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는 사람 중 누군가는 동성애자입니다." 인권 활동가 이계덕 씨가 4월 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안' 심의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2013년 4월 8일 오늘은 정말 지옥 같은 하루였습니다. 지난해 이맘때는 레이디가가가 한국에 온다고 교계에서 난리더니, 이번에는 차별하지 말라는 법안을 가지고 교계에서 난리를 떨고 있더군요.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미국에서는 초중고등학교에서 항문성교를 가르친대"라는 황당한 카더라 유인물이 배포되고 있고, <국민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는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물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저도 신문 광고를 하기로…물론 프레스바이플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계덕 기자 개인이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저는 서울 시내 각 자치구에 '서울 시민 중 누군가는 동성애자입니다'라는 광고를 게시했습니다.

11개 자치구 13곳에 최종적으로 걸었고, 그중 서초구만 불허됐습니다. 다행히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초구의 불허 방침에 권고를 했죠. 서울 시내버스 1000대에도 광고를 했습니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도 같은 내용의 광고를 걸었지요. 이번엔 <국민일보>에 광고를 게재하려고 합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동성애를 혐오하는 광고를 게재했으니 종합 일간지라면 정책에 대한 다른 의견도 광고를 싣는 것이 형평성에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 문안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 중에 누군가는 동성애자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아니면 광고 문안을 "조용기 목사님, 여의도순복음교회에도 동성애자가 다니고 있습니다"고 할까요? 허위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다니고 있는 제 동성애자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국내에서 동성애자 신도가 가장 많은 교회가 바로 여의도순복음교회입니다. 단지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을 뿐이니까요

<국민일보>에서 광고를 받지 않겠다면 저는 다시 인권위원회에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이미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민일보>가 동성애 혐오와 차별금지법 반대 광고를 실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광고도 같은 가격, 같은 기준으로 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싣지 않겠다면 <국민일보>라는 대형 언론이 노골적으로 차별을 조장하고, 혐오를 조장하고,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겠지요. <국민일보> 여러분, 받아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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