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는 3월 2일 롯데시네마 본사 앞에서 아르바이트생 임금 꺾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알바노조(이가현 위원장)가 롯데시네마의 '임금 꺾기' 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알바노조는 3월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이원준 대표이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체불임금을 아르바이트생에게 돌려주고 꼼수 근로계약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알바노조는 올해 초 롯데시네마 아르바이트생 10여 명의 근무 실태를 설문했다. 그 결과, 대다수가 15분 또는 30분 꺾기를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꺾기는 근로시간을 15분 또는 30분 단위로 계산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30분 꺾기를 예로 들면, 한 근로자가 7시간 57분을 일해도, 7시간 30분만 반영한 값만 임금으로 받는다. 나머지 27분치 임금은 30분 꺾기 때문에 받지 못한다.

꺾기는 이랜드파크가 써 온 방식이기도 하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특별 조사 결과, 15분 꺾기 등 편법으로 아르바이트생 4만 4,360명의 임금 83억 7,200만 원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알바노조는 △손님이 없거나 일거리가 없으면 퇴근 시간 전에 돌려보내 그만큼 임금을 주지 않는 '시간 꺾기',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근무 기간을 10개월까지만 계약하는 관행 △옷을 갈아입는 등 근무 준비 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시키는 행위 △계약서에 명시된 근무 일정이 아닌 매니저가 그때그때 지정한 스케줄에 따라 일하는 실태 등을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롯데시네마 아르바이트생 김 아무개 씨는 "근로시간을 30분 단위로 작성하고,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일찍 보내는 등 꺾기를 당했다. 직원이 할 일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위임하고, 위급 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 등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 이가현 위원장은 롯데시네마가 부당 행위에 공개 사과하고, 전수조사해서 체불임금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매장에 노동교육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가현 위원장(사진 왼쪽)은 임금 꺽기 등 꼼수 근로계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꺾기가 롯데시네마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알바노조는 올해 1월 두 달간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아르바이트생 70명에게 근로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모든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이 '꺾기'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설문에 참가한 아르바이트생 중 47.2%는 1시간 미만 단위로 근로시간이 계산됐다고 응답했다(0~15분: 22.9%, 15분~30분: 15.7%, 30분 이상 8.6%). 전체 응답자 중 48.6%는 매장에서 퇴근 시간 전에 돌려보내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매장에서 정해진 시간 전에 퇴근하게 됐을 때 돈을 받았다고 응답한 이는 11.4%에 그쳤다.

김 아무개 씨는 "이랜드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임금 체불을 비롯한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기사를 보고 기자회견에 나오게 됐다. 기사에 나온 내용 대부분이 롯데시네마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설문 결과처럼 이번 일은 모든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공통 문제다"고 말했다.

이가현 위원장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근로감독관 1명당 1년에 처리하는 사건이 300여 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근로감독관을 확충하고, 아르바이트생들의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초·중·고에서 노동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사가 가맹점에서 일어나는 임금 체불, 부당 행위에 책임을 지도록 가맹사업법을 개정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특별 근로 감독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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