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지난 5월 라이즈업무브먼트와 이동현 목사에 대한 제보를 받고 두 달 동안 관련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이동현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전화·메일·문자·카카오톡·내용증명·팩스로 질의서를 보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동현 목사가 있을 만한 곳도 방문했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기사가 나간 후에라도 이동현 목사와 라이즈업무브먼트에서 반론이 오면 이를 충실히 반영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 번의 실수였을까. 청소년 사역 단체 라이즈업무브먼트 대표 이동현 목사는 미성년자였던 A와 성관계를 맺은 후 4년 동안 그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조종했다. 교리를 이용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A를 고립시켜 이동현 목사만 의지하게 만들고 그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동현 목사는 2008년을 끝으로 A와 더 이상 만나지 않았다. A는 이동현 목사와 연락을 끊은 후에야 지독한 우울증에서 회복될 수 있었다. 지금 A는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이동현 목사와의 일은 과거사일 뿐, 이동현 목사가 더 이상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과연 이동현 목사는 A를 놓아준 2008년을 기점으로 변한 것일까.

2007년 여름, 유럽에서 생긴 일

2007년 6월 30일, 이동현 목사는 함께 사역하던 청년들과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유럽 여행은 이동현 목사, 여학생 B와 C, 남학생 D와 F, 총 다섯 명이 함께 다녔다. 이동현 목사는 자동차를 렌트해 직접 운전하며 여행을 이끌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여행은 시작됐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숙소를 남자 방과 여자 방으로 나누어 썼다. 여학생 B, C가 한 방을 쓰고 남학생 D와 F, 이동현 목사가 한방을 썼다. D는 지금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남자 방에 침대와 보조 소파가 있었다. 내가 보조 소파를 썼다. 여행 첫날이라 피곤했지만 잠자리가 바뀌어 쉽게 잠들지 못했다. 밤새 깨어 있다 새벽 4~5시쯤 산책하러 나왔다. 아침 식사를 먹으러 식탁에 앉았는데 이동현 목사가 남자들이 밤새 코를 너무 골아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그러더니 여자 방으로 가서 자겠다고 했다. 여자 방에는 더블 침대와 보조 소파가 있었다."

도시를 옮길 때마다 이동현 목사는 대부분 여학생 방에서 잠을 청했다. 남학생 D와 F는 당시 이동현 목사가 여학생 방에서 잠을 청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방에는 아직까지 여학생 두 명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여행을 계속했다고 증언했다.

▲ 이동현 목사는 제자 4명과 함께 유럽 여행을 하는 동안 여학생 한 명과 한 침대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이즈업무브먼트 홍보 동영상 갈무리)

7월 12일,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옮긴 후가 문제였다. D는 우연한 기회에 그동안 이동현 목사가 여학생 B와 한 침대를 썼다는 것을 알았다. 여학생 C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여학생 C의 증언도 D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동현 목사가 남학생들이 코를 골아 잠을 못 자겠다고 해서 우리 방으로 왔다. 내가 보조 침대에서 자고 이동현 목사가 여학생 B와 더블 침대를 사용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아예 두 사람이 한방을 썼다. 나는 다른 남학생 두 명과 한방을 사용했다."

D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 이동현 목사는 이미 유럽을 방문한 적 있는 사람처럼 많은 곳을 주도적으로 소개했다. D는 이동현 목사가 "꼭 보여 주고 싶은 것이 독일 프라이부르크라는 소도시에 있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동현 목사가 학생들에게 추천한 장소는 고문박물관. D는 이동현 목사가 전에 방문했을 때 사람이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해서 갔는데, 가보니 그 장소가 이미 없어지고 난 후였다고 말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실은, 이동현 목사가 2006년 2월 14일 피해자 A와 고문박물관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이동현 목사는 미국으로 떠나겠다는 A에게 이별 여행을 제안했다. A는 당시 고문박물관에서 본 장면이 너무 징그럽고 잔인했다고 기억했다.

여대생과 단둘이 한방을 쓰는 사역자. 동행자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D는 함께 차를 타고 갈 때면 이동현 목사가 여학생 B의 허벅지를 너무 심하게 쓰다듬어 민망할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동현 목사의 불같은 성격을 잘 알기 때문이다.

2011년 다시 불거진 문제…해법은 그냥 덮기?

여행을 다녀온 당사자들만 알고 있던 이 사건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진 건 2011년이다. 이동현 목사와 한방을 썼던 여학생 C는 우연한 기회에 부모님께 이 이야기를 했다. 부모님은 딸이 다니는 사역 단체를 대표하는 목사가 비상식적인 일을 저지른 것에 분개했다. 부모는 D에게 연락했고 D는 당시 고액 후원자였던 E 장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 후원회장을 맡았던 E 장로는 자초지종을 들은 후 이동현 목사에게 각서를 받았다. 이후 수차례 이 문제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좋게 해결하면 좋겠다는 말을 라이즈업에서 활동했던 학생들에게 말했다. 이동현 목사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자매들과 일대일로 만나지 않고 한방을 썼던 여대생 B는 대안 학교 사역으로 돌리겠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B는 대안 학교로 가기는커녕 멘토링 책임자가 되는 등 이동현 목사와 더 가까운 자리로 옮겼다. 상담을 이유로 여학생과 일대일로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것 또한 지키지 않았다. 2011년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를 마치고 몇 달간 쉬면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이동현 목사는 그 후에도 여름이면 학생 몇몇을 선발해 유럽 여행을 데리고 다녔다. 이동현 목사와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온 G는 당시 기억을 털어놓았다. G는 이동현 목사가 남자들이 코를 곤다거나 외로움의 영이 느껴진다는 핑계를 대며 여자 방에서 잤다고 증언했다. 운전하느라 힘들다는 이유로 여학생들에게 안마를 요구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했다.

▲ 라이즈업무브먼트에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훨씬 많다. 비율로 따지면 3:7 정도 된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기자

외로움의 영이 느껴져서…

다수 증언에 따르면, 2011년 한차례 파동이 일어난 후에도 이동현 목사는 여학생들을 지근거리에 뒀다. 단체가 커질수록 여대생들이 늘어났고 이들은 자원봉사 또는 간사로 활동했다. 이동현 목사는 활동하는 여대생 중 몇몇을 골라 자기 차에 태워 맛있는 것을 사 준다며 데리고 다녔다. 지금은 라이즈업을 떠난 H는 이 모임을 '목차모임(목사님 차 타는 모임)'이라 불렀다.

H에 따르면 목차모임은 매주 주일 오후에 있는 '신앙 훈련'이 끝난 후 모인다. 이동현 목사가 예뻐하는 여대생 4~5명을 데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방문한다고 했다. 음식값은 이동현 목사가 계산한다. H는 이동현 목사가 좋아하는 몇몇 여학생을 찍어 놓고 번갈아 가며 조수석에 태워 비싼 디저트·커피 등을 즐긴다고 증언했다.

이동현 목사에게는 비서가 있다. 실제 단체에서도 '비서'라고 지칭한다. 지금은 단체를 떠난 사람들은 역대 비서가 모두 여성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길게는 1년, 짧게는 6개월을 일한 후 새로운 사람으로 바꾼다. 물론 무급이다. 단체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0대 초반인 I는 모델학과를 다녔다. 그는 이동현 목사의 '예비 비서'였다. I는 당시 일어난 일이 일반적인 경험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I에 따르면 이동현 목사는 상담을 하겠다며 I만 자기 방으로 불렀다. I는 꼭 필요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닌데 굳이 방으로 부르는 것이 이상했다고 증언했다. 갑자기 밤에 불러 내서 중요한 일인 줄 알고 나갔는데 같이 샴푸를 사러 가자는 말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에게는 이동현 목사와 단둘이 다닌 기억이 있었다.

"이상하게 단 둘이 다니는 일이 많았다. 한번은 지방을 가고 있었는데 이동현 목사가 나에게 하는 말이 전에 'OO랑 다닐 때는 사람들이 연인인 줄 알더라. OO이랑 다른 가게에 갔더니 부부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말을 하더라. 그 말을 왜 나에게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I는 이동현 목사가 한 행동과 말을 자신의 멘토에게 말하며 비서를 못 하겠다고 했다. "비서를 하게 되면 그동안 느꼈던 이상했던 기분이 계속 들 것 같아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멘토 언니는 I의 고민을 듣고 오히려 I를 나무랐다. I에게 이동현 목사를 모함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며 크게 화를 냈다. 단체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조차 이동현 목사 편을 들었다. 친구들은 I에게 "회개하고 이동현 목사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뭘 잘못해서 사과를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 이동현 목사 곁에는 늘 여학생들이 있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I는 친한 친구들 부탁이라 이동현 목사에게 전화했다. I는 이동현 목사가 전화로는 호의적으로 반응했지만 막상 만났을 때는 태도가 돌변했다고 전했다. 역대 여성 비서들 이름을 언급하며 모두에게 똑같이 대했는데 네가 그렇게 느낀 것은 네 잘못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I가 잘못했고 회개해야 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 I는 이동현 목사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I는 결국 단체를 떠났다. 이동현 목사와의 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열심히 활동했지만 단체에서 활동할수록 세상과 단절되는 느낌이었다. 그리스도인은 전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세상 친구들과 연락하지 않고 그 안에서만 어울리는 문화가 싫었다.

여러 사람 증언을 종합해 보면, 이동현 목사는 다수의 여학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동현 목사가 몇몇 여학생과 가깝게 지내는 동안 다른 학생들은 무슨 일을 했을까. 다음 기사에서는 이 문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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