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의 <뉴스앤조이> 기사 중 독자들이 많이 찾은 기사를 정리해 한국교회 이슈를 짚어 봅니다. 지난 12월이 포함되긴 했지만 일사분기라 부르겠습니다.

이 기간 만들어진 기사는 550개가 좀 넘습니다. 조회 수 상위 1~20위 기사를 보면 5개를 제외하곤 모두 대형 교회(목회자) 관련 기사였습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6개였고,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가 3개, 명성교회(김삼환 목사)가 2개, 경향교회(석기현 목사)가 2개였습니다. 50위까지 범위를 확대해 봐도 대형 교회 목회자의 교회 재정 비리, 불륜·세습 문제, 비상식적·비민주적인 교회 운영 등 별달리 나아질 게 없습니다. 기사들 중 '훈훈한' 소식도 적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큰 반응을 얻지는 못하여 '이슈'에 명함 들일 정도는 못 되네요.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부터 아래에 소개합니다.

고인 동영상 보며 예배드리는 교회…교회와 예배 본질은 무엇?

▲ 고 김성수 목사의 설교 장면. 1분기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은 서머나교회 기사는 작년 최고 조회 수 기사의 1년 누적 기록을 한 달만에 갈아 치웠습니다. (서울서머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1분기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은 것은 서머나교회 기사였습니다. 서머나교회는 주일마다 고 김성수 목사가 남긴 설교 동영상을 보며 1년째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고인의 설교로만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김 목사의 사인이 심장마비가 아니라 자살로 확인되자 소식은 일파만파 번졌습니다. 자살 관련한 여러 가지 논쟁을 일으켰고, 예배와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져 주었습니다. 이 기사는 나온 지 한 달 만에 1년 누적 조회 수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본문 아래 댓글이 180개가 넘게 달렸어요. 두 번째로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가 댓글이 70개쯤이니 엄청난 반응입니다.

조용기 목사 처남 김성광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교회 팔려다 퇴짜

조회 수 2위는 조용기 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가 차지했습니다. 김 목사는 강남순복음교회 인수를 먼저 제안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약했다며 3월 한 달간 주요 일간지에 수차례 광고를 냈습니다. 2월 14일 여의도교회순복음교회 장로회 사무실에서 각서까지 쓰며 계약했다고 주장한 김 목사는, 2월 23일 주일예배서 교인들에게 교회 통합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교회 대지와 예배당 건평, 교인 수, 1년 예산 등을 따지면 500억은 받아야 하는데 400억에 합의했다죠.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분과위원회는 강남순복음교회 매입 안건을 2월 26일 부결했습니다.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는 300여억 원이며, 매달 이자만 1억씩 내고 있습니다.

세습 NO! 분립 개척 YES! - 명성교회, 새노래명성교회

▲ 새노래명성교회 창립 예배에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를 꼭 껴안고 있습니다. 교회를 물려받지 않고 분립 개척을 했지만 아버지로부터 특혜를 입은 김하나 목사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변칙 세습'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분립 개척 소식도 급속히 퍼졌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하지 않겠다던 약속대로 따로 개척했습니다. 크게 세워진 새 예배당에 명성교회 하남기도실 교인 600여 명을 흡수하며 시작했지요.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새노래명성교회 창립이 아버지의 특혜를 입은 것으로 변칙 세습이라며 규탄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한편, 아버지 김삼환 목사는 국가조찬기도회 설교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추어올리고 박 대통령이 고레스 같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김 목사를 향해 사람들은, "역사의식이 부족하다", "기도회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때 함께하지 않고 정치권력과 재벌 자본에만 빌붙는 행위다"며 비판했습니다.

목사님, 우리 아빠와 아들 목사님! - 경향교회

사례비와 목회비만 한 달에 2000만 원, 성찬·세례 집례비 50만 원씩 따로 받고 절기마다 800만 원에 책 구입비는 1200만 원, 생일 축하금은 500만 원….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항목의 돈을 경향교회에서 받아 챙기는 석원태·석기현 목사 부자 얘기가 삽시간에 퍼지며 댓글 수십 개가 달렸고, 지금까지 읽히고 있습니다. 석원태 목사는 1976년 예장고려가 예장고신에서 분리된 이후 예장고려 총회장과 총회 유지재단 이사장, 고려신학교 교장이라는 지위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총회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2003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었던 석 목사는 불륜 의혹이 퍼진 뒤 아들과 함께 지난해 총회에서 제명당할 예정이었나, 이들 부자는 징계를 피하기 총회를 탈퇴했습니다.

▲ 출석 교인 1만 명이 넘는 경향교회에서 석원태·석기현 목사가 공식적으로 받는 돈은 한 해 5억이 넘습니다. 석원태 목사는 보수 교단의 설립자이자 총회장, 교단 신학교 교장을 역임하며 총회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2003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었던 석 목사는 불륜 의혹이 퍼진 뒤 아들과 함께 지난해 총회에서 제명당할 예정이었나, 이들 부자는 징계를 피하기 총회를 탈퇴했습니다 (경향교회 설교 동영상 갈무리)

"사랑의교회는 더 이상 사랑의교회가 아니다"

사랑의교회 역시 매번 조회 수와 관련 기사량에서 최상위권을 지킵니다. 같은 기간 20개가 넘는 기사 중에서 "사랑의교회는 더 이상 사랑의교회가 아니다"란 옥성호 대표(도서출판 은보) 인터뷰 기사가 가장 많이 읽혔습니다. '사랑의교회가 재정 장부 안 보여 주는 이유'는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교인들이 재정 장부를 열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교회가 법원에 낸 자료에서 "교인은 헌금을 내는 것으로 자신의 신앙적 의무를 다했으며,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헌금을 낼 때 담임목사와 교회 집행부의 의사에 맡긴 것이기 때문에 교인은 헌금을 감독할 권한이나 이유가 없다"는 교회 측 논리에 많은 분들이 분노의 댓글을 단 것이지요.

조용기 목사, "하나님이 진주 만들려고 고난을"…그럼 배임·탈세도 하나님 뜻?

조용기 목사는 2월 20일 배임·탈세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을 선고받았습니다. <국민일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신문이 앞다투어 보도했지요. 유죄 선고 이후 처음 맞는 조 목사의 주일예배 설교엔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는 이번 유죄판결이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었으며 그 가운데 회개하고 성령의 변화를 받아 자신을 진주조개 만드시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일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동영상을 보니 교인들은 박수와 아멘으로 화답했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조 목사와 그 아들의 범죄를 두고, 존 파이퍼는 그리스도를 욕보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는 정귀선 씨와의 불륜 의혹도 빠뜨릴 수 없네요.

▲ 배임·탈세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조용기 목사는 이번 유죄판결이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었으며 그 가운데 회개하고 성령의 변화를 받아 자신을 진주조개 만드시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일이었다고 설교했습니다. (주일예배 설교 동영상 캡춰) 한편, 송태근 목사는 논문 표절과 강도사·목사 안수 과정 의혹, 재정 유용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은 오 목사와 공개적인 행사를 치른 것이 문제로 제기되었고, 곧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갓피아 홈페이지 갈무리)

송태근 목사, "번번이 사랑의교회랑 엮여서 답답해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교회개혁실천연대에 참여했던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입니다. 논문 표절과 강도사·목사 안수 과정 의혹, 재정 유용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은 오 목사와 공개적인 행사를 치른 것이 문제 제기되었습니다. 삼일교회 60주년 특별 세미나에 CCC를 세습한 박성민 대표를 강사로 초빙한 것도 함께 도마에 올랐습니다. 송 목사는 두 사안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며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매달 인터뷰 기사가 하나씩…그밖에 관심을 끈 기사는

2014년부터 편집기자 둘이 돌아가며 다달이 인터뷰를 합니다. '다른 길을 선택한 구약학자' 김근주 교수 인터뷰가 1월에, '자기 계발서 열풍에 똥침 놓는 '개독교' 연구자' 이원석 작가 인터뷰가 2월에 나왔습니다. 두 기사는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많은 분들에게 회자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좋은 책과 좋은 저자, 좋은 사람을 만나 소개하겠습니다.

이 외에 서세원 목사가 이승만 영화를 제작해 예수 한국을 이루겠다고 한 기사가 이목을 끌었습니다. 한기총이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를 이단성이 없다며 받아 주자 예장합동이 한기총을 탈퇴하고, 곧이어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이 예장합동과의 관계를 끊은 소식 역시 많은 독자들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클릭 수가 예전만 못 한 걸로 보아 한기총 소식은 갈수록 독자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듯합니다. 갈보리교회, 두레교회, 강북제일교회가 독자들의 클릭을 유도했고, 전 예수전도단 대표 홍성건 목사와 김미진 간사가 이끄는 NCMN '왕의 재정학교'를 비판한 글도 주목받았습니다. 예수전도단 출판부 대표의 공금 횡령과 길자연 목사의 총신대 총장 당선, '세 모녀의 죽음' 이후 교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본 기사도 많은 조회 수를 보였습니다. 

▲ 1월 김근주 교수, 2월 이원석 작가 인터뷰와 서세원 목사의 이승만 영화 제작, 예장합동의 한기총 탈퇴와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의 예장합동 탈퇴 소식 역시 많은 독자들이 읽었습니다. ⓒ뉴스앤조이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