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뉴스앤조이> 독자들이 주목한 10개 기사를 조회 수 순으로 정리했다. 이 순위가 한국교회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고 할 수는 없다. 독자들은 아무래도 자극적인 기사에 더 눈길을 주는 면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대안적인 기사는 대부분 순위 안에 들지 못했다. 2015년에도 포기하지 않고 싸워 나가야 할 교회 개혁의 과제들을 되짚어 본다는 의미는 있겠다. (기사 제목에 링크를 걸었다. 제목을 누르면 기사를 읽을 수 있다.)

▲ 2014년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는 교황의 방한을 반대하며 연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의 대규모 집회 소식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1위
가톨릭 반대 집회에 1만여 명 운집 - 8월 13일 보도

<뉴스앤조이> 사상 최단기간 가장 많은 독자가 읽은 기사이다. 한 달 만에 2013년 최고 인기 기사보다 3배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교황 방한을 앞둔 8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의 대규모 집회 소식이다.

광주,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교회협)와 WCC를 비난했다. 교회협은 가톨릭과의 일치 운동을, WCC는 종교다원주의로 종교 통합을 시도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나흘 뒤 일부 개신교 단체가 열었던, 시복식이 한창이던 광화문광장에서의 반대 집회 기사도 많은 독자가 봤다. 기도하고 찬송하던 교인들은 "로마교황 적그리스도 우상숭배자" "우상숭배하면 지옥 갑니다. 회개하세요" 등의 피켓을 들기도 했다.

2위 김홍도 목사, 이번에도 "십일조 안 하면 암 걸려" - 8월 4일 보도

설교의 단골 주제, 아직도 많은 교회에서 십일조와 헌금을 강조하고 있다. 김홍도 목사(금란교회)는 '하늘 축복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설교에서 내내 십일조를 강조했다. 그는 교회 재정이 부족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고 수차례 반복했다. 미국의 거부들과 자신의 형제들이 잘된 이유가 십일조 생활 때문이었다고 했다. 십일조를 안 했다가 집에 불이 난 어떤 권사와, 십일조를 떼먹다가 부인이 유방암 걸린 어떤 장로의 예를 들었다.

홍재철 목사(경서교회 원로)도, 하나님 축복을 받으려면 정성껏 헌금을 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홍재철 목사는 특히 '일천번제'를 해서 자녀와 손자가 잘됐다고 소개하며, 일천번제는 "꾸준히 매일" 해야 하고, 하나님의 관심을 끌 만큼 충분해야 한다고 했다. 홍재철 목사의 조회 수 순위는 12위이다.

▲ 지난 2010년 "십일조 안 하면 구원 못 받는다"고 말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2014년 8월에는 십일조를 안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홍재철 목사(경서교회 원로)는 일천번제 같은 헌금을 꾸준히 잘하면 자녀가 복받는다고 8월 17일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3위
서머나교회, 담임목사 사망 후 영상 설교 1년째 - 2월 21일 보도

고인의 동영상을 보며 예배하는 교회가 있다는 보도가 3위를 차지했다. 상반기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은 기사였다. 서머나교회는 주일마다 고 김성수 목사가 남긴 설교 동영상을 보며 1년째 예배드리고 있다. 고인의 설교로만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김 목사의 사인이 심장마비가 아니라 자살로 확인되자 소식은 일파만파 번졌다. 자살 관련한 여러 가지 논쟁을 일으켰고, 예배와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져 주었다. 이 기사는 나온 지 한 달 만에 1년 누적 조회 수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본문 아래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4위 "내가 믿었던 신앙이 나를 배신했다" - 11월 4일 보도

단원고 고 김주희 양의 어머니 이선미 씨의 인터뷰 기사이다. 이선미 씨는 신앙을 버린 건 아닌데 더 이상 교회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예쁜 딸을 앗아 간 세월호 사건 속에서 불의에 침묵하는 교회와 교인들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가 만난 희생자 가족들 중에는 신앙생활 열심히 해서 천국에 꼭 가야 한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 세월호 침몰로 먼저 하늘로 가 버린 아들을 만나고 싶어서이다. 조카를 가슴에도 묻지 못한 이모는 조카를 데려가신 하나님 앞에 질문과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오정현 목사는 4월 27일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 순장반 간담회에서 '국민이 미개하다'는 말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5위
오정현 목사, "'국민 미개하다' 틀린 말 아냐" - 5월 22일 보도

4월 일어난 참사에 한국교회의 모습은 부끄러웠다. 오정현·전광훈 목사의 '미개 국민' 발언, 조광작 목사의 막말과 김삼환 목사의 설교가 파문을 일으켰다. '세월호 사고는 하나님을 떠나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유의 글들이 지탄받는 것을 기사로 옮겼고, 독자들이 많이 읽었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생환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사탄적 주술'이라는 글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퍼졌다. 이를 반박하는 글을 싣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페이스북 등 SNS에 전파되었다. '노란 리본 달기가 사탄적 주술이라고?'(4월 25일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가 10위를 차지했다.

6위 김삼환 목사 아들의 '화려한' 분가 - 3월 8일 보도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분립 개척 소식이다. 김하나 목사는 새노래명성교회라는 이름으로 하남기도실 교인 600여 명을 데리고 시작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새노래명성교회 창립이 아버지의 특혜를 입은 것으로 '변칙 세습'이라며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7위 빚더미 교회, 400억에 사 달라는 조용기 목사 처남 - 3월 4일 보도

조용기 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 소식이 7위이다. 김성광 목사는 강남순복음교회 인수를 먼저 제안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약했다며 3월 한 달간 주요 일간지에 수차례 광고를 냈다. 교회 대지와 예배당 건평, 교인 수, 1년 예산 등을 따지면 500억은 받아야 한다고 했다. 400억 합의로 결론이 났다.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는 300여억 원이며, 매달 이자만 1억씩 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2월 26일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부결했다.

▲ 영화 '쿼바디스'가 현재 1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한다. 수익금 3000만 원을 희년함께의 부채 탕감 운동에 쾌척할 예정이다. 개봉 며칠 전 사랑의교회가 김재환 감독에게 내용증명 보냈고, 개봉 며칠 뒤 한국교회언론회가 교단에 공문을 보냈음이 알려졌다. 이 같은 일들이 오히려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냐는 분석도 나온다. (자료 제공 김재환)

8위
오정현 목사가 소송 협박으로 막으려 한 영화 - 12월 5일 보도

한국교회의 비성경적·반복음적인 모습을 고발하는 영화 '쿼바디스'가 다큐 영화로서는 흥행 중에 있다. 개봉 며칠 전, 사랑의교회가 김재환 감독에게 보낸 내용증명이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의 명예훼손이 우려되니 영화에서 삭제하라고 했다.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협박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교단에 공문을 보내 쿼바디스의 상영을 함께 막자고 했다. 반기독교·반교회적 영화라는 것이다.

9위 조용기 목사, 정몽준·남경필 후보에 안수기도 - 6월 1일 보도

일반 언론사에서도 사진을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회를 찾은 두 후보에게 조용기 목사가 손을 얹고 기도했다. 선거에서 승리할 줄 믿는다고 했다. 4부 예배 때 교인들 앞에서도 조용기 목사는 "두 후보와 좋은 사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어쨌거나 같은 기도를 받았는데 당락은 갈렸다. 조 목사의 한쪽 손에 힘이 더 실렸던 것일까.

10위 노란 리본 달기가 사탄적 주술이라고? - 4월 25일 보도

11위 일본 선교 대부, 여교역자 상습 성추행 의혹 - 8월 6일 보도

일본 최대 규모 교회인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의 여사역자 성추행과 폭행 의혹을 8월 초부터 시리즈로 다뤘다. 결국 김 목사는 피해자와 부교역자들, 자기 가족에게 미안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는 모든 요직에서 물러날 것을 약속했다. 요한교회는 비상위를 조직해 피해자들의 치유를 돕고 보상하는 한편, 정관 개정과 투명한 재정 운용을 통해 그간의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요한동경교회가 운영하는 외국인학교 학부모 회의에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들이 꾸민 것이며 <뉴스앤조이>가 교회를 파괴하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와 교회는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까 지켜볼 일이다.

▲ 지방선거로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6월 1일 주일, 조용기 목사는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와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에게 지방선거의 승리를 기원하며 안수했다. 이 사진 한 장은 SNS를 타고 급속히 퍼졌다. 몇몇 주요 언론사에서 사진을 요청해 오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이밖에, 고 옥한흠 목사의 아들 옥성호 씨의 인터뷰 기사("사랑의교회는 더 이상 사랑의교회가 아니다"), 소강석 목사 출간 기념회에 참석해 그를 극찬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용기 목사가 주목을 받았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기리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한 서세원 씨에 관한 소식이 그 뒤를 잇고, 홍혜선 씨가 주장한 '전쟁 예언' 관련 기사들이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독자들은 교회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사건에는 분노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읽었고, 이루 헤아리기 어려운 고통을 겪은 이웃과는 애통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읽었다. 새해에도 악한 자에게 분노하고 약한 자에게 공감하며, 나를 성찰하면서 남을 돌아볼 수 있는 성숙한 <뉴스앤조이>가 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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