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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오정현·전병욱 목사 소재로 연극
[인터뷰] 서른 살 CCM 사역자 박성준 씨, 공연 '가라교회' 만들다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12.29 23:47

"길게 늘어선 나무만도 못한 우리의 행진 / 산소가 아까워 산소가 아까워
이 산소가 아까운 범죄자 놈들아 / 내가 폭로하네 의의 검과 방패 투구 / 쓰고 혼쭐내러 가네 워워
눈이 어디로 따라가 / 성도의 엉덩이로 따라가 / 청소년을 노리개로 삼는 너흰 치료받아 / 아동 성애"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이 곡은 CCM 아티스트 박성준 씨(30)가 기획한 공연 '가라교회'에서 들을 수 있다. "사랑을 제일이라 말했던 예수의 삶과는 다르게 현시대 돈과 명예와 성(Sex)을 우선시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목회자들을 향한 풍자와 해학"이라는 공연 소개가 사뭇 비장하다.

소개한 곡은 '산소가 아까워'다. 라이즈업무브먼트 이동현 전 대표 사건 당시, 택시 타고 가다가 창문 너머로 지나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느낀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현했다고 한다. '나무는 산소를 주는데, 사람이 나무만도 못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 곡뿐만 아니다. 전광훈 목사, 오정현 목사, 전병욱 목사 발언을 소재로 한 곡도 있다. 전광훈 목사 대목에서는 "빤스를 내려 그러면 너는 내 성도"라는 훅(hook)이 귀에 꽂힌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하자 한국에 자살 문화가 퍼졌다는 전광훈 목사 발언도 들을 수 있다. 곧바로 사회 법보다 영적 제사장 법이 위에 있다는 오정현 목사 발언으로 이어진다.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 비신자 관점에서 본 황당 발언이 줄줄이 가사가 되어 흘러나온다.

CCM 사역자가 이런 공연을 기획했다는 게 낯설었다. 12월 19일 만난 박성준 씨는 원래 보수적인 기독교인이었다며, 가라교회 같은 공연을 기획할 만큼 안티(기독교)스러운 감성은 아니라고 말하며 웃었다. CCM 사역자로서 이런 곡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박성준 씨는 일반인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공연을 만들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박성준 씨는 CCM 아티스트들이 다루지 못했던 부분, 교회 내에서 하면 큰일 나는 공연을 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마침 인천문화재단에서 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을 내놨다. 박 씨는 일반 사람이 '교회에 이런 사람도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컨셉을 잡았다. 지루한 교회의 틀을 벗어나고 예술성이 돋보이는 공연을 기획했다.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사업 대상으로 선발됐다. 그러나 환경은 열악했다. 지원금은 부족했고 교회는 도와주지 않았으며, 청년들은 관심이 없었다.

"고독했어요. 잘못된 것을 알리고 고발하는 일이기에 마땅히 해야 하는 소재의 공연이라는 것은 확신했어요. 그런데 누군가를 비판한다는 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일이더라고요. 그 사람의 틈을 찾아야 하고 밸런스를 맞춰야 하고… 저도 잘못하면 고소당할 수 있기 때문에 조언을 받고 싶었는데 누구에게도 조언받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과 이런 주제로 얘기할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었어요."

자료를 준비하면 할수록 목사들의 민낯을 알게 됐다. 전병욱 목사 사건에도 눈을 뜨게 되고, 이동현 씨 문제도 알게 됐다. 준비하면 할수록 이 프로젝트는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9월 말에는 준비하다 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101회 총회가 열리는 충현교회를 찾아가 전병욱 목사 치리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에 참여했다. 거기서도 목사들이 외면하고 교인들이 눈 돌리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마침 총회 시즌이었어요. 우연찮게 교회개혁실천연대 분들이 피켓 시위하러 간다는 얘기를 들었고 저도 참여했어요. 그분들과 교회 앞에 가서 시위도 하고 전 목사 문제 처리하는 현장도 직접 봤어요. 그런데 삼일교회에서도 TF팀이라고 6명만 와 계셨습니다… 좀 많이 멘붕이었죠. 우리가 외치는 하나님나라의 공의, 정의는 이런 데서 외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우리 한국교회 성도들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교회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팀킬'했기 때문일까. 연극 가라교회는 일반인에게 더 반응이 좋았다. 대학 시절부터 함께하던 동료들도 이 공연을 왜 해야 하는지 처음에는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했다.

불편해하고 조심스러워하는 기독교인이 있지만, 박성준 씨는 이번 공연 내용은 지극히 1차원적이라고 했다.

"없는 얘기도 아니고 이미 나온 말을 가지고 노래를 했습니다. 가사도 다 그분들 말에서 따온 1차원적인 것들이에요. 이게 왜 위험할까요."

그에게 가라교회는 새로운 시도이자 시작이다. 교회 사역을 위한 똑같은 노래들과 예배 사역에 머물러 있지 않고, 어떻게 CCM이 세상 음악과 견주어도 될 만한 예술적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노래만 부른 게 아니라 춤과 랩을 섞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지금은 현상을 보여 주는 1차원적인 내용으로 구성했지만, 앞으로는 더 깊이 있고 경쟁력 있는 음악을 보여 주고 싶다는 포부도 있다.

박성준 씨는 기회가 된다면 가라교회의 완성도를 높여 서울 지역에서 한 번 더 공연할 계획이다. 이전 공연에서는 혼자서 노래하고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전문 댄서팀과 래퍼도 부르고 연기자와 가라교회를 한 번 더 선보이려 한다. 청년의 패기가 느껴진다.

"불의한 일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건강한 문화이지 않나요. 우리는 너무 종교적인 것 같아요. 저는 뭐 잃을 게 없어요. 주어진 길을 걷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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