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단원고 희생 학생 246명은 '제적' 처리됐고, 미수습 학생 4명은 '유급' 처리됐다. 인양이 얼마 남지 않아 노심초사하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미수습자 가족은 아이를 찾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교실 존치 문제나 이번 학교의 행정 처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학교와 교육청, 심지어 시민단체들도 미수습자들의 입장을 묻지 않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런 부분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다.

▲ 4월 15일, 팽목항을 찾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은화 부모님이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러나 이 교육감은 미수습자 가족들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사진 제공 국제신문)

미수습자 은화 부모님은 4월 15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기념해 팽목항에 찾아온 이재정 교육감에게 무릎을 꿇었다. 세월호가 인양되어 아이를 찾으면 한 번만이라도 교실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 번이라도 아이 자리에 앉아 볼 수 있도록 교실을 보존해 달라고 읍소했다. 이 교육감은 학교와 상의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한 번도 은화 부모님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4월 22일에는 미수습자 다윤이 부모님과 은화 아빠, 현철이 엄마, 영인이 엄마가 단원고를 찾았다. 세월호 관련해 활동을 잘 하지 못하는 현철이 영인이 엄마도 교실 문제만큼은 두고 볼 수 없었다. 교감과 만난 미수습자 가족들은, 은화 부모님이 이재정 교육감에게 했던 부탁을 똑같이 했다. 세월호 인양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때까지만 교실을 보존해 달라고, 아이를 찾은 뒤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 앉았던 책상에 앉아 보고 싶다고 했다.

교감은 난처해하면서 교장과 상의한 후 연락을 준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 역시 그 이후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5월 9일, 416가족협의회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단원고 등이 '사회적 협약식'을 했다. 각 기관은 세월호 참사 후 최초의 사회적 협의라고 치켜세웠으나, 협의 과정에서 미수습자는 배제됐다.

사실 미수습자 가족은 단원고에도 분향소에도 잘 오지 못한다. 이들은 아이를 찾아야 그때부터 추억이든 추모든 할 수 있다. 아직 한 번도 아이들 책상에 앉아 보지 못한 부모들도 있다. 다른 유가족처럼 아이를 찾아서 아이들 책상에 앉아 보는 게 소원이다.

은화 엄마 이금희 씨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합의한 적이 없다. 학교와 교육청은 한 번도 우리의 의사를 물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정 교육감을 만났을 때, 최대한 재학생에게 방해되지 않게 교실을 보존하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었다. 학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미수습 학생들이 '유급' 처리된 것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유급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3학년 교실로 가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학교가 가족들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유급 처리한 부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윤 엄마 박은미 씨는 "유급 처리해 놓고 민법상 그랬다고 법을 들이대니, 우리가 거기에 무슨 말을 더 하겠나"라고 입을 뗐다. 교실 문제에 대해서는 "아이들은 수학여행을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최소한 아이들이 나와서 교실 한 번은 둘러볼 수 있게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당연히 해야 할 도리도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학교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이 찾는 게 가장 급한 사람들이다. 유가족 아이들 제적된 것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 유급된 것도 그렇고, 교실 문제도 그렇고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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