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자녀 비전 투어> ⑰
월요일 아침, 아쉬움 듬뿍 담은 작별 인사를 나눈 다음 워싱턴 DC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짧은 거리지만, 시원한 가을 나라에서 차가운 겨울 나라로 타임머신을 타고 '공간 이동'을 한 느낌입니다. 날카로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귀가 찢어지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바람을 타고 날아온 굵은 눈발은 얼굴 곳곳에 차갑게 달라붙습니다.
워싱턴에 오자마자 조지타운대학교 교정을 둘러본 다음, 서울의 홍대 근처 비슷하게 생긴 조지타운 거리를 누볐습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은 상점과 유명 브랜드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어우러져서 전통과 유행을 조화롭게 드러내는 거리를 시끄럽게 떠들면서 걸었습니다. 비록 몸은 잔뜩 웅크렸지만, 수면에 살짝 얼음이 깔린 포토맥 강을 타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밀리지 않고 삼삼오오 강변을 따라 걷기도 했습니다.
백악관, 국회의사당, 링컨기념관 같은 유명 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는 곳들입니다. 이밖에 포토맥 강 건너편에 있는 마운트 버논(mount vernon)도 방문했습니다. 보통 '워싱턴의 유럽 거리'라고 불리기도 하는 알렉산드리아 올드 타운에는, 물이 담긴 수십 개의 유리잔을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치면서 음악을 연주해 용돈 벌이를 하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대만큼 주위 반응이 신통치는 않습니다. 우리와 눈이 마주친 할아버지는 갑자기 '어버이 은혜'라는 한국 곡을 연주했고, 아이들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1달러 지폐를 팁(tip)으로 건넸습니다. 조금씩 미국 문화에 적응하고 있나 봅니다.
워싱턴의 유명한 관광지인 내셔널 몰을 둘러싸고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 19개의 박물관이 있습니다. 어디를 들어가든 공짜인 박물관들은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스미슨이 자신의 재산을 털어서 세운 인류 지식 창고인 셈입니다. 아이들은 이틀 동안 자연사박물관·역사박물관·국립미술관·항공우주박물관 등 각자 원하는 곳에 흩어져서 관람했습니다. 유대인 대학살의 역사적 아픔을 품고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다 같이 들어갔습니다.
영어로 듣기와 읽기가 능숙하지 못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미국 인디언, 흑인, 소수 인종, 유대인의 문화와 역사를 미리 공부해서 학습 효과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워싱턴에 오니 이처럼 가장 현대적인 곳, 아주 미국적인 곳, 무척 유럽적인 곳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진짜 미국에 온 것 같다'고 합니다. 아니, 그럼 여태 다닌 곳은 중국이니? 일본이니?
워싱턴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곳은 어디일까요? 고풍스러운 올드 타운일까, 명문 대학일까, 유명 관광지일까, 박물관일까요. 보름 넘게 아이들의 내면에서 꾹꾹 눌러놓은 욕망이 '빵' 하고 터진 곳은 쇼핑몰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쇼핑몰에 풀어놓으니 고삐 풀어준 망아지처럼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중간에 짐이 늘어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귀국하기 직전에 뉴욕에서 쇼핑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뉴욕 일정이 너무 빡빡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할 것을 쇼핑하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시간에 쫓기면 즐거움이 되레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쇼핑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참았나 할 정도로 눈에 불을 켜고 매장들을 들락날락합니다. 쇼핑몰 전체를 다 집어 삼킬 것처럼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쇼핑백에는 고작 몇 십 불짜리 옷, 신발, 모자, 가방같이 저렴한 것들로 가득했습니다.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원서 접수 기간 : 2014년 6월 2일(월)~6월 30일(월)
●1차 합격자 면접 : 2014년 7월 말(월)~8월 8일(금) 순차적으로 진행. 부모님 면접 함께.
●2차 합격자 심층 면접 : 2014년 9월 ~10월 중
●최종 참가자 발표 2014년 10월 24일(금)
●사전 준비 캠프 : 2015년 1월 12~13일(1박 2일)
●여행 기간 : 2015년 2월 5~27일(3주간)
* 비전 투어 후원
1) 국민은행 406237-01-005927 (목회멘토링사역원)
*죄송합니다만, 이 계좌는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드릴 수 없습니다. 기부금 영수증을 원하시면 다음 계좌를 이용해 주십시오.
2) 국민은행 093401-04-055159 (예금주: 한빛누리)
*입금 메모에 '비전 투어'라고 꼭 적어 주시고, 입금 전후에 꼭 저희에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 페이스북 메시지 등으로 그 사실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pastormentoring@gmail.com, 010-2397-1191, 목회멘토링사역원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