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MBC PD수첩이 동성애를 최전선에서 반대하는 집단으로 '보수 개신교'를 지목했다. PD수첩은 5월 30일 방영한 '성소수자 인권, 나중은 없다' 편에서 "성소수자들 앞을 가로막고 동성애 반대를 외친 이들 대부분이 한국 개신교인들이다.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동성애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한국 개신교"라고 지적했다.

방송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퀴어 축제가 열릴 때, 개신교인들이 '동성애 OUT'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장본인"이라며 동성애자를 직설적으로 비난하는 장면이 나왔다. 개신교인들은 "회개하고 돌아오라"며 방언 기도를 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배진구 사무총장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동성애자들에 대해 '너희들 나쁘다'라고 표현한 적은 없다. 동성애 행위는 우리가 믿는 성경과 반대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그 사람이 더 이상 잘못된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손잡아 주는 거다. 행위를 정당화해 주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동성애를 반대했다.

어떤 목사들은 설교 중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된 원인"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기도 했다. PD수첩 보도에 따르면, 한 목사는 주일 설교에서 "동성애자들은 스스로를 성소수자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변태 성욕자이고 동성애는 에이즈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다른 목사는 "동성애로 인해 가장 무서운 것이 에이즈 확산이다. 에이즈 신규 감염자의 93% 이상이 남성 동성애자 때문이다"라고 설교했다.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신형식 대한에이즈학회장은 "바이러스가 없는 사람과의 성 접촉을 한다고 해서 HIV 바이러스가 생기거나 전염되지 않는다. 성적 지향에 의해 생기는 게 아니라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가 가장 위험하다"고 단언했다.

보수 개신교는 동성애 반대에 앞장선다. 목사들은 강단에서 "동성애=에이즈"라고 설교한다. MBC PD수첩 방송 갈무리

개신교 안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자캐오 신부(길찾는교회)는 "교회가 혐오를 멈춰야 한다. 성서를 100% 문자 그대로 본다고 하면서 그렇게 행하고 있나. 성서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구절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혐오나 차별, 배척은 뒤로 밀려나야 한다"고 말했다.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대형 교회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수천 명에서 수만 명 되는 교회도 있다. 강단에서 이런 이야기가 유포되면 일반 교인에게는 그게 진리가 된다. 종교가 건강하지 못하면 정말 무섭다"고 지적했다.

PD수첩은 이외에도 군형법 92조 6을 근거로 유죄판결을 받은 A 대위 사건, 여러 정체성을 지닌 성소수자의 모습,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 차별금지법의 필요성 등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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