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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조례안' 제정 때만 되면 몸살 앓는 지자체들
지역 보수 개신교 단체들, 항의 전화·집회 등 압력 행사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7.03.24 21:15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호, 만약 여러분이 △김일성 북한 찬양하는 사람을 비판하면 △이단을 이단이라 하면 △청소년에게 임신하면 안 된다고 하면 △동성애자들 결혼을 반대하면 △학생들에게 동성애 하면 온갖 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하면 여러분은 이미 처벌받고 있거나 앞으로 처벌받으실 겁니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소셜 미디어에서 떠도는 메시지 일부다. 차별금지법, 각 지방자치단체 인권조례안 제정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공포 조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처벌', '역차별' 등 단어를 스스럼없이 입에 올린다. 공포를 조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항의 전화를 하고, 관련 글을 퍼 나르는 등 행동으로 옮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인권조례안을 입법 예고한 곳은 강원도 원주시와 경기도 오산시. 원주시 같은 경우 이미 제정된 '원주시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지만, 보수 개신교인에게는 '인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만으로 요주의 대상이다.

지자체는 입법 예고 후 일정 기간 주민 의견을 듣는다. 원주시 개정안과 오산시 인권조례안 주민 의견 수렴 기한은 3월 30일까지다. 오산시청 홈페이지에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온다. 김 아무개 씨는 "동성애자들은 이미 법으로 합법화돼 있어서 차별받은 적이 없다"며 인권조례안 제정에 반대했다.

이용희 교수(가천대)는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에서 국제본부장을 맡았다. 사진은 2016년 5월 열린 차별금지법 반대 포럼에 참석한 이용희 교수. 뉴스앤조이 이용필

지난해 서울 광진구청은 인권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가 호되게 당했다. "인권조례안이 제정되면, 동성애가 허용되고 동성애를 반대하면 처벌된다"는 허위 사실이 소셜 미디어를 타로 마구잡이로 퍼졌다. 광진구청에는 항의 전화와 반대 의견 수천 개가 도달했고, 광진구는 결국 인권조례안에 '성적 지향'이라는 단어를 삭제해야 했다. 당시 광진구기독교연합회도 긴급 모임을 열고 연합회 차원에서 반대하기로 결의했다.

대전에서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한바탕 난리다. 대전시의회는 지난해부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대전시의회 박병철 의원이 연 공청회는 보수 개신교인들과 보수 교권 단체 반대로 시작조차 못 하고 무산됐다. 이들은 '무조건 반대'를 외치며 회의 시작을 방해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해를 넘겼지만 제정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국교회는 비슷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공동으로 대응한다. 동성애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한동협·소강석 대표회장)를 통해 일관되게 움직인다. 한동협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단일한 동성애 대책 실행 조직"을 표방하며 지난해 12월 출범한 단체다.

한동협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단체 실행위원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주·오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 지역을 주시하고 있다. 지역 기독교연합회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하면 교회 차원에서 돕는 방법을 논한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때문에 다수자가 역차별 받고 종교의자유가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조례안 대부분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처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홍성수 교수(숙명여대 법학부)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시정 권고만 가능하고 처벌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인권조례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취지를 천명하는 것이지, 이를 어겼을 경우 어떻게 처벌한다는 조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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