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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동침하면 죽이라' 구절, '반동성애' 뜻 아냐"
김진호 연구실장 "남성 성적 노리개로 삼던 귀족 축출 의도 텍스트"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6.1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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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연구실장은 성경이 '동성애 반대'를 말하고 있지 않고 말했다. 역사적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라는 레위기 20장 13절은 한국교회 내에서 '동성애 반대' 근거로 삼는 가장 대표적인 구절이다. 대다수 한국교회는 이를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내린 '명령'으로 이해한다.

레위기 20장을 보면 13절 전후로 죽여야 할 죄명이 많이 나온다. "누구든지 그의 며느리와 동침하거든 둘 다 반드시 죽일지니"(12절), "누구든지 아내와 장모를 함께 데리고 살면 악행인즉 그와 그들을 함께 불사를지니"(14절). 15~16절은 수간(獸姦)하는 남자나 여자를 다 죽이라고 한다. 이 구절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유독 13절에만 '여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여자끼리의 동성애는 허용한다는 뜻일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은 이 구절을 '반동성애' 관점에서 보면 안 된다고 말한다. 김 실장은 "결론부터 말하면, 성서는 동성애 문제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 당시 중동 지역 전반에 흔히 일어나는 성적 행위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성서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페이크 뉴스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6월 18일부터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카페 카멜로에서 '일요 신학 한백 교실 - 소수자의 눈으로 읽는 성서'를 시작했다. "극우주의적 개신교는 성서가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하지만, 그런 성서 구절들을 찾아보기가 너무나 어렵다. 겨우 몇 개를 억지 색출하여 성서가 그렇다고 생트집할 뿐"이라면서, 이러한 '페이크 뉴스'를 해부해 보자고 했다. 그는 4번의 강의를 통해 반동성애 구절로 인식돼 왔던 성경 본문들을 역사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첫 시간 텍스트는 레위기였다.

포로 귀환 시기 작성된 레위기
'남성 간 동성애 금지' 규정은
고대 근동 '히에로스 가모스' 금지,
암몬-사마리아 세력 축출 의도

김진호 실장은 레위기가 쓰인 역사적 배경을 알고 본문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흔히 레위기는 '성결 법전'이라고도 불린다. '계약 법전' 출애굽기가 레위기의 원형일 것으로 본다.

고대로 올라갈수록 법은 단순하다. 책을 쓴다는 건 국가적으로 엄청난 자원과 인력이 투입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법전 편찬이 쉽지 않았고 지방에 보급하는 것도 난제였다. 그래서 법은 간단명료하고 누구나 동의할 수 있어야 하며 외우기 쉬워야 했다. 김진호 실장은 십계명을 그 예로 들면서 "십계명이 열 개인 이유도 외우기 쉬워서다. 열세 개, 열네 개면 외우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레위기의 금지 조항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복잡하다. 출애굽기처럼 명약관화하지 않다. 범행을 입증하거나 색출하기도 힘든 것들이다. 김진호 실장은 그래서 레위기를 '이데올로기용 법'이라고 본다.

김진호 실장은 레위기가 유다 백성들의 포로 귀환 시기에 작성됐을 것이라고 했다. 레위기를 '이데올로기용 법'으로 보는 이유는, 이 법을 통해 유다 공동체를 독립적인 정치적 세력으로 만들어 재건을 도모하고, 친사마리아-친암몬파를 숙청하기 위한 명분을 삼았기 때문이다. 김 실장 이를 '분리주의적 어젠다'라고 했다.

김진호 실장은 이것을 '히에로스 가모스(ἱερὸς γάμος)'라는 고대 근동의 종교 의식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농사가 생업의 근간이었던 고대 근동 사람들은 풍요제를 지냈다. 사람들은 아세라·아스다롯·이쉬타르·아프로디테·베누스 같은 여신에게 제사를 지내고는 했다. '거룩한 결혼'이라는 뜻의 히에로스 가모스는 남자 사제나 여자 사제가 제사를 집례하고, 신과의 합일을 뜻하는 '가상 결혼식'을 맺는다. 그 정점이 신도와 사제 간의 성관계다.

김진호 실장은 히에로스 가모스가 고대 근동 전반에서 횡행했던 관습인 만큼, 유다에도 이러한 풍습이 반드시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호세아서는 여신 아스다롯을 야훼의 부인으로 모신 이스라엘의 문화 비판을 시사하기도 한다고 했다. 귀환 유다 공동체는 그런 관습을 척결하기 위해 히에로스 가모스(ἱερὸς γάμος)를 폐지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진호 연구실장은 성경 구절을 문자적으로 이용해 폭언을 자행한 '예언자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사실 유다 멸망 전, 한차례 개혁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다 왕 요시야의 '성전 개혁'이 그것이다. 열왕기하 23장 등에 "또 여호와의 성전 가운데 남창의 집을 헐었다"는 등의 구절로 미루어 보아, 김진호 실장은 요시야가 '히에로스 가모스'를 내쫓으려 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요시야의 개혁은 실패했고 유다는 멸망했다.

그렇다면 "히에로스 가모스를 하지 말라"고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남자와 남자가 동침하지 말라"는 식으로 서술했을까. 김진호 실장은 "대부분의 백성이 거룩한 결혼 의례를 풍요 의례로 믿고 있었고 그 의식은 지역 성소들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당국이 의례를 명시적으로 금하거나 성소를 폐쇄하면 대중의 원성을 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앙 권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나면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여자끼리의 관계는 금하지 않았을까. 김진호 실장은 유다 공동체 재건이 '사독파'로 대변되는 남성 엘리트 사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여성 역할이 많이 축소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배 주도권을 남자가 쥐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시야 왕의 성전 개혁 당시만 해도 성경 구절에는 '여성 예언자'가 개혁의 핵심 멤버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남성만이 '히에로스 가모스'의 주역으로 활동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 파트너는 여성이 아니라 동성 남성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고대 근동에서 동성 간 성관계는 흔한 현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잔존하던 친암몬·친사마리아 귀족 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김진호 실장은 당시 귀족들이 동성 소년을 '성적 노리개' 삼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이 관행은 로마 시대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이를 율법으로 금해 이들을 숙청할 명분을 삼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성-여성 간 성관계는 굳이 금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이런 법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을 뿐, 실효적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봤다. 김진호 실장은 "특정 시기 공안 바람이 불어 이 조항으로 사람들을 처벌했을 수도 있지만, 실정법으로 거의 무의미한 것에 가깝다. 집권 세력의 이데올로기용 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진호 실장은 "고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남성들이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동성과의 관계를 맺고 정액을 자기 몸에 바르기도 했다는 인류학자들의 분석도 있다. 여성과 관계를 맺으면 아이가 생길 수 있고, 생산력이 취약한 시대에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공동체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제시했다.

김진호 실장은 이 해설이 역사학 연구자로서 성경을 역사적으로 읽으며 세운 하나의 가설이라고 했다. 이 해석이 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고학적 발견 등 고대 근동 연구 결과와 많은 학자의 견해를 토대로 한 것인 만큼, 무조건 문자적으로 이해하는 식으로만 성경을 읽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성서 속 동성애 반대 페이크 뉴스' 두 번째 텍스트는 사사기다. '레위인의 첩' 이야기에서 베냐민 지파가 레위인과의 동성 성관계를 요구하는 장면이다. 6월 25일 오후 2시 충정로 카페 카멜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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