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14년 전, 성소수자 청년 '육우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내 한목숨 죽어서 동성애 사이트가 유해 매체에서 삭제되고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들에게 무언가 깨달음을 준다면, 난 그것만으로도 나 죽은 게 아깝지 않다고 봐요"라고 쓴 유서를 남겼다. 당시 반동성애 운동에 열을 올리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국민일보>를 겨냥한 말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7년. 한국교회 모습은 1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교회는 이전보다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동원해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동성애'가 한국교회를 위협한다며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는 말도 이젠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됐다.

14년 전 세상을 떠난 육우당을 기억하며, 더 평등한 세상이 하루속히 오길 바라는 이들의 기도회가 열린다. '고 육우당 14주기 추모 기도회'에서는 혐오와 차별에 희생된 이들을 위한 기도를 드릴 예정이다. 청소년 성소수자, HIV/AIDS 감염인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한다. 최근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색출 대상이 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성소수자 군인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예정돼 있다.

추모 기도회는 4월 27일 저녁 7시 명동 향린교회 향우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함께 마음을 모을 사람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행사를 위한 후원금 모금[국민은행 786101-00-045780 이종혁(무지개예수)]도 함께 진행한다.

문의: rainbowyesu@gmail.com(무지개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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