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이 우여곡절 끝에 4월 8일 부활절 연합 예배를 열었다. 한기총은 예배 장소를 두 번이나 번복하고 예배 5일 전 승동교회로 확정해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가 우여곡절 끝에 4월 8일 서울 인사동 승동교회(목사 박상훈)에서 부활절 예배를 열었다. 1000여 명이 참석한 예배에는 부활의 기쁨보다 서러움과 분노가 넘쳤다.

한기총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가 부활절 연합 예배를 분열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는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이유 없이 한기총과의 만남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기총마저 부활절 예배를 드리지 못하도록 교묘한 방법으로 방해했다. 게다가 부활 주일이 임박해 오자 일방적으로 한기총 이탈자와 함께 별도로 예배를 드린다고 선언했다"는 원망이 담겨있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예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교회협과의 연합 예배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홍재철 대표회장은 교회협과 김용민에게는 비난을 승동교회에는 축복을 보냈다. 그는 예배 시간에 한기총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기총은 예배 장소 섭외에서 겪은 설움을 한풀이하듯 승동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대표회장은 "숫자가 아니라 장소가 중요하다. 3·1운동을 했던 역사적인 유적지에서 연합 예배를 하게 되었다. 하나님께 영광을 드린다"고 했다. 승동교회를 향해서는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승동교회 118년의 역사 중 한기총 연합 예배를 개최한 올해가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며 승동교회를 축복했다.

설교와 기도에서는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세력을 퇴치하자는 주장이 이어졌다. 설교를 맡은 길자연 목사는 "한국교회가 깨어나야 한다"며, "사람이 잠들면 시험에 든다. 한국교회가 잠든 사이 사탄 마귀가 한국교회를 흔들어 어려움을 당한다"고 했다. 엄정묵 목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면서 "악한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 달라"고 빌었다.

예배를 마치기 전에는 한기총 후원 약정서를 돌렸다. 홍 대표회장은 "한기총이 활동하는 데 성금이 필요하다. 헌신하는 마음으로 약정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예배에 참가한 교인 일부는 약정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부활절 예배에서 모금해야 할 만큼 어려운 주머니 사정 탓인지 헌금 사용처도 밝히지 않았다. 홍 대표회장에게 연합 예배 헌금을 어떻게 쓸지 물었으나 "다른 곳에 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부활절 연합 예배 헌금은 공익사업에 쓰였다.

부활절 예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WCC) 2013년 총회 개최 반대도 홍보됐다. 한기총은 부활절 결의문에 "WCC 적극 배제" 항목을 넣었다. 예배 참석한 사람들은 손을 들고 "종교 다원주의를 주창하고 용공주의에 영합하고 동성애자를 지지하는 WCC를 적극 반대할 것"을 결의했다.
 

▲ 예배가 끝날 때쯤 한기총 후원 약정서가 배부됐다. 대표회장이 직접 나서 후원을 요청했고, 일부 교인은 약정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한기총은 부활절을 맞아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WCC 절대 반대"가 포함되어 있다.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는 것으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편, 예배 장소 곳곳에서 4·11 총선 분위기가 느껴졌다.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의 운동원들은 승동교회 입구에서 선거 운동을 했고, 기독자유민주당은 예배에 참석했다. 기독자유민주당 김충립 대표는 특별히 한기총 임원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 예배했다. 홍 대표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와 민주통합당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련 기사 : 김용민 비난으로 얼룩진 부활절 예배) 그는 김용민 후보를 향해 "패륜아", "돼지만도 못한 희대의 파렴치"라며 맹비난을 퍼 붓고, 민주통합당에는 김 후보 공천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 총선을 3일 앞두고 열린 예배인지라 곳곳에서 선거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별히 기독자유민주당 김충립 대표(마지막 사진 맨 오른쪽)는 한기총 임원들과 같은 자리에 앉았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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