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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뜨거웠던 차별금지법 어떻게 처리될까
동성애 논쟁으로 확산…4월 임시국회 처리 불투명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3.04.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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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안팎으로 차별금지법안 논란이 뜨겁다. 국회 입법 예고 마지막 날인 4월 9일 차별금지법반대범국민연대 소속 회원 50여 명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차별금지법 폐기를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외국에서는 성교육 시간에 동성애 동영상을 보여 주고 항문 성교까지 가르칩니다. 동성애를 죄라고 하거나 타 종교에 구원이 없다는 등 부정적으로 설교하는 목사님들은 감옥에 가시게 되고, 한국교회는 몰락하게 될 것입니다."

찬양 사역자로 유명한 한 목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별금지법안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내비친 글을 공유했다. 목사는 얼마 안 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에스더기도운동본부 등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개신교인들은 SNS와 문자 메시지로 이런 내용을 확산시키며 국회 입법 예고 사이트에 반대 의견을 적도록 권유했다.

국회가 입법 예고 사이트에 올린 최원식 의원의 차별급지법안에는 입법 예고 마지막 날인 4월 9일까지 10만여 건의 댓글이 달렸다. 법무부 자유 게시판에도 11만여 건의 차별금지법 관련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반대 의견이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사무실에는 지난 3월부터 폭언과 욕설이 담긴 항의 전화가 이어졌다. 최근 3일 동안에는 하루 30~40통의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차별금지법 논란은 주로 동성애 논쟁으로 치달았다. 반대하는 이들이 강조하는 점이 동성애 부분이고, 종교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은 '합리적인 사유에 의한 차별'이란 예외 조항이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일부 보수 기독·시민단체는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되면 수업 시간에 동성 간의 성행위를 가르쳐야 하고, 교회에서는 동성애가 '죄'라고 설교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용희 대표(에스더기도운동본부)는 기독교TV에 출연해 "미국의 매사추세추에서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돼 교육 기관에서 동성 간 항문 성교를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차별금지법안 폐기를 주장했다.

   
▲ 이용희 교수(바른교육교수연합)는 동성애는 '죄'라면서 동성애를 조장하는 차별금지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3월 20일 서울 영등포동 민주통합당 당사 앞에서 '차별금지법'반대 성명을 낭독하고 있는 이 교수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차별금지법안 논란이 동성애 문제로 확산하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인권 활동가 이계덕 씨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 가운데 동성애자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병철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는 <크로스로>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동성애를 절대로 지지하지 않는다…걱정스러운 것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차별금지법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을 공식처럼 여기는 지금의 현상이다. 우리가 싸울 대상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아니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 김창현 목사는 "차별금지법안이 논란이 되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사안은 몰라도 동성애는 인권의 문제이다. 법안을 넘어선 이해와 포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입법 예고 기간 내에 입장을 발표한 교단들도 있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정영근 총회장)은 4월 9일 국회에 전달한 의견서에 "종교의 표현과 자유를 억압할 수 있으며, 이 법이 시행되면 국민을 현혹하는 이단에 대한 비판도 할 수 없는 역차별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손달익 총회장)도 차별금지법에 대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법안들이 담고 있는 종교적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은 종교 간의 변증과 건전한 비판까지 막아서 결과적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교단은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현재 발의된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별금지법안 입법 예고는 4월 9일부로 종료했다. 입법 예고는 소위원회 위원장이 법률안의 입법 취지와 주요 내용을 <국회 공보> 또는 국회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해 국민에게 미리 알리는 것을 말한다. 제정 법률안은 15일 이상 알리게 돼 있다.

차별금지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박영선 위원장) 산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다룬다. 제1소위원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법사위 전체 회의(상임위원회)를 열고 법안을 다시 심사한다. 소위원회나 상임위원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법안은 협의가 있기 전까지 계류하게 된다.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된다.

지난해 11월 김재연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를 마친 상태다. 김한길·최원식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조만간 검토될 예정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사실상 같은 취지로 발의된 세 법안은 법사위 소위원회와 상임위원회에서 병합 심사를 거쳐 하나의 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한 최원식 의원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임시국회 기간에 차별금지법안이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별금지법안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안 될 경우,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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