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건강한작은교회연합,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 상영회 및 대화 모임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뉴스앤조이>가 건강한작은교회연합(건작연·배상필 사무국장)과 함께 '우리가 꿈꾸는 교회는'이라는 주제로 대화 모임을 열었습니다. 6월 10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용산구에 있는 효창교회(김종원 목사)에서 진행한 이번 모임에서는 1부 순서로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 다큐멘터리를 관람하고, 2부 순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를 쓴 구권효 기자와 건작연 소속 박희주 집사(너머서교회), 이수연 목사(새맘교회), 배상필 집사(언덕교회)가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건작연이나 <뉴스앤조이>에서 홍보물을 접하고 20여 명이 자리를 채워 주셨습니다. 다큐멘터리와 책 관련 내용을 다루긴 했지만, 그보다는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각자 바라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등 교회 이야기를 더 오래 했습니다.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합니다. 

다큐멘터리와 책 내용 보다 교회 이야기를 더 오래 나눴습니다.
다큐멘터리와 책 내용보다 교회 이야기를 더 오래 나눴습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기획을 시작한 계기ㅣ구권효

교회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결국에는 소송으로 가게 됩니다. 언론도 이를 따라가다 보니 주로 소송 과정과 결과를 보도하고 마는데요. 분쟁 사건에서 법적 판단을 따지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 입은 교인들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소송에서 이겨도 이분들이 입은 그 마음의 상처는 과연 회복될까요. 교인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대부분 교회 분쟁이 담임목사의 잘못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목사님들을 취재하고 있으면, 이분들이 자신의 행동으로 교인들이 어떤 상처를 얼마나 받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자기 말이나 행동이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인터뷰한 분 중 한 교인은 10년이 지나도 옛날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로 그 시간을 돌아보는 게 싫은 거예요. 이렇게 10년이 지나도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그때 그 목사님은 알까요. 목사님들의 책임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한국교회 역사에는 부흥과 발전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교회가 싸우고 깨진, 분쟁과 분열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번 기획이 또 다른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역사의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권효 기자는 이번 기획을 진행하면서 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교인들의 마음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구권효 기자(사진 왼쪽)는 이번 기획을 진행하면서 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교인들의 마음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ㅣ박희주·이수연·배상필

(1) 박희주 집사, 너머서교회 

쉽지 않습니다. 제도나 장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거 같습니다. 제도는 최소한이죠. 목사가 권한을 분배해도 교인들이 알아서 목사를 의존하고, 거꾸로 목사가 의욕적으로 사역을 펼치려 해도 결과적으로 교인들이 이를 견제하고 막아서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저희 교회와 건작연이 중요하게 여기는 민주적 운영이나 투명한 재정은 건강한 교회를 향한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필요조건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거예요. 저희도 목사 중심 신앙에서 빠져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교회 비전과 방향을 정하는 데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참여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숙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2) 이수연 목사, 새맘교회 

교회 안에서 목사 중심주의가 뿌리 깊은 건 우리 사회 안에 가부장 제도가 기본값으로 작동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저도 어릴 때 평범한 전통 교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담임목사가 중심이 되는 교회가 익숙합니다. 

자기 안에 체화된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무언가를 버리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다시 체득하는 과정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매우 의지적으로 목회자 중심주의를 배격하고, 모든 신자가 중심이 되는 교회가 중요하다는 걸 자주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새맘교회의 경우에는 목사만 설교하지 않습니다. 설교나 예배 인도를 교인들이 돌아가면서 맡습니다. 주중에 있는 각종 교회 모임도 목사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담임목사인 저는 그 순간 가장 성실하고 열심히 모임에 참여하는 교인이 되는 것이지요. 

목사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일이 한국교회에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목사의 역할은 러닝메이트인 것 같습니다. 동료 교인들이 러너라면, 그 옆에서 같이 뛰어 주는 러닝메이트로서 제 정체성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배상필 집사, 언덕교회

오늘 다큐멘터리에서 등장한 여러 교회 목사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도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교회가 적절하게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는 겁니다. 목사를 포함해 모든 교회 구성원이 서로 역할을 나누고, 상호 견제와 협력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방식이 제도적인 건강성을 갖추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인 건강성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다면, 지금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잠재적으로는 불안정한 구조라고 봅니다. 

저희도 목사님이 갖고 있는 권한이 적고, 교인들이 다른 교회보다 설교나 의사 결정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입니다. 그럼에도 목사님의 발언권이나 권위가 약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목사님께서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많고 자신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교인들도 잘 수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권위라는 것이 결국에는 사람의 인격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권위가 세워지고, 영향력이 생깁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 목사님들 모두 훌룡하십니다. 그래서 충분히 권위를 행사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다큐멘터리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를 연출한 경소영 PD는 교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교회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를 연출한 경소영 PD는 교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교회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참석자들에게 교회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참석자들에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 교회에 거는 기대를 짧게 적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총 10분이 다음과 같이 답변을 제출해 주셨습니다. 

· 서로 존중하는 교회

· 우리 시대와 사회가 극복해야 할 한계에 대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교회

· 신앙생활과 삶을 함께하는 행복한 공동체

· 목회자를 포함한 모든 교인이 함께 성장하는 교회

· 신앙의 목표를 분명히 아는 교회

· 목회자를 의존하지 않은 주체적인 신앙, 모두가 동일한 의결권을 갖는 민주적 교회 운영, 사회에 대한 책임 등을 지닌 교회

· 맹목적이지 않고 자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교회

· 안식이 있는 교회

· 신앙에 대해 토론이 가능한 교회.

· 예수의 길을 따라가는 교회

<뉴스앤조이>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작은 기독교 모임들과도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 북 토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독자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공동체에 관해 이야기하며, 우리 안에 있는 생각이나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북 토크에 관심 있는 분은 사역기획국으로 문의해 주시면 됩니다.

※ 문의: josef@newsnjoy.or.kr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 / 구권효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224쪽 / 1만 5000원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 / 구권효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224쪽 /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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