, 이 조항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로 바꾸었다. 강행규정을 재량 규정으로 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총장은 법적으로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학내 구성원들은 이사회가 왜 지금 이 시기에 정관을 바꾸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지만, 김영우 총장을 비롯한 이사회 누구도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10월 19일 김영우 총장을 만나 정관을 변경한 이유를 물었으나, 김 총장은 "사립학교법과 대치되니까 변경을 한 것이다. 정관을 바꾸지 않아도 해임되지 않는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사장에게 물어보라.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10월 26일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9차 이사회 회의록을 보고 분노했다. 정관 변경을 의결한 9월 15일 회의 결과였다. 회의록에는 이사회가 변경된 정관과 관련한 하위 규정을 수정 및 보완할 경우 이를  김 총장에게 위임한다고 나와 있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이 학생들과 면담에서 자신은 정관 변경과 무관한 것처럼 말했는데, 이는 거짓이었다"고 주장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등 4개 자치기관은 무기한 집회에 돌입했다. 사진 제공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신대원 원우회 등 4개 자치기관 
무기한 시위
"기소 총장 사퇴하라"

학생들은 10월 31일, 총신대 양지캠퍼스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신대원생 700여 명은 "우리는 기소된 총장을 우리의 총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재단 이사회는 기소된 총장 김영우 목사를 즉각 해임하라", "총회 지도 원상 복귀! 정관 변경 철회하라!"고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었다.

양휘석 원우회장은 "정관 변경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하던 총장의 말은 지난주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불의하고 부끄러운 현실 앞에 서 있다. 학교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소리쳤다.

학생들은 예배당을 바라보며 구호를 외쳤다. "회개하라, 기소 총장! 총장 사퇴, 총신 회복! 기소 총장, 물러가라! 정관 변경, 철회하라!" 학생들의 성난 구호가 양지캠퍼스 교정을 휘감았다.

교수들도 함께했다. 박철현 교수(구약학)는 "500년 전 이날, 마르틴 루터는 불의한 현실에 맞섰다. 개혁주의 신앙을 배우고 있는 우리 역시 침묵해선 안 된다. 오늘 우리의 이 걸음이 총신의 개혁으로 이뤄지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신대원 교수들은 집회 때마다 돌아가며 발언자로 나설 계획이다.

이번 집회를 주최한 신대원 원우회·여원우회·대의원회·총학회는 매주 화·수·목 학교 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양휘석 원우회장은 "총장이 부끄럽다. 배임증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신학대 총장이라면 학교를 아끼고 한국교회 미래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는데, 총장 주변에서는 부끄러운 이야기만 들리고 있다. 앞으로 신대원 동문회와 교단 목회자들에게 함께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이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총장직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김영우 총장
"정관 개정 주도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는 10월 31일, 김영우 총장과의 통화로 그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김 총장은 학생들에게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담 당시 학생들에게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얘기한 건, 정관 개정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시정을 지시해, 이사회가 정관 개정을 재논의할 계획이었다. 정관 변경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렇게 얘기했다"고 했다. (총신대 이사회는 10월 27일 회의를 열어, 교육부 지시대로 정관을 변경하기로 결의했다.)

정관 개정을 주도했느냐는 질문에는 "이사들이 의견을 물으면 대답하는 정도였다. 이사들을 종용해 주도하지도 않았고, 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

왜 이 시기에 정관을 바꿨는지 묻자, 그는 "정관 45조(직위 해제 및 해임)는 옛날 법이다. 이미 사립학교법에서 없어진 조항이다. 정관을 삭제하지 않아도, 재판에서는 내가 이긴다. 상위법인 사립학교법에 근거하여 총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신대 정관이 현 사립학교법에 비해 뒤쳐졌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관을 일부 수정했다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에는 직위 해제 규정이 여러 가지 나온다. 58조의 2(직위의 해제) 1항 3호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4호에는 "금품비위, 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위 행위로, 감사원 및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사람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도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나온다.

기본적으로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원의 직위 해제는 재량 규정이다. 그러나 강행규정인 부분도 있다. 58조의 2(직위의 해제) 5항을 보면, 1항 1~4호의 직위 해제 사유가 함께 있을 때는 "직위 해제 처분을 해야 한다"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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