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예우 논의에 반발…"김 목사 잘못 없다면 내가 죄인, 나를 치리하라"

작년 7월 8일, 파주의 한 무인텔 앞에서 김의식 목사와 이 아무개 장로가 몸싸움을 하고 있다. 이 영상을 찍은 교인 중 한 명인 치유하는교회 임일빈 집사는, 교회가 김 목사를 치리하지 않고 돈을 줘 내보내려 하자 분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작년 7월 8일, 파주의 한 무인텔 앞에서 김의식 목사와 이 아무개 장로가 몸싸움을 하고 있다. 이 영상을 찍은 교인 중 한 명인 치유하는교회 임일빈 집사는, 교회가 김 목사를 치리하지 않고 돈을 줘 내보내려 하자 분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장 김의식 목사의 불륜 정황을 촬영했던 치유하는교회 소속 안수집사가 자신을 치리해 달라는 요청서를 교회에 발표했다. 교회가 김의식 목사에게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고, 도리어 전별금 10억 원을 줘서 내보내려 하자 반발하며 나선 것이다.

치유하는교회 임일빈 안수집사는 자신이 공개된 무인텔 영상을 촬영한 사람이라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 안수집사는 "2023년 7월 8일 파주 통일동산 근처 숲속의궁전에서 김의식 목사와 본 교회 성도 이◯◯ 권사가 투숙한 사실을 알고 현장에 가서 약 1시간을 기다렸다가, 투숙 후 이 권사가 운전하고 함께 동승하고 나오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고 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며 김의식 목사의 불륜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상이 공개되고 김의식 목사는 이◯◯ 권사와 불륜 관계가 아니며 상담을 위해 한적한 장소를 찾다가 무인텔 주차장에 출입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임 집사는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나는 30km나 떨어진 파주 무인텔까지 가서 무려 10회 이상을 약 1시간씩 정도로 상담만 하고 나온 거룩한 분들을 불륜으로 오해하고 급기야 담임목사직까지 사임케 한 죄인일 것"이라며, 치유하는교회 윤리위원회와 당회가 자신에게 '죄 없는 김의식 목사와 이◯◯ 권사를 불륜으로 몰아 증거 파일을 유출하고 교회를 혼란케 한 죄'를 묻고 치리해야 한다고 했다.

임일빈 안수집사는 9월 1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김의식 목사는 불륜이 아니고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교회에 10억이라는 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 죄 없는 김의식 목사에게 잘못을 저지른 우리가 벌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공개적으로 교회에 치리를 요청한 이유를 밝혔다. 

치유하는교회는 9월 11일 김의식 목사의 전별금과 관련해 제직회를 열 예정이다. 임일빈 안수집사는 제직회를 앞두고 "어쩌면 내일이 우리 교회의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김의식 목사의 전별금을) 승인한다면 우리 교회가 무슨 앞날이 있겠느냐. 불륜 목사한테 10억 준 교회로 낙인 찍히지 않겠나. 지금 우리 교회는 진흙탕 속에 있는 것 같다. 지금 교인들이 하나가 돼서 김 목사를 대항해도 부족한데, 교인들이 점점 갈라지는 것을 보면 참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임 안수집사는 교인들이 이번 사태를 잘 알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니까 내가 스스로 벌이라도 받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오늘 영등포노회에 출석한 김의식 목사가 웃는 것을 봐라. 총회도 그렇고 영등포노회의 태도는 너무 아쉽다"는 심정을 밝혔다.

아래는 치리 공개 요청서 전문.

치리 공개 요청서

여기까지 오는데 책임져야 할 한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발언을 하게 됩니다. 저는 본 교회 '치유하는교회' 안수집사 임일빈입니다. 저를 치리해 주시기를 공개적으로 요청합니다.
 
저는 김의식 목사 불륜을 의심하고 김 목사님의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게 한 5인의 장로와 안수집사들 중에 한 사람으로, 정보를 제공한 부목사와 전도사 그리고 본인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치리해 주실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는 바입니다.

1) 2023년 7월 8일, 본인 임일빈 안수집사와 이◯◯ 장로, 김◯◯ 장로, 이◯◯ 안수집사, 윤◯◯ 안수집사 등 5명은 본 교회 부목사와 전도사로부터 '실시간 김의식 목사가 교회에 들어오고 나가는 정보'를 받아 파주 통일동산 근처 무인텔 '숲속의 궁전'에서 김의식 목사와 본 교회 성도 이◯◯ 권사가 투숙한 사실을 알고 현장에 가서 약 1시간을 기다렸다가, 투숙 후 이 권사가 운전하고 함께 동승하고 나오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2) 그 후 9월 9일에 이◯◯ 장로와 김 목사님 사이의 대화 파일 내용을 듣고 더욱, 확실한 불륜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불륜이 아니라, 가정 문제 상담을 위해 한적한 장소를 찾다가 그 무인텔 주차장이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고 생각하여 투숙한 사실은 없고 상담만 하고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3) 그의 주장이 옳다면, 저는 30km나 떨어진 파주 무인텔까지 가서 무려 10회 이상을 약 1시간씩 정도로 상담만 하고 나온 거룩한 분들을 불륜으로 오해하고 급기야 담임목사직까지 사임케 한 죄인이란 말입니다.

4) 지금 김의식 목사는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며 10억 원의 위자료를 요구하고 제직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저는 치리를 당해야 할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치유하는교회 윤리위원회와 당회는 이◯◯ 장로 등 5명에게 '죄 없는 김의식 목사와 이◯◯ 권사를 불륜으로 몰아 증거 파일을 유출하고 교회를 혼란케 한 죄'를 물어 치리해야 옳을 것입니다.

6) 이◯◯ 장로는 저에게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김의식 목사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하였고, 약 3개월 전부터 그의 뒤를 추적했었고, "함께 한 여자는 이◯◯ 권사다", "현장을 급습하여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함께 가자"고 했었습니다. 또 이◯◯ 장로님 뿐만 아니라 물론 현장에 함께했었던 장로 1명과 저를 포함한 안수집사 3명과 그리고 이 일에 처음부터 도움을 준 부목사와 전도사를 포함하여 모두를 교회는 마땅히 치리해야 할 것이라고 여겨, 본인 스스로 치리 받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바입니다.

치유하는교회 안수집사 임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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