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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가족일 때 중독 치유할 수 있다
[4.24 부산]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사례 6 라파공동체
  • 김재광 (today@pastormentor.kr)
  • 승인 2017.04.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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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멘토링사역원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 부산중앙교회(최현범 목사),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는 4월 24일(월) 호산나교회에서 제8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을 엽니다. 워크숍에서 총 10개 교회 사례를 발표합니다. 교회 본질을 추구하면서 마을을 아름답게 섬기는 10개 교회 이야기를 연재 글을 통해 미리 소개합니다. 워크숍 참여하시는 데 도움 받으시길 바랍니다.  

 

'중독'이라고 하면 약물이나 도박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게임을 먼저 떠올리는 시대가 되었다. 중독 문제는 중증 질환의 영역을 넘어 일상의 영역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고 있다. 교회는 크고 작은 중독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는 교우들과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4월 24일(월) 부산 호산나교회서 열리는 '제8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에서 기독교 중독 치유 공동체인 라파공동체 사역 이야기를 나눈다. 라파공동체가 걸어온 길을 통해 '중독과 신앙 공동체'를 주제로 목회 현장의 고민을 나눌 계획이다.

충북 옥천 라파공동체. 중독 치유 공동체로 이웃 섬긴 18년의 이야기를 24일 부산 마을 사역 워크숍에서 소개한다. 사진 제공 라파공동체

라파공동체는 지난 18년 동안 알코올중독자들을 만나 왔다. 공동체에 들어오려면 1년을 약속해야 한다. 1년 동안 공동체에서 지내면서 생활 훈련, 관계 훈련, 노동, 기도, 쉼과 휴식 등의 과정을 보낸다. 물론 단주(斷酒)는 1년 공동체 생활의 기본 조건이자 목표다.

많이 받지도 않는다. 10여 명이 1년을 약속하고 들어온다. 하지만 1년을 다 채우는 사람은 2~3명이 될까 말까 한다. 약 60%의 사람들이 입소 3~4개월 안에 다시 술을 마시고 공동체를 떠난다. 10~20%의 사람들이 단주 4개월에서 10개월 사이에 나간다. 20~30%의 형제들만이 단주 1년의 치유 과정을 수료한다. 중도 포기 이유는 다양하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다, 공동체 생활이 불편해 돌아가겠다, 이제 정말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등.

하지만 18년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유는 하나다. 충동. 충동에서 벗어나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자기 자신도 충동이 이는 걸 깨닫지 못하고 부정한다.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충동이 거침없이 솟구친다. 그 길로 단주도 끝이 난다. 1년을 채우는 것이 정말 어렵다.

노동하고 기도하면서 생활 훈련과 관계 훈련을 한다.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사진 제공 라파공동체

20년 가까이 사역을 해 오면서 공동체는 실패를 거듭했다. 사역을 시작한 첫 3년 동안에는 총 100여 명을 만났는데 단 1명이 단주에 성공했을 정도다. '중독자 쉼터'에서 '중독자 생활 공동체'로 전환한 것도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고민을 거듭한 결과였다.

화려한 성과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한 해에 100명씩, 200명씩 단주를 실현하고 정상 생활로 복귀한다면, 공동체도 사역의 보람이 클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치유 공동체를 통한 사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20년 사역의 결실은 몇 십 명뿐이다. 그리고 또 새해가 되면 새 이웃을 맞이한다. 힘겨운 1년의 씨름을 또 해야 한다.

몇 명 안 되는 형제들과의 관계는 갈수록 깊어진다. 한 달에 한 번, 전국에 흩어져 있는 라파를 거쳐 정상 생활에 복귀한 형제들과 파티를 연다.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사람, 가족들과 다시 만나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 라파공동체와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 등. 몇 사람 안 되는 형제들과의 연대는 라파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지혜와 전망도 쌓였다. 이제는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은 지났다. 적은 수의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잘 도울 수 있을지가 공동체의 내공으로 자리 잡혔다. 과거 교계에 몇몇 단체와 교회를 중심으로 중독 치유 사역이 전개됐던 적이 있었다. 수백 명을 모아 놓고 치유 성회를 열고, 몇 주 프로그램으로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라파공동체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나는 '조금 부럽다'. 다른 하나는 '길게 가기는 어려울 텐데…' 역시나 모두 몇 년을 못 가 사역을 접었다. 20년을 버티면서 소규모의 치유 사역을 건실하게 이어 온 곳은 라파공동체가 유일하다.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18년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왔다. 그러면서 지혜도 쌓이고 내공도 다졌다. 사진 제공 라파공동체

라파공동체는 이렇게 말한다. 중독은 '역기능적 가정이 만든 어두운 그늘'이라는 것. '가족'은 중독을 이해하고 중독 문제를 풀어가는 중요한 키워드다. 중독과 기독교 신앙은 그렇다면 어떻게 연결되는가. 라파공동체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기독교 신앙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 된 관계를 말하지 않는가. 가족 된 관계를 통해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중독 치유에 있어서 기독교 공동체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가 곧 가족'이어야 한다는 것. 공동체가 가족일 때 치유가 가능하다. 중독 치료에 있어서 가족 된 관계의 경험이 근간이 되고 토대가 된다는 말을 강조해서 붙였다. 중독 문제를 놓고 씨름하면서 라파공동체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공동체적 관계의 원리와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리더의 준비다. 공동체 리더와 지도자, 목회의 책임을 맡은 이들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 치료의 전문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 이해와 관계 훈련의 과정, 공동체 안에서 중독 문제에 취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형제와 자매들을 교회는 어떻게 만나야 할 것인가. 지혜가 필요하고 경험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라파공동체는 말한다. 중독 문제를 풀어 가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고 단 기간에 성과를 거두기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라파공동체는 자연 양계와 밭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수도 생활 공동체를 조성할 계획을 품고 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라파공동체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라파를 거쳐 간 형제들과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수도 생활 공동체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라파공동체는 자연 양계를 통해 생계 노동을 실현하려고 한다. 4인 가족이 하루 4시간을 노동하면서 자연 양계를 하면 농촌에서 기본 생계가 가능하다. 그 외의 시간에는 중독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기도와 수련을 한다.

밭농사도 짓는다. 라파공동체가 있는 충북 옥천의 동네에는 휴경지들이 많다. 누군가 맡아서 경작을 해 줬으면 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다. 이미 4,000~5,000평을 확보했다. 공동체 식구들이 여기서 농사를 지을 작정이다. 땅은 곧 생명의 원천이자 신앙 고백의 중요한 조건이 된다고 공동체는 고백한다. 벌써 라파를 거쳐간 4~5가정이 자연 양계와 밭농사를 지으면서 공동체를 이룩할 꿈을 품고 실제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라파공동체는 이렇듯 고통받고 있는 이웃의 중독 문제를 영, 혼, 육의 치유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해 왔다. 하나님께서 일러 주셔야 자신의 충동과 결핍을 직면할 수 있다. 신앙 공동체의 가족 된 관계는 중독의 원인이 되는 허약한 마음을 튼튼하게 해 주는 기반이 된다. 여기에 생명을 일구는 노동과 건강을 돌보는 생활을 통해 중독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기른다.

워크숍에서는 라파공동체 윤성모 목사와 함께 '중독과 신앙 공동체'를 주제로 목회 현장의 고민과 지혜를 나눌 예정이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4월 24일(월)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열리는 '제8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 도시 교회 워크숍'에서는 시대 문제로까지 거론되는 이 중독 문제를 교회가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가면 좋을지 라파공동체와 함께 지혜와 고민을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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