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상반된 것을 가르쳐요.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하잖아요."

"저도 교황 방한에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마치 교황을 신처럼 여기니까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둔 8월 12일, 반대 집회에 참가한 이들의 말이다.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운동연대·송춘길 조직위원장)는 일산 킨텍스에서 교황 방한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킨텍스 제2전시장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의 교인이 운집했다. 광주,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올라온 이들도 상당했다. 운동연대 고정양 사무총장은 제주에서 온 교회도 있다고 말했다. 입구는 문전성시를 이뤘고, 약 3400평의 행사장도 절반 가까이 찼다.

참석자들의 반대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몇몇은 'NCCCK 가톨릭 일치 반대', 'WCC 반대' 등의 문구를 넣은 피켓을 만들어 왔다. 붉은색을 칠한 십자가를 든 교인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일부 교계의 종교혼합주의를 규탄하며 하나님의 긍휼과 한국교회의 회개를 위해 기도했다.

▲ 참석자들은 가톨릭과 교황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각자 만들어 왔다. 기도회 시간에는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모두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긍휼과 한국교회의 회개를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송춘길 조직위원장은 가톨릭 일치 운동을 종교개혁 500년 역사와 한국교회 130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운동연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에 맞춰 이를 반대하는 '8·16 기도 대성회'도 가질 계획이다. 대성회는 16일 오전 10시 청계2가 한빛광장에서 열린다. 이들은 올해 7월 22일 광주겨자씨교회에서 '기독교와 가톨릭 일치 반대 전국 목사 집회'를 열었고, 기독교와 가톨릭의 차이를 알리기 위해 <흑백보다 더 다른 기독교와 가톨릭>, <가톨릭과 바람난 한국교회>라는 소책자를 발행해 전국 교회에 배포했다. 지난 2013년 '제10차 WCC(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가 열렸을 때에는 벡스코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송춘길 위원장은 집회 취지를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 5월 22일 한국 가톨릭과 함께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협의회)를 창립한 것은 배교 행위라고 했다. 그는 교황 방한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대한민국 수도 중심지에 제단을 쌓고 죽은 자를 위해 제사를 지내는 게 말이 되냐며, 이것은 대한민국을 로마 가톨릭 지배권 아래 두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날 강단에 올라선 목회자들은 WCC의 종교다원주의를 비판하고 NCCK의 가톨릭 일치 운동을 반대하는 데 입을 모았다. '절대로 일치할 수 없는 일'이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한 박덕기 광신대 전체이사장은 1948년 1차 총회부터 2013년 10차 총회까지 각 총회에서 나타난 종교다원주의를 지적하며, WCC가 궁극적으로 종교 통합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협의회에 대해서는 NCCK가 한국교회를 가톨릭에 송두리째 바치려 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공덕 축적·연옥·면죄부·교황 무오 등 가톨릭의 일부 교리들은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을뿐더러 기독교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다원주의로부터 교회 지키자"

송 위원장은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집회 목적이 가톨릭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고 한국교회와 가톨릭의 일치 운동을 반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강단에서는 가톨릭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이원재 광주전남노회협의회 직전 회장은 대회사를 전하며, 가톨릭은 기독교가 아니라 로마의 혼합 종교이자 마리아를 신격화해 우상을 숭배하는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격려사를 전한 총신대학교·대구신학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정성구 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도 가톨릭을 기독교의 탈을 쓴 우상 종교라고 말하며, 가톨릭의 마리아 숭배 사상이 바벨론의 여신 숭배 사상에서 나왔고, 바티칸 궁의 오벨리스크는 태양신을 숭배하는 탑이라고 설명했다.

이건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연구대책위원장은 가톨릭의 이단성을 들췄다. 가톨릭이 성경 공동 번역시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번역해 하나님을 범신론적 의미로 전락시켰고, 교황을 하나님 대신 숭배하고 있다며, 가톨릭을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 적그리스도라고 규정했다.

종교다원주의 등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면사를 전한 전대웅 호남협의회장은 종교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은 유일한 객관적 진리를 반대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오직 예수’, ‘오직 말씀’을 선포하고 신앙의 순수성과 정체성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34명의 호남·제주 지역 노회장들은 이날 앞에 나와 가톨릭과의 '신앙과 직제 일치'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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