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명성교회 부자 세습 반대 시위가 열렸다.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11월 12일 오후 5시부터 세습 반대 시위를 위해 명성교회 앞 도로에 모였다.

세습 반대 시위가 시작되자 명성교회 남성 교인 30여 명은 집회가 열리는 도로 한쪽을 점거했다. 세습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피켓을 들고 한 줄로 서 있는데, 그 바로 뒤에 뒷짐을 지고 섰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고 써 있는 현수막 앞에 선 이들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시위를 방해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명성교회 세습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가 기도로 집회를 시작하겠다고 하자, 명성교회 교인들은 "대단하네~"라며 비아냥거렸다. 급기야는 시위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딴죽을 걸기 시작했다. 방인성 목사가 발언을 하는 도중에도 명성교회 교인들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방해를 지속했다.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당신 교회나 잘하라. 우리 교회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말하는 명성교회 교인도 있었다. 말로 공방을 이어 가던 이들은 감정이 격해져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공방이 계속되자 경찰은 장소를 약 30미터 옮길 것을 권고했다. 같은 장소에서 세습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세습 반대 시위대는 경찰의 권고에 따라 30미터 아래로 이동했다. 하지만 자리를 옮긴 뒤에도 명성교회교인들의 훼방은 지속됐다.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는 범위를 놓고 양측은 한 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JTBC 취재기자를 발견한 명성교회 교인이 큰 소리로 "너 JTBC야? 밀어내. 밀어내"라고 외치며 기자를 밀치기도 했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세습 반대 시위를 계속 방해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명성교회 교인들은 시위대가 교회로 들어가는 횡단보도를 막는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찰은 횡단보도 앞 부분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시위대는 그 안에서 시위를 이어 갔다.

김삼환 원로목사 추대 및 김하나 위임목사 취임 예배 시간인 저녁 7시가 가까워 오자 교회를 찾는 교인이 더 많아졌다. 같은 날 오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연합 기도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버스가 반대 시위 내내 교인들을 실어 날랐다. 교인들이 지나갈 때마다 "세습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지나가는 교인들을 향해 "김삼환 부자는 세습을 하고 싶으면서 왜 세습하기 싫다고 말하고, 명성교회 교인들은 왜 그 말을 믿느냐. 총회 헌법위원회가 의견을 낸 것뿐인데, 왜 교인들 앞에서 세습해도 된다고 거짓말을 했느냐. 거짓말하는 담임목사가 옳다고 하는 여러분은 제정신이냐. 명성교회 성도 여러분 정신차리시라"고 외쳤다.

명성교회 교인들이 세습 반대 시위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대부분의 교인은 눈길도 주지 않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다. "시끄럽다. 하지 말라", "나중에 천벌 받을 것"이라는 말로 시위대를 자극하는 교인도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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