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현선 기자] 편의점 알바 노동자는 을 중의 을이다. 폭언·폭행·성폭력을 당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피해를 입어도 어느 누구 하나 책임져 주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14일, 경북 경산시 CU편의점에서 일하던 알바 노동자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범죄에  노출된  편의점 알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본사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개인 사업자인 가맹점주의 권한과 의무를 본사가 대신할 수는 없다."

알바노조와 경산 편의점 알바 유가족은 3월 23일 서울 선릉역에 있는 BGF리테일(CU 본사)을 찾았다. 사건 발생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본사는 문을 닫아걸었고, 비공개 면담만을 주장했다. 알바노조와 경산CU편의점사건시민대책위는 3월 29일부터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CU 본사가 대책 마련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때까지 시위는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누구나 경산CU편의점사건시민대책위와 함께 1인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문의는 알바노조 최기원 대변인(010-2308-6726, albanodong@gmail.com)에게 하면 된다.

CU 본사, 당신들이 져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경산 CU편의점 알바 살해 사건 시민대책위와 함께해 주세요.

 

CU편의점 야간 알바 노동자가 손님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작년 12월 14일 새벽 3시 30분,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위치한 CU편의점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알바 노동자가 살해당했습니다. 20원짜리 비닐봉지 값을 지불하는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분을 이기지 못한 손님이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찔렀습니다. 이 알바 노동자는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본사 BGF리테일은 유족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건 다음날, 알바노조는 CU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살해당한 알바 노동자를 추모하고 폭행과 범죄에 노출되는 편의점 알바 노동자의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알바노조와의 면담 자리에서 BGF리테일의 홍보팀장은 "점주와 대책 논의 중"이라며, "유족 협의는 점주와 지속적 노력 중"이고 "안전 대책 부분에 대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유가족을 통해 확인한 결과 CU가 대책을 마련하고 유족과 협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은 완전한 거짓이었습니다. CU 본사는 단 한 번도 유가족 측에 먼저 연락을 취하지 않았으며, 유가족 측에서 본사에 통화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하지 않는 등 고의적으로 소통을 차단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조문 역시 없었습니다. 단 한마디의 공식적인 유감 표명도 없었습니다. 

폭력과 범죄가 일상인 편의점. 이게 다 가맹점주 책임인가요?
편의점에서는 매년 300~400건의 강력 범죄, 1,500~2,000건의 폭력 범죄가 일어납니다. 경찰이 입건한 건만 해도 이 정도입니다. 작년 알바노조가 편의점 노동환경 실태 조사를 시행했는데, 9%가 폭행을 당한 적이 있으며, 9%는 성폭력 또는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고, 65%는 폭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야간 아르바이트는 폭력에 노출될 확률이 두 배 높았습니다. 안전 대책이라고 시행하는 건 CCTV와 경찰 신고 이외에는 없습니다.

"개인 사업자인 가맹점주의 권한과 의무를 본사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CU 본사의 입장입니다. 35%에서 50%에 이르는 매출 수수료를 챙기면서, CU의 조끼를 입고 CU의 도시락을 팔고, CU의 인사법으로 손님을 맞이하며 최저임금 받으며 일하는 편의점 알바 노동자가 이렇게 죽었는데 아무런 책임도 의무도 없다고 합니다. BGF리테일은 알바 노동자들의 야간 노동을 통해 돈을 벌면서 그 위험은 모두 알바 노동자들과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요구: 사과, 보상, 안전 대책
3월 23일, 사건 발생 100일이 되는 날 알바노조는 유가족과 피해자의 벗들과 함께 CU 본사를 찾아갔습니다. 본사 측은 문을 닫아걸고, 비공개 면담만을 고집했습니다. 사과도 책임 인정도 전혀 없었습니다. 작년 휴대폰 공장 메탄올 실명 사건에서, 구의역 하청 노동자 스크린도어 사고에서, 올해 콜센터 현장 실습생의 죽음에서, 우리 사회는 과연 배운 것이 있습니까? 여전히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경찰 신고에만 의지한 채 폭력과 성희롱을 감내합니다. 알바 노동자들과 가맹점주가 모든 위험을 짊어진 채 본사의 배는 불러만 갑니다.

CU 홍석조 회장은 이재용의 외삼촌입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CU 주가 상승으로 앉아서 1조 원을 벌었습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3년 동안 5천억 원 순이익을 냈습니다. 그 3년 동안 편의점에서는 신고된 것만 해도 1,000건의 강력 범죄가 있었습니다. 3건의 살인, 557건의 강도, 17건의 강간, 506건의 강제 추행, 8건의 방화. 그리고 5,000건의 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런데도 책임이 없습니까? 일하다 살해당할 수 있는 직장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BGF리테일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하며,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을 내놓고, 무리한 야간 영업을 중단해야 합니다. 

경산CU편의점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
(유가족, 피해자의 벗,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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