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이 주관한 대각성 기도회가 3월 6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교회를 하나로 아우르겠다며 올해 1월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공동대표 김선규·이성희·전명구)가 대각성 기도회를 시작했다. 첫째 날 기도회가 3월 6일 저녁 7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잘못했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도회는 8일까지 열린다. 사회 등불이 되지 못하고 사회 지탄을 받고 분열을 일으킨 점 등을 회개한다는 취지다. 체육관 실내 전광판에는 '한국교회가 잘못했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는 문구가 반짝였다.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인원 대부분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교인들이었다. 교인 1만 여 명이 참석했다. 기도회는 한교총 공동대표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김선규 총회장 대회사로 시작했다. 김 총회장은 위기에 빠진 나라와 분열된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건국 이래 최대 국난이다. 이번 기도회가 끝나면 탄핵 심판이 나온다. 비상시국과 같은 나라를 위해 생명을 걸고 기도해야 한다. 심각한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사회 등불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됐다. 분열과 불신, 도덕적 타락 등 많은 문제를 겪고 있다. 한국교회가 먼저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워져야 한다. 교회가 거룩해지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대각성 기도회로 회개 운동을 일으켜 한국교회를 정화하자. 그렇게 되면 민족의 국난도 해결되고 한국교회도 새롭게 변화할 것이다."

첫째 날 1부 설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영훈 목사는 '십자가의 신앙(갈 2:20)'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나아가면 좋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부르짖어 기도할 때다. 가슴을 찢고 회개할 때 하늘의 은혜와 놀라운 힘이 일어나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흑암의 권세는 물러갈 것이다.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할 것이다. 머지않아 남북이 평화통일 될 날이 올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복을 받아 오늘에 이르렀다. 130여 년 전 선교사 왔을 당시만 해도 가난과 절망에 처해 있었다. 교육, 정치, 의료, 문화 등 전반적인 부문에 기독교가 기초를 놓으며,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부흥이 임했다."

이영훈 목사는 교계 지도자들 문제로 한국교회가 분열됐다며 회개와 각성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자리다툼을 하고 금권 선거를 하는 등 한국교회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 존경받는 교회가 비판을 받게 됐다. 교회 지도자들부터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개혁되면 이 땅에 불의와 분열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영훈 목사는 초대교회를 강조하면서 한국교회가 사랑을 말로만 실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회적 약자인 다문화 가정, 홈리스, 독거노인, 소년 소녀 가장 등을 사랑으로 섬기자고 했다. 긍정적인 믿음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美 종교 지도자 신뢰도 25%로 추락
정직성 가진 지도자 원해
하나님이 준 권력 잘못 사용해 문제"

미국 고든코넬신학교 데니스 홀링거 총장은 두 번째 설교자로 나섰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두 번째 설교자로 나선 미국 고든코넬신학교 데니스 홀링거(Dennis Holinger) 총장은 '지도자가 실패할 때'(삼상 2:22-2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미국 종교 지도자의 신뢰도가 30년 전 35%였는데, 지금은 25%로 추락했다고 했다. 홀링거 총장은 지도자가 특히 진실성·정직성을 가져야 하고 말과 행동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홀링거 총장은 본문 사무엘상에 나오는 엘리의 타락한 아들들을 언급했다.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고, 권력에 취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했다.

"권력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하나님을 섬기라고 주는 것이다. (권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사용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종들이, 하나님이 주신 권력을 잘못 사용할 때 하나님나라를 왜곡하게 된다. 신용을 떨어뜨리는 일이 벌어진다. 전 세계에서 예수를 안 믿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기독교인들의 위선이다. 신앙이 윤리적으로 다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비신자들이) 예수를 믿을 이유가 없다."

홀링거 총장은 한국교회를 향한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녀 지도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인격을 가지는 것이다. 또 잘못했을 때 그리스도 앞에서 회개해야 한다. 회개는 미안함과 유감을 표하는 게 아니다. 회개는 그 행동 양식에서 완전히 돌아서서 떠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진실성을 가진, 예수 그리스도를 살면서 반영하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참석자들이 통성으로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교가 끝난 뒤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가 대각성 기도회를 인도했다.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분열했다며 이를 막아 달라고 기도했다. 참석한 교인들도 통성으로 기도했다.

"이웃을 돌보지 못한 것 회개한다. 싸우고 미워한 것 회개한다. 피 흘려 섬긴 한국교회, 신앙 선배들 유산을 지키지 못한 것 용서하소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기도꾼이 사라진 것 용서하소서. 교회 지도자의 도덕적 타락을 회개하오니 용서하소서. 3개 교단으로 시작한 한국교회는 지금은 300개 교단으로 찢어졌다. 더 이상 안 된다. 주여 막아 주소서.

국민에게 신뢰 못 받는 지도자도 용서하소서. 대한민국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다. 탄핵이 눈앞에 있다.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인도하여 주소서. (헌재가) 바른 결정을 내리게 하소서. 헌법재판관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재판을 내리게 하소서. 민족의 결단을 내리게 하소서."

대각성 기도회는 박조준 원로목사(갈보리교회)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7일 대각성 기도회는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와 윤호균 목사(화광교회)가 설교한다.

사진 왼쪽부터 예장대신 이종승 총회장, 예장합동 김선규 총회장,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갈보리교회 박조준 원로목사의 축도로 예배는 끝났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첫째 날 대각성 기도회에는 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체육관 외부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는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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