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가 세습 반대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남자 집사 900명을 모집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3월 개혁연대가 명성교회 앞에서 진행한 세습 반대 시위 사진.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평신도행동)가 명성교회 세습 반대 시위를 예고했다. 평신도행동은 11월 5일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시위할 예정이다. 세습은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부인하는 행태라는 입장이다.

평신도행동이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자, 명성교회도 대응 준비에 나섰다. 명성교회 '재난예방부'는 남선교회를 중심으로 동원령을 내렸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명성교회 재난예방부의 동원령 문자메시지를 보면, 11월 5일 오전 9시부터 집회 종료 시까지 남자 집사 900명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참석자들에게 '예배 복장'(정장)을 입고 올 것을 주문했다. 식권 1장과 빵, 물을 제공한다고도 했다.

행동 지침은 세부적이다. "동원된 각 남선교회별로 집회 장소를 선점, 효과적인 집회를 하되 상대편 반대 모임 등 불순 세력이 교회 경내로 진입 시도 시 이를 저지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어 "각 남선교회 회장단 → 휴대폰으로 동영상, 사진 촬영하여 불법행위 등 채증 전담. 남선교회 총무 등 회원들 → 행동대원으로 구분하여 5~10명을 그룹으로 하여 반대 세력의 교회 경내 진입을 스크럼 짜서 방어. 다만, 절대 주먹이나 폭력, 욕설 등 시비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필요 시 열중쉬어 자세에서 배치기로 대응하되 여성에게는 배치기로 대응하면 안 된다"고 했다.

명성교회 재난예방부는 집회 대응 차원에서 동원령을 내렸다고 했다. 재난예방부 한 관계자는 11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방어하는 차원에서 모집한 것이다. 혹시라도 교회에 들어오면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남선교회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다만 아직 모집 중이기 때문에 예정된 인원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평신도행동은 "교회 세습을 반대하기 위해 가는 것이지, 교회 진입을 시도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이야기를 전해 주자 명성교회 관계자는 "세습은 북한이나 하는 거다. 투표로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김하나 목사를 선택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부화뇌동해서 음해하고 있다. 바깥은 시끄러울지 몰라도 교회 안은 조용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꼭 남이 잘되면 배 아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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