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교단 총회 참관 활동 출범 기자회견…△정교 유착 △목회자 성범죄 등에 대한 회개 촉구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김종미·남오성·박종운·임왕성)가 9월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교단 총회 참관 활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정치적 극우화 방치 △교단 내 권력 다툼 및 대형 교회 세습 용인 △목회자들의 성범죄 △교회의 차별과 혐오 △여성 없는 교단 총회 △청년 외면하는 무관심을 회개하라고 했다.
개혁연대는 비상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며 사회 분열을 조장한 한국교회가 교단 최고 결의 기구인 총회에서 '쇄신'을 선포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연대 기숙영 사무국장은 "전 총회장의 성 비위 의혹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부끄럽게 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영걸 총회장)의 이번 총회 주제 문구는 '용서, 사랑의 시작입니다!'이다. 용서는 '셀프'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총회는 교단 회개의 자리로 서야 한다. 정치적 극우화에 대한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개혁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라. 교회가 회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사회와 교인들에게 준 상처를 진심으로 사과한 후 하나님의 공의와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정교 유착을 회개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구교형 목사는 "내란 사태와 탄핵 정국을 지나면서 가장 부끄러웠던 것은 정교 유착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보인 것이 바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개신교였다. 사회를 뒤집어 놓았던 장본인들인 한국교회 목사들은 책임을 인정하거나 뉘우치지 않고 심지어 자신들의 잘못이 밝혀질 때마다 '교회 탄압'이라는 식의 말을 내뱉고 있다"고 했다.
구교형 목사는,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교육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손현보 목사와 그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정태진 총회장) 교단을 향해 "쓸데없는 소리하며 한국교회를 걸고넘어지지 말고 자기의 죄악에 대해 철저히 조사받으라. 예장고신 또한 이번 총회에서 손현보 목사를 분명히 처벌하라"고 말했다.
개혁연대 공동대표 남오성 목사는 국가조찬기도회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부회장이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을 두고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권력에 빌붙어 세속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교 유착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면서 △교단별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금지 결의 △정교 유착의 역사적 과오 회개 △국가조찬기도회 해산을 촉구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이은재 팀장은 성범죄와 차별·혐오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회개하고 돌이켜야 한다고 했다. 이 팀장은 "내란을 선동·지지하며 페미니즘을 죄로 몰고, 성소수자를 희생양 삼아 교권을 지켜온 것이 한국교회 아닌가. 10대부터 60대까지 여성 교인 수십 명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강간하고 추행한 파렴치한 목회자는 JMS가 아닌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김정석 감독회장) 소속 목사다. 징역 5년, 2년 6개월 등 실형이 선고된 (목회자들의 성범죄) 사건이 교회 안에서 터져 나오고, 교단을 가리지 않고 성폭력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교회는 깨지고, 교인은 떠나며 피해자들은 피눈물 흘리는데 어떻게 용서를 운운할 수 있는가"라면서 "이번 총회에서 한국교회는 차별과 혐오의 길로 갈 것인지 성차별·성폭력 없는 안전한 공동체로 변모해 회복의 길을 걸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김종미 공동대표는 2025년 예장통합 총회에 전체 총대 1500명 중 여성이 57명으로 3.8%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여성 총대 57명이 역대 최다 수치다. 작년 총회에서 헌의된 여성 총대 할당제, 여성 장로 할당제가 올해 결과가 나온다. 69개 노회 중 총대를 1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에서 최소 1명 이상 여성을 의무적으로 포함하자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국회 비례대표 후보자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하고 있는데, 교회는 왜 이렇게 작은 요구조차 통과되는 게 어려운 것인가"라고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종혁 총회장)은 이번 총회에서 교단 헌법 중 목사의 자격을 '만 29세 이상인 자'에서 '만 29세 이상인 남자'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미 대표는 "예장합동은 법을 개정해 여성 사역자들이 절대로 목사가 될 수 없도록 못 박으려 한다. 이는 명백한 구조적 차별이며, 심각한 기본권 침해다. 절대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개혁연대 백현빈 간사는 "권력, 정치적 이익, 외형적 성장에 매달린 채 기관사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한국교회는 이제 그만 멈추고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백 간사는 "민주적이지 못한 의사소통 구조에 청년의 목소리는 묵살된다. 오늘의 청년이 떠난 교회에 내일은 없다. '청년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청년을 주체로 세우고 교회와 교단의 구조와 문화, 본질 자체를 바꾸라"고 촉구했다.
개혁연대는 참관 활동을 통해 교단 총회가 민주적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9월 22~26일 충현교회에서 열리는 예장합동 총회를 시작으로, 9월 23~25일 영락교회에서 열리는 예장통합 총회, 9월 23~26일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리는 예장고신 총회, 9월 23~25일 소노벨 홍천에서 열리는 한국기독교장로회(박상규 총회장) 총회, 10월 28~30일 델피노 리조트에서 열리는 감리회 입법의회를 차례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들은 예장합동·예장통합 총회가 시작하는 22일과 23일에는 각각 충현교회와 영락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참관단을 모집해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한 실시간 활동 공유와 실시간 리뷰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